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엔비디아 뚫으면 하이닉스도 훨훨

박순원 2024. 7. 21.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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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반도체 부동의 1위인 삼성전자가 조만간 엔비디아에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를 납품할 것이라는 소식이 여러 채널에서 전해지는 가운데, 그 반사이익을 SK하이닉스가 얻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단순하게 보면 SK하이닉스에 불리할 것처럼 보이지만, 삼성전자의 D램 생산량 중 상당수가 HBM에 들어가면서 일반 PC와 서버용 D램의 공급부족 현상이 심화될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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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블랙웰 25% 추가 주문
HBM 테스트 통과 입박 꼽혀
D램 공급부족 현상 심화 전망
가격 10% ↑ 예상… 영업익 기대
SK하이닉스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 HBM3E. <SK하이닉스 제공>

메모리반도체 부동의 1위인 삼성전자가 조만간 엔비디아에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를 납품할 것이라는 소식이 여러 채널에서 전해지는 가운데, 그 반사이익을 SK하이닉스가 얻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단순하게 보면 SK하이닉스에 불리할 것처럼 보이지만, 삼성전자의 D램 생산량 중 상당수가 HBM에 들어가면서 일반 PC와 서버용 D램의 공급부족 현상이 심화될 수 있어서다.

IT(정보기술) 업체들이 미리 D램을 확보하려 대량 주문에 나서면 가격 상승폭이 더 가파르게 되고, D램 사업 비중이 높은(올 1분기 기준 전체 매출의 61%)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률도 수직 상승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21일 대만 연합보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최근 TSMC에 인공지능(AI) 가속기용 그래픽처리장치(GPU)인 일명 '블랙웰' 주문량을 기존 계획보다 25%가량 늘린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HBM3E 생산 능력이 수요를 못 따라가는 상황에서 엔비디아가 25%나 되는 추가 주문을 넣은 배경으로, 삼성전자의 HBM 테스트 통과가 임박했음을 꼽고 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이달 말 예정인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엔비디아 납품설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놓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삼성전자가 본격적인 HBM3E 양산에 들어갈 경우 DDR5 D램 단품 가격은 현재보다 10% 이상 뛸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증설 없이 상당한 물량을 HBM용으로 전환하면 범용 서버와 PC 등에 들어가는 물량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비슷한 이유로 올 3분기 D램 ASP(평균판매가격)이 8~13%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엔비디아 거래 성사에 따른 수혜가 SK하이닉스에 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이미 2년 치 HBM 주문 계약을 확보해 놓은 상태고, 여기에 DDR5 가격까지 오를 경우 수익성이 배가될 수 있어서다. 두 회사 모두 당장 DDR5 생산량을 큰 폭으로 끌어올릴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두 회사의 D램 시장 점유율 합산은 75%가량이다.

반도체업계 한 관계자는 "DDR5 가격 상승은 반도체 회사의 수익성을 개선하는 대표적인 요소"라며 "HBM 만큼은 아니지만, DDR5도 고부가 가치 시장이라고 평가받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HBM 시장에서 본격적인 반격에 나선 만큼, 시장 초기 주도권을 잡은 SK하이닉스가 1위 자리를 수성하기 위한 다음 계획을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작년 세계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 53%, 삼성전자 38%, 마이크론 9% 순이다.

업계 관계자는 "어느 한 회사가 HBM 시장에서 어떤 독점적인 지위를 가져가는 것보다 여러 회사가 상품을 납품해야 HBM 시장의 성숙도·시장 성장에 도움이 된다"며 "HBM 공급 회사가 늘어나면 다른 고부가 제품인 DDR5 가격 상승으로도 이어질 수 있어 D램 업체들의 수익성이 덩달아 좋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박순원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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