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interview] ‘전북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 김태환,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포포투=정지훈(전주)]
지난 시즌까지 전북 팬들이 가장 미워했던 선수가 이번 시즌에는 전북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선수가 됐다. 주인공은 국가대표 풀백 김태환이다.
전북 현대는 20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24라운드에서 울산 HD에 2-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전북은 현대가 더비 4경기 무승(1무 3패)에서 탈출했고, 승점 23점이 되며 10위로 올라섰다.
이번 시즌 전북은 최악의 부진에 빠졌다. 단 페트레스쿠 감독 체제에서 다시 한 번 우승을 노렸지만 시즌 초반부터 경기력과 결과를 모두 잡지 못하면서 한 때는 최하위까지 떨어졌다. 이후 페트레스쿠 감독의 후임으로 김두현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지만 성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대전, 대구와 강등권 경쟁을 펼쳤다. 특히 최근 김천전에서는 ‘캡틴’ 박진섭이 퇴장을 당하면서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며 0-4 대패를 당하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이번 울산과 현대가 더비 결과가 매우 중요했다. 패배한다면 최악의 분위기로 향할 수 있지만, 만약 라이벌 매치에서 승리한다면 최고의 분위기를 만들며 반등의 신호탄을 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경기 전 김두현 감독 역시 “최근 현대가 더비에서 승리하지 못하고 있는데, 기존 분위기를 깨야 한다. 패배의식을 없애야 하고, 이제는 생존의 문제다. 어쩌면 오늘 경기로 분위기가 반전될 수 있다”며 반전을 다짐했다.
결과는 2-0 완승. 이 중심에는 ‘복덩이 ’안드리고가 있었다. 과거 안양에서 활약하다가 중국 무대로 진출했던 안드리고가 ‘스승’ 김두현 감독의 부름을 받아 전북의 유니폼을 입었고, 이번 울산전에서 교체 명단에 포함됐다. 김 감독의 승부수는 안드리고였다. 0-0 팽팽하게 맞서던 후반 16분에 교체출전 한 안드리고가 1골 1도움을 올리며 전북의 완승을 이끌었다.
안드리고가 주연이었다면, 조연은 김태환이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울산을 떠나 전북으로 이적한 김태환은 어떤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며 후배들을 이끌고 있었고, 이번 울산전에서 나온 2골 모두에 기점 패스로 기여했다. 여기에 탄탄한 수비를 펼치며 무실점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 김태환은 취재진과 만나 “선수들이 같이 하나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 감독님을 비롯해서 고참 선수들이 동생들을 챙기려고 노력하고 있고, 그런 면에서 끈끈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조심스럽게 소감을 밝혔다.
이날 전북 팬들은 김태환을 향해 절대적인 지지를 보냈다. 전북 팬들은 ‘태환! 너의 뒤에는 이제 우리가 있어’라는 걸개를 통해 응원을 보냈고, 김태환은 경기 중 팬들의 응원을 이끌어내는 제스처로 분위기를 뜨겁게 만들었다.
이에 대해 김태환은 “과거에는 전북 팬들이 가장 미워하는 선수가 저였다고 이야기를 들었다. 저는 그거를 돌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자신 있었다. 제가 노력하고 열심히 뛰면서 헌신적인 모습을 보여주면 전북 팬들이 당연히 응원해 주실 줄 알았다. 정말 감사드린다. 깊은 이야기를 다 못하겠지만, 전북 팬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전북 현대 김태환 인터뷰]
-두 골이 들어가는 과정에서 모두 기점 패스를 연결했다. 승리 소감은?
선수들이 같이 하나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 감독님을 비롯해서 고참 선수들이 동생들을 챙기려고 노력하고 있고, 그런 면에서 끈끈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김천전 0-4 대패 이후 어떤 이야기를 했는가?
패배했을 때는 말을 아끼는 선수 중 하나다. 무슨 말을 해도 받아들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분위기를 수습하려고 노력했다. 김천전 이후 선수들과 식사나, 커피 한잔을 하면서 이야기를 많이 했고,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것이 중요했다. 시너지 효과가 나온 것 같다. 오늘 어린 선수들이 지지 않으려고 열심히 뛰었고, 선배들의 말을 따르려고 노력해줬다. 그 전과는 다른 눈빛이 나와 만족스럽다. 이런 분위기를 이어가야 한다.
-전북으로 이적했을 때 현재의 순위를 예상하지는 못했을 것 같다.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가?
예상하지 못했던 순위다. 그래도 현실을 빠르게 받아들인 것 같다. 우리의 위치, 선수들이 해야 할 것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다. 고참들의 역할이 있고, 어린 선수들의 역할도 분명히 있다. 선수들과 이야기를 했다. 베테랑 선수들이 잘해줘야 어린 선수들이 따라올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몸 관리를 잘했고, 운동할 때 더 보여주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현대가 더비에서 무실점 승리. 그 의미는?
38경기 중 1경기라고 생각하려고 노력했다. 현재 전북의 위치가 있기 때문에 라이벌전이라는 생각보다는 간절하게 1경기를 준비하는 마음이었다. 우리는 노력을 해야 하는 위치다. 선수들 모두 하나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김천전에서 4골을 먹어서 반성도 많이 했다. 저부터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저부터 반성하고, 소리도 치면서 강하게 이야기하기도 했다. 격려가 필요할 때는 좋은 말도 많이 했다.
-전북 팬들의 응원 메시지
과거에는 전북 팬들이 가장 미워하는 선수가 저였다고 이야기를 들었다. 저는 그거를 돌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자신 있었다. 제가 노력하고 열심히 뛰면서 헌신적인 모습을 보여주면 전북 팬들이 당연히 응원해 주실 줄 알았다. 정말 감사드린다. 깊은 이야기를 다 못하겠지만, 전북 팬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정지훈 기자 rain7@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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