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특별법 피해구제 비용 윤곽 나왔다…정부안 4조2천억

박수지 기자 2024. 7. 21.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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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 전세사기 피해 지원 추가 입법 논의가 본격화된 가운데, 정부가 정부·여당안에 따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피해주택을 매입하는 데 4조2천억원이 소요될 것이라는 추계를 내놨다.

21일 국회와 국토교통부 설명을 종합하면, 국토부는 지난 18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토법안소위원회에서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전세사기특별법) 정부·여당안과 야당안에 각각 얼마나 재정이 소요되는지 추산해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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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안, LH가 문제주택 매입…경매차익으로 피해구제
‘선구제’ 야당안, 전세금채권 정부 매입…2조4천억 소요
지난달 2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신촌 대학가 일대에서 열린 ‘신촌·구로·병점 100억대 전세 사기 피해자 대책위원회 출범 기자회견’에서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전세사기특별법 개정 및 정부의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에서 전세사기 피해 지원 추가 입법 논의가 본격화된 가운데, 정부가 정부·여당안에 따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피해주택을 매입하는 데 4조2천억원이 소요될 것이라는 추계를 내놨다. 이른바 ‘선구제 후회수’ 방안으로 불리는 야당안에 대해선 약 2조4천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소요 재정에 대한 정부의 공식 추산은 이번이 처음으로, 액수상 차이는 크지만 정부는 피해주택을 향후 정부 자산으로 쓸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21일 국회와 국토교통부 설명을 종합하면, 국토부는 지난 18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토법안소위원회에서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전세사기특별법) 정부·여당안과 야당안에 각각 얼마나 재정이 소요되는지 추산해 보고했다.

정부·여당안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경매로 전세사기 피해주택을 매입해, 경매 차익(감정가-낙찰가)을 피해자에게 돌려주는 내용이 핵심이다. 더불어민주당안은 공공이 피해자들의 전세보증금 반환채권을 사들여, 보증금 일부(최우선변제금)를 먼저 돌려준 뒤 주택 매각 등을 통해 추후 들인 돈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국토부는 정부·여당안 추진 때 엘에이치의 주택 매입 비용은 4조2천억원이 들 것으로 추산했다. 전세사기 피해자 3만6천명을 가정한 수치다. 임대료 지원에 쓸 경매 차익이 부족하다면 재정으로 지원하는데, 정부는 이 비용은 1천억원 정도로 추산했다.

정부는 야당안을 시행할 경우 보증금 반환채권 매입에 2조4천억원이 필요하고, 반환채권 회수율은 50%대에 머물 것으로 추정했다. 회수율은 등기부등본이나 계약서 등 현재 파악 가능한 자료에서 선순위 근저당과 평균 낙찰가율을 반영한 추정치다. 국토부 관계자는 “조세채권 등 반영되지 않은 숫자까지 들어오면 회수 금액은 더 줄어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채권 평가 등을 위한 비용도 추가로 1천억원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단순 비교하면 정부·여당안 비용이 야당안보다 2조원가량 많지만,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게 정부 주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4조원에 달하는 매입 비용은 피해주택을 자산으로 취득할 수 있는 비용”이라며 “매입주택을 계속 공공임대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상미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 공동위원장은 “정부·여당안으로는 경매차익이 없으면서 피해주택이나 엘에이치 지원 주택에 살기 어려운 사람들은 지원받기 어렵다”며 “꼭 선구제 방식이 아니더라도 정부안의 사각지대에 놓인 피해자들을 지원할 보완책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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