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 농협중앙회장, 전북·충남 수해 현장 찾아 “영농 복귀 위해 금융·농자재 지원에 최선”

김해대 기자 2024. 7. 21.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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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전북 익산, 충남 금산 피해 현장 찾아
무이자 긴급생활안정자금 지원 등 신속 지원 약속
20일 충남 금산군 남일면의 한 인삼밭에서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오른쪽 두번째)과 강상묵 금산인삼농협 조합장 등이 농민으로부터 인삼밭 피해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금산=김병진 기자.

“5년 농사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니 얼마나 상심이 크십니까. 빠르게 농사에 복귀하실 수 있도록 농협 차원의 지원에 최선 다하겠습니다.”

20일 충남 금산군 남일면에 있는 한 인삼밭. 강호동 농협중앙회장과 금산인삼농협 조합원 하문호씨(62)가 검은색 인삼 해가림막과 나무 구조물이 맥없이 주저앉은 모습을 착잡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이번 집중호우로 밭 인근의 강둑이 터지며 하씨의 4959㎡(약 1500평) 규모 인삼밭이 모두 물에 잠겨버렸다. 하씨는 “강둑이 터져 물이 순식간에 들어차면서 5년 키운 인삼을 하나도 못 건지게 됐다”며 “아직 제대로 된 복구 작업은 엄두도 못 내고 있고, 매달 나가는 토지 임대료도 걱정”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맨 앞줄 왼쪽 세번째)과 강상묵 충남 금산인삼농협 조합장(〃 두번째), 곽병일 금산농협 〃 (맨 앞 오른쪽) 등이 이번 집중호우 피해를 겪은 금산군 남일면 일대를 살펴보고 있다. 불과 며칠 전까지 길 양쪽이 모두 인삼밭이었다. 금산=김병진 기자.

강 회장은 이날 농협중앙회 농촌지원, 농업보험, 원예수급 등 관련 부서장들과 함께 전북 익산과 충남 금산 일대 수해 농가 11곳을 찾아 “농가 사후 피해 최소화와 빠른 영농 복귀를 위한 금융 지원과 농자재 할인 공급 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익산·금산 지역의 정확한 농업 피해 규모는 현재 집계 중이다. 다만, 익산과 금산 곳곳에서 강물이 둑을 넘치고, 일부에선 둑이 터지며 농경지와 상당수의 농가가 침수됐다. 특히 익산에서는 한창 수확 중인 수박·멜론·상추·블루베리가 직격탄을 입었다. 김봉학 익산원예농협 조합장은 “지난해에도 농협 소속 175농가가 침수 피해를 봤는데, 올해는 약 300농가가 피해를 겪었다”며 “매일 5t 트럭 7대 규모로 출하되던 수박 유통라인이 그대로 멈춰섰다”며 현장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설명했다.

금산에서는 주력 작목인 인삼과 깻잎 피해가 상당하다. 금산인삼농협이 자체 파악한 결과 침수 피해 농가는 882곳, 침수 면적은 약 286㏊에 달한다. 강상묵 금산인삼농협 조합장은 “인삼은 5~7년 재배한 뒤에야 수확하는 작물이어서 농가 피해가 더욱 크다”고 했다.

20일 강호동 농협중앙회장(맨 왼쪽부터)과 이용우 금산 만인산농협 조합장 등이 충남 금산군 추부면에서 철골만 앙상히 남은 깻잎 시설하우스를 살펴보고 있다. 금산=김병진 기자.

현장 농민들의 어려움을 청취한 강 회장은 우선 영농 복귀를 돕기 위한 금융·농자재 지원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피해 조합원에 긴급생활안정자금 1000만원을 무이자로 지원하는 것을 비롯해 ▲무이자 재해자금 최대 2000억원 ▲약제·영양제 최대 50% 할인 ▲피해 조합원 긴급생활안정자금 지원 ▲범농협 임직원 피해 복구 일손돕기를 신속하게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강 회장은 “침수 피해로 어려움을 겪는 농가와 폐기된 농산물을 보니 마음이 아프다”며 “서둘러 복구를 마치고 다시 작물 재배에 나설 수 있도록 농협이 영농자금, 농자재 지원 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피해가 큰 금산 인삼 밭에서는 "쓰러진 구조물을 걷어내는 것부터가 큰일인 만큼, 범농협 사무소 직원들이 일손돕기에 적극 참여해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리겠다”고 밝혔다.

이번 현장 간담회에서는 최근 2~3년 반복적으로 집중호우 피해를 본 농가들이 속출해 정부 차원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데도 공감대가 형성됐다. 집중호우 강도가 세지고, 패턴이 바뀌어 과거의 하천 관리 기준이나 재해 보상 기준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7월 초중순 집중호우로 출하를 앞둔 전북 익산 지역 멜론 농가들이 큰 피해를 봤다. 20일 전북 익산시 망성면의 한 멜론 농가에서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오른쪽 세번째부터)과 김봉학 익산원예농협 조합장이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익산=김병진 기자.
20일 강호동 농협중앙회장(맨 오른쪽부터)과 김득추 전북 북익산농협 조합장이 익산시 용동면 전평수씨 시설하우스에서 침수로 썩어들어가고 있는 수박을 바라보고 있다. 익산=김병진 기자.

익산시 용동면에서 수박 농사를 짓는 전평수씨(57)는 “지난해에도 같은 자리에서 두번 침수 피해를 봤는데 올해 또 이 난리를 겪는다"며 “강수량이 늘어난 데 반해 인근 하천에 펌프장이 부족한 문제를 바로 잡아달라고 익산시에 여러 차례 요청했는데도 예산이 부족하다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토로했다.

금산 침수 피해 현장에서 강 회장과 만난 박범인 금산군수도 “과거 하천을 준설할 때 적용한 홍수빈도 기준이 지금 현실과 맞지 않아, 매년 하천을 원상복구 한다해도 큰 의미가 없다”며 “농업 관련 재해 보상 단가도 너무 낮아 중앙정부에 관련 기준을 상향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최근 2~3년 연속으로 물난리를 겪은 충남 논산·부여 지역 농가들도 기존의 정부 대응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농협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동시에 정부에 기후변화에 대응한 하천 관리와 재해 기금 조성 등의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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