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 국가대표 감독 선임 과정을 낱낱이 공개하라[김세훈의 스포츠IN]
한국 남자축구 국가대표팀 감독과 관련한 후폭풍이 거세다.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이 불투명하고 합리적이지 못했다며 대한축구협회 해체, 정몽규 협회장과 홍명보 감독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엄청나다. 홍 감독의 입장 선회를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보는 사람들도 적잖다. 홍 감독 선임을 찬성 또는 인정하는 의견은 무시되고 있다. 전체적으로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오랜 불신과 깊은 분노가 감독 선임 직전 말 바꾸기를 한 홍 감독에게 옮아간 형국이다. 거슬러 올라가면 승부조작 가담자에 대한 졸속 사면 처리 시도가 원흉이며 원죄다.
대한축구협회는 현재 축구 팬뿐만 아니라 정부, 정치권으로부터 거센 비판과 압박을 받고 있다. 감독 선임 과정에서 축구협회가 한 모든 일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잘한 것과 잘못한 걸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는 합리적인 의견마저 무시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축구협회에 대한 행정 감사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감독 선임은 경기단체의 기술적이고 전문적인 영역이다. 잘했든 못했든, 최소한 테크니컬적인 안건에 대해서는 경기단체 자율권을 보장하는 게 맞다는 의견은 묵살되고 있다. 정치인들은 축구 팬들의 분노를 이용해 이름과 얼굴을 알리는 데 혈안이다. 평소 축구, 스포츠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은 정치인들이 공공의 적이 된 축구협회를 거칠게 질타하는 모양새다.
세상 거의 모든 문제는 신뢰 부족에서 발생한다. 신뢰가 부족하면 아무리 진심을 말해도 소용이 없다. 설명, 해명이 변명, 핑계로 들린다. 객관적인 팩트를 설명해도 자기 합리화로 해석되기 일쑤다. 협회가 한 모든 발언과 모든 행위, 홍 감독이 내놓은 발언들이 서로 간 불신을 최소화하기는커녕 오히려 분노, 분열만 가중하는 상황이다.
사람은 사실(fact)을 모르면 불안해지지만 진실(truth)을 모르면 분노하게 마련이다. 지금 팬들의 반응은 불안이 아니라 분노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것은 축구협회와 전력강화위원회가 감독 선임 과정을 하나도 빠짐없이, 솔직하고 진정성 있게 팬들에게 공개하는 것이다. 강화위원회 회의 진행 결과와 상황 및 논의내용, 후보군 감독들을 지지한 강화위원 및 에이전트 공개, 후보군 분류 및 압축과정에서 결정된 주요 감독별 추천 순위, 최종 후보군 인터뷰와 협상 과정 및 수락 조건, 정몽규 협회장의 관여도, 정해성 전임 위원장 중도 사퇴 이유 및 이임생 이사 선임 과정, 감독 최종 발표 직전 강화위원회 의견 공유 절차 등에 대해 협회는 사실 그대로를 공개해야 한다. 동시에 그 과정에서 협회, 강화위원회가 잘못한 부분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팬들에게 용서를 빌어야 한다. 물론 홍 감독도 국가대표팀 감독 취임 인터뷰에서 팬들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에 대한 솔직한 해명과 실망한 팬들이 납득할만한 의견도 내놓아야 한다.
협회, 홍 감독이 ‘메신저’로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태도를 먼저 보여야만 그들이 이후 내놓은 ‘메시지’에도 신뢰가 생길 수 있다. 협회, 강화위원회, 홍 감독 모두 신뢰를 회복하려는 진정성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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