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등급은 결과일 뿐…경영혁신 기회로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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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해상풍력 1위 기업인 덴마크 오스테드는 2000년대 초반만 해도 화석 연료 발전 비중이 80% 이상이었습니다. 언론과 투자자들의 비판에도 굴하지 않고 경영진이 10년간 재생에너지에 꾸준히 투자한 결과, 해상풍력 발전 단가를 화석 연료보다 떨어뜨려 친환경 기업으로 탈바꿈했죠."
최남수 서정대 교수는 지난 17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한국경제신문 주최로 열린 '대한민국 ESG클럽 7월 월례포럼'에서 "오스테드는 기업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단순히 등급을 잘 받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경영혁신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라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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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ESG클럽 하반기 첫 포럼
최 원장 "트럼프 2기 출범해도
스코프3 거스를 수 없는 흐름"
최 교수 "오스테드가 모범 사례
외압 굴복 않고 ESG에 장기 투자"
“세계 해상풍력 1위 기업인 덴마크 오스테드는 2000년대 초반만 해도 화석 연료 발전 비중이 80% 이상이었습니다. 언론과 투자자들의 비판에도 굴하지 않고 경영진이 10년간 재생에너지에 꾸준히 투자한 결과, 해상풍력 발전 단가를 화석 연료보다 떨어뜨려 친환경 기업으로 탈바꿈했죠.”
최남수 서정대 교수는 지난 17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한국경제신문 주최로 열린 ‘대한민국 ESG클럽 7월 월례포럼’에서 “오스테드는 기업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단순히 등급을 잘 받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경영혁신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 교수는 SK증권 ESG위원장, 글로벌ESG협회 대외협력위원장 등을 겸임하고 있다.
ESG 내재화하는 글로벌 기업들
최 교수는 이날 강연을 시작하자마자 “ESG 경영자문을 하다 보면 최고경영자(CEO)들로부터 ‘일단 등급만 잘 받으면 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ESG의 본질을 꿰뚫어보지 못한 것”이라며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가치사슬 전반에 ESG를 내재화해 경영혁신을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스테드를 포함해 글로벌 모범 기업 사례를 다수 소개했다. 그중 하나가 영국 생활용품 기업 유니레버다. 이 회사는 2009년 ‘유니레버 지속가능 생활계획(USLP)’이라는 10년 단위 청사진을 마련하고 10억 명 이상의 건강과 복지 개선, 탄소 배출량 절반 감축 등의 목표를 내세웠다. 단기 이익에 매몰되지 않게 분기별 실적 발표도 중단했다. 그 결과 10년간 유니레버의 주가가 150% 이상 상승했다. 최 교수는 “마이크로소프트는 ‘넷 제로’(탄소중립)를 넘어 ‘탄소 네거티브’(탄소 배출량보다 제거량이 많은 상태)를 추구하는 등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국내보다 한 발짝 앞서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2.0 돼도 스코프 3는 계속”
중요한 점은 이들 기업이 협력업체에도 강도 높은 ESG 전략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마이크로소프트, BMW 등 많은 글로벌 기업이 협력업체에도 스코프 3 등 강도 높은 ESG 공시와 의무를 요구하고 있다”며 “이 같은 글로벌 기업들과 거래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이 대비하지 않는다면 거래 중단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최 교수는 그런 관점에서 “스코프 3를 빼고 얘기할 수 없다”고 했다. 스코프 3는 탄소배출량 산정 범위에서 가장 강도 높은 유형으로 꼽힌다. 기업이 직접 배출하는 탄소(스코프 1), 기업이 구매하는 전기 등으로 직·간접적으로 발생하는 탄소(스코프 2)뿐만 아니라 원료 구매 등 가치사슬 전반에 걸쳐 배출되는 탄소량을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최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부분 기업의 탄소 배출량 중 70% 이상이 스코프 3에서 나온다. 그는 “미국의 강력한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안티ESG’를 외치고 있지만, 스코프 3는 중장기적으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함께 연단에 오른 최중석 서울지속가능경영연구원 원장도 “한국 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KSSB)가 최근 ESG 공시 기준에서 스코프 3 적용을 유예했지만, 결국은 국제지속가능성표준위원회(ISSB) 등처럼 글로벌 스탠더드를 따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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