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파키스탄에서 꽃 피우는 '한국의 공적개발원조'

이태규 기자 2024. 7. 21.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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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6월 6일 파키스탄 발루치스탄주 퀘타에서 개최된 '한국국제협력단(KOICA) 연수생 동창회 지식 공유회'에서 주정부 간부인 라비 이샤드 씨는 한국에서 배운 지식을 파키스탄의 기후변화 대응에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간다라 유적·유물의 연구와 보존은 물론 문화유산 정책 분야에서 한국의 선진 기술과 경험이 파키스탄에 전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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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준 주파키스탄 대사
[서울경제]

올 6월 6일 파키스탄 발루치스탄주 퀘타에서 개최된 ‘한국국제협력단(KOICA) 연수생 동창회 지식 공유회’에서 주정부 간부인 라비 이샤드 씨는 한국에서 배운 지식을 파키스탄의 기후변화 대응에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2023년 8월 8일 신드주 사커르에서 개원한 ‘아동건강관리기관’은 한국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으로 지어진 병원으로 하루 평균 200여 명의 아동이 찾아와 치료를 받고 있다.

정보기술(IT) 분야에서는 이슬라마바드 남쪽 드넓은 부지에 우리 EDCF 프로젝트의 하나로 ‘IT 파크’가 건설되고 있다. 내년에 완공되면 이는 파키스탄 수도의 랜드 마크가 될 것이다. IT 파크는 파키스탄 최대 상업 도시 카라치에서도 추진하고 있다.

산업 분야에서 한국 정부는 2008년부터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파키스탄 섬유산업 발전을 위한 연구개발(R&D) 및 교육을 진행해왔다. 초기 지원한 의류 생산기술 훈련원의 경우 국립섬유대학교 카라치 캠퍼스로 변모해 취업률 100%에 달하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한-파키스탄 공동 R&D 및 인력 역량 강화를 통해 파키스탄 수출의 60%가량을 차지하는 섬유산업 발전 및 고부가가치화에 기여할 것이다.

농업 분야에서는 우리 정부가 2020년부터 파키스탄에서 무병 씨감자 수경 재배 기술을 전수하고 있다. 우수한 씨감자는 전국에 보급되고 있으며 파키스탄 국책 사업 선정, 기업 구매 상담, 제3국 수출 논의 등 부수 효과도 창출하고 있다.

문화 분야에서도 지난해 3월 이슬라마바드 박물관에 우리 측 도움을 받아 ‘간다라 문화유산 연구센터’가 건립됐다. 이를 통해 간다라 유적·유물의 연구와 보존은 물론 문화유산 정책 분야에서 한국의 선진 기술과 경험이 파키스탄에 전수되고 있다.

이 같은 사례는 한국의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이 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웅변한다. 실제로 KOICA의 태양전지 모듈 인증 시험소와 아동 및 지역 영양 교육 센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수질 분석 센터 등 다양한 사업이 파키스탄의 산업 기반 구축과 일반 시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이렇듯 우리 원조 사업이 파키스탄 곳곳에서 가지각색의 빛깔로 꽃을 피우고 있다. 파키스탄 인사들은 나를 만날 때마다 한국의 지원에 ‘고맙다’는 말을 건네고 한국의 지혜와 경험을 배우고 싶다는 말을 덧붙인다.

파키스탄은 국토와 인구·자원 등 여러 면에서 거대한 잠재력을 지녔다. 올해 3월 출범한 신정부는 ‘경제발전 5개년 계획’ 등을 통해 국가 발전에 매진하고 있다. 언젠가 그 잠재력이 성장 동력으로 바뀌고 대외 협력의 기회를 제공하는 날이 올 것이다. 따라서 한국의 개발 협력 분야 ‘중점 협력국’인 파키스탄에 대한 지원은 현재의 성과에 그치지 않고 미래를 함께 개척하는 일이 된다. 각 사업마다 한국에 대한 인정과 우호를 확산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이든 나라든 자신이 어려울 때 받은 도움을 오래 기억한다. 한국전쟁 당시 파키스탄이 38만 달러 규모의 의약품과 식량을 지원한 것을 소중하게 여기듯 파키스탄도 지금 우리가 건네는 따뜻한 손길을 잊지 않을 것이다. 그 기억은 양국 간 미래 지향적 관계 구축에 있어 소중한 정신적 자산이 된다. 지금 우리가 가꾸는 개발 협력의 ‘꽃’이 훗날 건실한 한-파키스탄 관계의 ‘열매’를 맺게 해줄 것이다.

이태규 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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