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銀, 동남아 핵심기지 베트남서 첫 배당

작년 순이익 10% 배당 끝내
법인설립 후 7년만에 성과
올 상반기만 3개 점포 추가
공격경영·현지화로 승부수
소매금융 분야 확대하고
비대면결제 제휴 늘리기로

베트남우리은행이 지난달 법인 설립 이후 7년 만에 첫 배당을 시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1997년 하노이지점을 개설하며 베트남에 진출한 우리은행은 2017년 법인 전환 후 처음 배당을 하며 현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21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베트남우리은행은 2023년 당기순이익의 10%인 469만달러(약 65억원)를 배당했다. 금액 자체가 큰 것은 아니지만, 우리은행 측은 첫 배당이라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번 배당은 현지화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방증"이라면서 "특히 베트남우리은행은 별도의 인수·합병 없이 하노이지점 개설부터 지금까지 차근차근 영업력을 확장해왔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에서 중국 쪽이 주춤하면서 베트남은 우리나라 금융사들이 가장 활발하게 진출해 영업력을 강화하고 있는 곳 중 하나다. 경제가 아직도 성장하고 있는 개발도상국인 데다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나쁘지 않고, 교민도 많이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우리은행 역시 1997년 첫 지점 설립, 2017년 법인 전환 후 베트남 전역에 총 26개 점포를 두고 있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만 롯데센터지점, 미딩지점, 롯데몰지점 등 3개 지점을 오픈할 정도로 베트남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베트남 남부 빈즈엉 신도시에 출장소 오픈을 계획 중이다.

베트남우리은행의 당기순이익을 봐도 연도별로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해왔다. 2017년 법인 설립 당시 216만달러에 불과하던 당기순이익은 2019년 1201만달러로 1000만달러 고지를 넘었고, 2022년엔 4896만달러로 최고치를 찍었다. 2023년엔 4570만달러로 줄었지만, 올해는 영업망을 강화하고 각종 사업 제휴를 확대하면서 최고치를 다시 경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우리은행은 2030년 은행 전체 당기순이익의 25%를 해외에서 내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만큼 해외법인과 지점 당기순이익의 16.4%를 담당하고 있는 베트남법인의 역할이 작지 않다는 것이 내부 평가다.

다만 목표 달성을 위해 추가 성장은반드시 필요하다. 이 때문에 기존에 베트남 진출 한국 기업이나 교민 중심의 영업에서 탈피해 현지인을 대상으로 한 리테일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실제 2021년 베트남우리은행의 리테일 자산 규모 비중은 17.3%에 불과했으나, 지난 5월 말 기준 35%로 확대됐다.

리테일 분야를 강화하기 위해 코로나19 종식 후 폭발적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비대면 결제와 금융 관련 사업을 현지 업체와 제휴를 통해 진행한다. 베트남우리은행은 지난 3월엔 '브이엔페이(VNPAY)', 5월엔 '잘로페이(Zalopay)'와 제휴를 맺었는데, 두 업체 모두 베트남 현지에서 이름난 대형 결제 플랫폼 회사다.

6월에는 베트남 최대 버스 승차권 예매 플랫폼 '베쎄레(VEXERE)'와 제휴 서비스를 오픈했다.

지난 19일에는 베트남 국영 결제 중계망 사업자인 '나파스(NAPAS)'와 손잡고 베트남과 태국 간 결제망을 연결하는 '태국 QR 결제 서비스' 출시도 알렸다. 태국의 '프롬프트페이'와 '타이큐알' 가맹점에서 별도 환전 없이 베트남 통화 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우리은행은 베트남,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3대 법인을 집중 육성하는 전략으로 글로벌 부문 성장에 힘을 준다. 이를 위해 지난 4월 베트남우리은행은 2억달러 증자를 단행했으며, 5월에는 인도네시아소다라은행도 2억달러를 증자했다.

[박인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