소리대포 40대 전부 투입 대북 심리전 강도 높인다

김성훈 기자(kokkiri@mk.co.kr) 2024. 7. 21. 17:5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탈북민 단체들의 대북 전단 풍선에 맞대응해 북한이 '오물 풍선'을 살포하며 촉발된 남북 대치가 접경 지역의 군사적 긴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북한은 잇따른 우리 군 당국의 중단 촉구에도 장맛비가 잦아든 21일 오전 또다시 오물 풍선을 남쪽으로 날려보냈다.

앞서 군은 북한이 지난달 여러 차례 오물 풍선을 살포했을 때에는 자제를 촉구하며 긴장을 '관리'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고정식 24대·이동식 16대
北 외교관 탈북 소식 담고
"노예의 삶 탈출하라" 권유
北 오물풍선 360여개 살포

탈북민 단체들의 대북 전단 풍선에 맞대응해 북한이 '오물 풍선'을 살포하며 촉발된 남북 대치가 접경 지역의 군사적 긴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북한은 잇따른 우리 군 당국의 중단 촉구에도 장맛비가 잦아든 21일 오전 또다시 오물 풍선을 남쪽으로 날려보냈다. 그러자 군 당국은 이날 오후 1시부터 대북 확성기 방송 전면 시행으로 대응 수위를 끌어올렸다.

앞서 군은 북한이 지난달 여러 차례 오물 풍선을 살포했을 때에는 자제를 촉구하며 긴장을 '관리'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북측이 집중호우로 인해 남북 모두 큰 피해가 발생한 상황에서도 남쪽으로 오물 풍선을 날리자 그동안 제한적으로 사용했던 대북 확성기 카드를 전면적으로 꺼내들었다.

상황에 따라 전방 지역에 전개한 대북 확성기 40대(고정식 24대·이동식 16대)를 전부 투입해 북쪽으로 '소리 대포'를 날릴 수 있게끔 제한을 없앤 셈이다. 이는 북한이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비물리적 압박 수단을 활용해 북한의 '피로도'를 높여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겠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대북 확성기는 고정식의 경우 주간에는 약 10㎞, 야간에는 약 24㎞까지 북측에 방송을 전달할 수 있다. 이동식 확성기의 경우 30㎞ 이상이다.

군은 이날 중·동·서부 전선에 설치된 고정식 확성기 24대의 스위치를 동시에 올리며 대북 심리전의 '밀도'를 높였다. 확성기 방송 시간은 일선 군부대의 일과 시간과 비슷한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인 것으로 전해졌다.

방송은 대북 심리전 라디오 방송인 '자유의 소리'를 확성기로 재송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최근 대북 방송에는 리일규 전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 참사의 탈북 소식과 한국 인기 가요 등을 담았다.

또 접경 지역의 북한 주민들과 비무장지대(DMZ) 일대에서 지뢰 매설 작업에 투입된 북한군 장병들을 향해 "지옥과 같은 노예의 삶에서 탈출하라"며 탈북을 권유하는 내용도 실린 것으로 알려졌다.

군 안팎에서는 군 당국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면 재개하면서 북측도 어떤 식으로든 추가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 16일 담화에서 대북 전단 살포를 언급하며 "처참하고 기막힌 대가를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다만 북한이 다음달 12일까지 열리는 파리 하계올림픽 기간에는 도발적 군사 행동은 자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도 올림픽에 참가하는 만큼 올림픽 기간에는 가급적 긴장도를 높이는 방식의 대응을 피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반면 올림픽 기간 이후에 열리는 한미 '을지 자유의방패(UFS)' 연습 기간에는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와 접경 지역 육·해상 포사격 등을 감행할 개연성이 있다.

한편 합참은 이날 오후 5시까지 식별된 북측 오물 풍선이 360여 개이며, 여전히 공중에서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국내에 낙하한 풍선은 110여 개로 파악됐다.

[김성훈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