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한 시대, 사물의 고찰…경기도미술관 ‘김은숙, 민성홍’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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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치기 쉬운 공간, 사물이 독특한 시선과 만나 예술작품으로 탄생한다.
오래된 가구 등을 해체하고 재조합해 새로운 구조물로 탈바꿈하거나, 선박 간 신호 역할을 하는 '국제해군기류'에 미학적 고민을 담아 새로운 이미지로 재탄생시키기도 한다.
최근 김 작가는 '국제해군기류'를 통해 작업을 심화하고 있으며, 이번 전시에서 4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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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치기 쉬운 공간, 사물이 독특한 시선과 만나 예술작품으로 탄생한다. 오래된 가구 등을 해체하고 재조합해 새로운 구조물로 탈바꿈하거나, 선박 간 신호 역할을 하는 ‘국제해군기류’에 미학적 고민을 담아 새로운 이미지로 재탄생시키기도 한다.
경기도미술관은 독창적인 창작 활동으로 자신만의 길을 개척한 중진 작가를 조명하는 2024 경기작가집중조명 ‘김은숙, 민성홍’전을 선보이고 있다.
‘경기작가집중조명’은 경기문화재단이 중진 작가의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진행하는 작가 지원 프로그램이다. 독창적인 창작 활동을 지속하면서 경기도의 지역성을 발현해 온 중진 작가의 작업 세계를 전시를 통해 밀도 있게 구현하는 데 목적이 있다. 올해 세 번째를 맞이하는 ‘경기작가집중조명’에는 두 명의 설치 작가를 선정해 각각의 대표작, 신작, 작업과정 등을 보여준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김은숙 작가의 작품 ‘부정이 아닌 시치미, 긍정이 아닌 너스레’가 눈길을 끈다. 벽면에 달린 두 대의 낚싯대 끝에 달린 검정색 비닐봉지는 안에 있는 강아지 장난감을 통해 벽면 여기저기에 부딪힌다. ‘불확실성’을 키워드로 작업을 이어가던 김 작가는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직후 이 작품을 만들었는데, 현대사회에 잠복한 재난과 위험의 징후를 은유적으로 상징화했다. 특히 작가는 떡밥으로 만든 금괴 형상을 작품 한가운데에 놓아 자본주의의 폐해를 지적하기도 했다.
최근 김 작가는 ‘국제해군기류’를 통해 작업을 심화하고 있으며, 이번 전시에서 4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국제해군기류는 알파벳 26개에 해당하는 문자기다. 작가는 이를 통해 경구나 격언, 성경의 구절을 이미지로 만드는 작업을 이어간다. ‘불확실’한 시대를 사는 가운데 발견한 ‘신호’를 통해 인간의 가치와 삶을 탐구하고 시각적으로 구현해 가는 것이다.
이들 작품들은 평면의 이미지인 듯 보이지만, 작품을 배치한 형상이 영문 점자를 형상화한 ‘비트-윈’, 작품이 벽면에 떠 있는 듯한 인상을 주는 ‘제니 홀저의 11개의 경구들’ 등을 통해 설치 작품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민성홍 작가는 도시 재개발로 인적이 사라진 곳에 남겨진 사물에 주목했다. 가구, 그림, 각종 생활용품을 작업실로 옮겨와 묵히고, 해체하고, 재조합해 구조와 설치를 만드는데, 마치 서로의 경험이 전이되듯 ‘중첩된 감성’, ‘다시락’, ‘드리프트’, ‘스킨_레이어’ 등 여러 연작을 완성했다. 특히 민 작가는 이 같은 오브제에 바퀴를 달아 죽은 듯 자리에 머무른 사물에 생명을 불어넣었다.
민 작가의 작업에서 ‘산수화’는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한때 우후죽순 생산됐지만 더 이상 쓰이지 않고 남겨진 산수화들을 채집해 ‘비정형’적인 방식으로 표현의 범주를 확장했다. 낙하산에 산수화를 옮겨 놓거나 매트리스에 산수화를 프린트해 넣은 식이다.
민 작가는 최근 오브제에 바퀴를 달아 지상을 맴돌게 한 것과 달리 구조물을 공중에 매달기 시작했다. 작품 ‘순환하는 신체’는 순환하는 힘에 의해 스스로 움직이고 멈추고를 반복하는데, 작가는 이 과정을 연속하는 이미지와 움직이는 이미지로 전시해 실제 구조물과 관람객 사이의 틈새를 파고든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조은솔 도미술관 학예연구사는 “전시를 보는 관람객들이 작품에 녹아있는 작가의 삶, 열정, 노력을 느끼길 바란다”며 “경기도에 있는 훌륭한 작가들의 새로운 면모를 발굴할 수 있는 전시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9월22일까지.
김보람 기자 kbr13@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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