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핵심인물, 전당대회 VIP석에 다 앉았네
첫째딸 이방카 사라지고…'며느리' 라라·킴벌리 부상
‘킹메이커’로 부상…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에릭 트럼프
'트럼프 책사’ 나바로…출소하자마자 밀워키로 출격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대관식’이라고 불렸던 15~18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무대 맞은편 한가운데 자리 잡은 VIP좌석은 공화당 상징 색깔인 빨간색에 핵심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문구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지근거리에 앉을 수 있는 좌석인 만큼 트럼프의 핵심 측근 중심으로 배치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기 행정부에서 이들 중 일부를 백악관에 들이거나 핵심 보직에 앉힐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39세의 젊은 밀레니얼 세대, 쇠락한 중서부 공업지대인 ‘러스트벨트’ 흙수저 출신, 변호사와 실리콘밸리 벤처기업인을 거친 자수성가 유력 정치인, 이라크전에 참전한 해병대 병사. J.D 밴스 미국 공화당 부통령 후보를 설명해주는 표현들이다. ‘금수저’ 트럼프 후보와 180도 다른 삶을 살았던 그는 이번 전당대회 내내 트럼프 왼쪽을 지키면서 가장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는 전당대회 3일차 부통령 후보 지명을 공식 수락하면서 동맹들을 향해 미국에 ‘무임승차’하지 말라고 으름장을 놓았고 미국인을 위한 일자리를 만들고 미국산 에너지를 쓰겠다고 약속했다. 트럼프 보다 더한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승계자’로 떠올랐다.
밴스 다음으로 전당대회에서 가장 눈에 띈 인물 중 한 명은 둘째 아들인 에릭 트럼프의 아내 라라 트럼프(41)다. 지난 3월 당의 ‘선거 컨트롤 타워’인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공동의장을 맡으면서 선거 자금을 담당하는 것은 물론 선거 전략을 총괄하고 있다. 그녀는 전당대회 둘째날 메인 연설자로 나서 “TV 속 모습이 아닌, 제 아이들의 훌륭한 할아버지이자 남편의 아버지이고 제가 시아버지로 부르는 도널드 트럼프를 봐 주길 바란다”며 “트럼프는 가족을 위해 희생한 사람이며, 나라를 위해 진정으로 희생한 사람”이라면서 차분한 어투로 지지자들에게 호소했다. 막말에 강한 이미지의 트럼프를 둘째 며느리가 감정에 호소해 순화시킨 것이다.
그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 출마한 2016년, 2020년에는 큰 역할이 없었다. 당시에는 배우자인 멜라니아 트럼프, 딸 이방카 트럼프가 각각 남편과 아버지를 지지하는 연설을 하며 든든한 우군이 됐다. 하지만 이번 전당대회에선 이들은 잠시 얼굴만 비췄을 뿐, 라라 트럼프가 트럼프를 빛내는 핵심 조연 역할을 맡았다. 그녀는 전당대회 마지막 날 트럼프 전 대통령 바로 왼쪽에 자리 잡았다.
트럼프의 두 아들은 트럼프의 ‘킹메이커’로 부상했다.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46)는 밴스 상원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낙점하는 데 막후에서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의 존재감이 부각됐다. 당초 공화당 내부에서는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 등 기존 주류 세력을 중심으로 검증된 유력 인사를 부통령 후보로 내세워야 한다는 여론이 강했지만, 트럼프 주니어는 아버지에게 강력히 밴스를 추천했다. 공화당 내 젊은 피를 수혈하고 대대적인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아버지의 의사결정 과정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서 고문을 지냈던 스티브 코르세스는 트럼프 주니어에 대해 “아버지의 보호자이자 부친이 의사 결정하는 과정에서 이념적인 부분을 체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단지 거짓말쟁이이거나 우리 편인 척하는 나쁜 사람들을 막는 역할을 하고 싶을 뿐”이라고 언급했다. 1기 트럼프 행정부 때 백악관 선임 고문을 맡았던 장녀 이방카 트럼프와 달리 입각은 하지 않되 아버지 주변 인물들에 대한 ‘필터’ 역할을 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그는 줄곧 VIP석 둘째줄에 있다 마지막날에는 첫째줄로 이동해 아버지의 든든한 우군임을 확고히 드러냈다.
‘트럼프 경제 책사’ 나바로…출소하자마자 밀워키로 출격
트럼프 1기 때 무역정책을 설계해 ‘경제 책사’로 불리는 피터 나바로(75) 전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 역시 부각됐다. 2021년 1월 6일 의회난동 사건을 조사하려는 하원 특위의 송환장을 받았으나 응하지 않아 4개월간 수감됐던 인물이다. 그는 VIP석에 앉진 않았지만, 이날 출소하자마자 전당대회에 참석해 연설에 나서며 향후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는 전기차 육성을 비롯한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 산업정책을 “신종 녹색 사기(green new scam)”라며 “우리 산업을 파괴하고 있다”고 깎아내리는 등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를 대신해 감옥에 갔다는 평을 듣는 그는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등 요직을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민주당은 조 바이든 대선 후보 사퇴 문제를 놓고 혼란이 가중되면서 재선 시 차기 주요 인물 윤곽이 전혀 드러나지 않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주 대선 캠페인을 다시 재개하겠다고 밝혔지만, 민주당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을 대안 후보로 세우는 방안에 대한 민주당 내 합의가 굳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상윤 (yo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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