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월요일] 온다

김유태 기자(ink@mk.co.kr) 2024. 7. 21. 17:1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삶이라는 거대 서사에 비견할 만한 은유가 빛나는 시다.

세계의 수면 아래를 상상하고, 바늘을 위치시킬 장소를 결정하면서, 결국 때를 기다리는 일의 다른 말이 삶이다.

굴곡진 포물선을 그리며 한바탕 휘어지다 보면 녀석과 만난다.

본류에서 낚아 올릴 그 얼굴이 궁금해서 우리는 자기만의 미늘을 준비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큰 놈은 언제나 본류에 있다

본류는 멀고

먼 데서부터 입질은 온다

바다의 마개를 뽑아 올릴 힘으로 나를 잡아채야 한다

팽팽한 포물선을 그리며 발밑에까지 끌려온 마찰저항

마지막 순간이 올 때

언제나 거기 있다

막, 채비를 흘려보냈다

온다

-윤성학 '감성돔을 찾아서' 부분

삶이라는 거대 서사에 비견할 만한 은유가 빛나는 시다. 세계의 수면 아래를 상상하고, 바늘을 위치시킬 장소를 결정하면서, 결국 때를 기다리는 일의 다른 말이 삶이다. 잡고자 하는 건 돔이 아니라 세계와의 충돌을 스스로 경험하는 중인 나 자신이다. 굴곡진 포물선을 그리며 한바탕 휘어지다 보면 녀석과 만난다. 본류에서 낚아 올릴 그 얼굴이 궁금해서 우리는 자기만의 미늘을 준비한다. 때가 되면 모두 알게 될 것이다. 온다는 것을, 아니 오고 있었다는 것을. 그 응전이 '나'를 결정한다는 것을.

[김유태 문화스포츠부 기자(시인)]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