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월요일]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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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라는 거대 서사에 비견할 만한 은유가 빛나는 시다.
세계의 수면 아래를 상상하고, 바늘을 위치시킬 장소를 결정하면서, 결국 때를 기다리는 일의 다른 말이 삶이다.
굴곡진 포물선을 그리며 한바탕 휘어지다 보면 녀석과 만난다.
본류에서 낚아 올릴 그 얼굴이 궁금해서 우리는 자기만의 미늘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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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놈은 언제나 본류에 있다
본류는 멀고
먼 데서부터 입질은 온다
바다의 마개를 뽑아 올릴 힘으로 나를 잡아채야 한다
팽팽한 포물선을 그리며 발밑에까지 끌려온 마찰저항
마지막 순간이 올 때
언제나 거기 있다
막, 채비를 흘려보냈다
온다
-윤성학 '감성돔을 찾아서' 부분
삶이라는 거대 서사에 비견할 만한 은유가 빛나는 시다. 세계의 수면 아래를 상상하고, 바늘을 위치시킬 장소를 결정하면서, 결국 때를 기다리는 일의 다른 말이 삶이다. 잡고자 하는 건 돔이 아니라 세계와의 충돌을 스스로 경험하는 중인 나 자신이다. 굴곡진 포물선을 그리며 한바탕 휘어지다 보면 녀석과 만난다. 본류에서 낚아 올릴 그 얼굴이 궁금해서 우리는 자기만의 미늘을 준비한다. 때가 되면 모두 알게 될 것이다. 온다는 것을, 아니 오고 있었다는 것을. 그 응전이 '나'를 결정한다는 것을.
[김유태 문화스포츠부 기자(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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