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데이터 인재 대거 영입…3년내 톱2 로펌
IT 밀집 판교사무소 확대, 원스톱 법률지원
M&A시장 조만간 회복 … 화학, 반도체 주목
법률 자문 늘어나 올해 매출 두자릿수 성장
'하이브' 맞서 민희진 가처분결정 이끌어 화제
'세종이 판을 뒤집었다'.
지난 5월 30일. '파란'으로 여겨진 선고가 있었다. 하이브를 상대로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낸 주주총회 의결권행사금지 가처분 신청 판결에서 법원이 민 대표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하이브를 대리하는 김앤장을 상대로 법리 다툼을 벌인 법무법인 세종에도 관심이 쏟아졌다. 오종한 세종 업무집행 대표변호사(사법연수원 18기)는 최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3년간 인재에게 꾸준히 투자하고 고객에게 최선을 다해온 세종의 누적된 역량이 빛을 본 건이라고 말했다.
세종은 2021년 그가 대표변호사를 맡은 이후 공격적인 인재 영입과 꾸준한 매출 성장세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분야별 최고의 전문가에게 자율성을 주는 방식으로 영입을 제안했고, 좋은 조직문화가 뒷받침돼 창사 이래 유례없는 규모로 단기간에 각 분야 최고 인재들이 세종에 집결하고 있다는 것이 오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2022년과 2023년, 톰슨로이터 산하 법률 전문 미디어 아시안 리걸 비즈니스(ALB)가 뽑는 한국법률대상 '올해의 최고 경영변호사'로 2년 연속 선정됐다. 오 대표가 경영대표를 맡은 후 국내 부가가치세 신고 기준 세종의 매출은 2021년 2671억원, 2022년 2985억원에 이어 지난해에 3000억원을 돌파(3195억원)했다.
그는 "경제 성장이 정체되면서 지난해 김앤장을 제외한 5대 로펌 중 세종과 율촌만 7~8%대의 매출 증가율을 거뒀고 다른 곳들은 거의 제자리걸음을 했다"며 "로펌이 차별화된 성장 전략을 통해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때"라고 말했다. 특히 인공지능(AI), 데이터 프라이버시 등 신기술 분야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관련한 금융 및 정보기술(IT), 플랫폼 기업들의 법률 자문 수요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오 대표는 "금융감독원, 공정거래위원회에 이어 최근에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규제 대응에 대한 기업 수요가 점점 많다"며 "기업들이 사내 법무조직을 탄탄하게 갖추면서 교과서 수준의 자문으로는 경쟁력을 가질 수가 없기 때문에 규제 분야별로 다양한 전문가들을 영입해 대응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월에 개인정보·데이터 정책 분야의 최고의 권위자로 꼽히는 윤종인 전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을 영입해 'AI센터'를 발족한 점이 대표적이다.
그는 "상반기에 세종은 인수·합병(M&A) 시장에서도 규모가 큰 거래들에 다수 참여했고 관련 업무가 증가했다"며 "중대재해, 컴플라이언스, 헬스케어, 핀테크와 가상자산 분야 등에서 다양한 자문 성과를 올렸고 매출도 지난해에 이어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질적으로도 지표가 좋다. 세종은 지난 4월 국내 법률 전문 언론사가 기업 법무담당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로펌 평가에서 '역량 평가' 14개 항목 중 10개 분야, '업무 분야 평가' 11개 항목 중 9개 분야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단순히 매출이 아니라 고객 평가에서 1위를 기록해 의미가 크다는 것이 오 대표의 설명이다.
M&A, 금융은 전통적으로 세종이 강한 분야다. 올해 1·2분기 언론사별 리그테이블 M&A 자문 실적에서 1, 2위를 달리고 있다.
오 대표는 "지금은 방향 전환의 초입 단계라고 본다"며 "발 빠른 PE 등 투자자들은 지금부터 매수하거나 딜을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올 하반기에는 대기업들의 사업구조 재편, 비핵심 자산 매각 등 효율성 제고, 유동성 확보를 위한 거래들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화학 분야 구조 재편과 반도체 시장 활성화로 인한 반도체 분야 M&A 및 지분 투자 분야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에는 150여 명의 M&A 전문 변호사가 있다. 특히 세대교체가 비교적 빠르게 진행돼 최근에는 50대 초반인 김병태(26기), 이동건(29기), 장재영 변호사(29기)가 M&A 그룹을 이끌고 있다.
세종은 자본력이 부족한 스타트업에 합리적인 자문료로 높은 품질의 법률 서비스를 제공할 목적으로 2018년 국내 로펌 중 최초로 판교에 사무소를 열었다. 포티투닷, 버즈빌, 세미파이브 등 유망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인터넷, IT, 플랫폼 분야 대기업 등이 고객이다. 그는 "판교에 진출한 대형 로펌 중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며 "특히 창업 초기부터 자문했던 스타트업들이 M&A 또는 IPO 단계로 나아가는 경우까지 계속해서 자문을 하면서 고객과 함께 성장해 나가는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오 대표는 AI 트렌드가 꽤 오래갈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뒤를 이을 시장 트렌드로는 헬스케어, 에너지, 모빌리티·우주, 정보 보호 4개 분야를 제시했다. 그는 올해 초 경영진 선거에서 연임이 결정됐다. 오 대표는 "세종은 앞으로 3년 내 로펌업계 톱2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격적 인재 영입으로 2022년에 제42대 검찰총장을 지낸 문무일 대표변호사(18기)와 서울지법 판사를 역임하고 18년간 김앤장 조세그룹에서 근무한 백제흠 대표변호사(20기)를 영입해 형사와 조세 분야를 강화했다. 최근에는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한 글로벌 비즈니스 전략센터도 새로 출범했다.
오종한 대표변호사 △1965년 서울 출생 △1986년 제28회 사법시험 합격 △1987년 서울대 사법학과 졸업 △1989년 사법연수원 수료(제18기) △1989년 변호사 개업,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1995년 워싱턴대학 석사(LL.M.) △1996년 미국 뉴욕주 변호사시험 합격 △2021년~ 법무법인 세종 대표변호사 △2023년~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인
[이승윤 기자 / 사진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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