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주자들, 텃밭서 막판 표심 호소…낮은 투표율 예의주시
韓도 이틀 연속 영남 행보…"약화된 조직표 빈틈 공략"
(서울=뉴스1) 서상혁 기자 = 국민의힘 당대표 투표가 막바지에 접어든 21일 당권주자들이 전날에 이어 보수 텃밭을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원희룡, 나경원 후보는 각각 보수 색채가 강한 영남과 강원 지역을 찾아 지지층의 막판 결집을 시도했다. 한 후보도 사실상 마지막 지방 일정으로 영남권을 택하며, 굳히기에 들어가는 모습이다.
원 후보는 이날 오전 10시 울산 북구 당원협의회 방문을 시작으로 울산 동구, 울산 울주군, 경남 밀양시·의령군·함안군·창녕군, 창원 의창구, 경남 통영·고성, 경남 거제시 당원협의회를 차례로 방문한다. 전날 대구·경북에 이어 연이틀 영남 일정이다.
나 후보 역시 보수 색채가 강한 강원도를 찾았다. 김진태 강원도지사와 오찬을 함께하고, 지역 당원과 시민을 만났다. 전당대회 출마 이후 첫 강원 일정이다.
◇집토끼 지키기 羅·元…韓 '패스트트랙' 발언 연일 공격하며 지지층 결집
당대표 선거 막바지 두 후보 모두 전통적 지지층이 모인 곳을 찾아 표를 결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내부적으로는 최근 한동훈 후보의 '패스트트랙 공소 취소 논란'을 구심점으로 삼아 반한표를 긁어모아 결선을 가겠다는 계산도 하고 있다.
영남권은 선거인단 82만여명 중 약 40%가 몰린 곳으로, 특히 보수 유권자의 전통적인 지지자가 다수 분포해 있다. 특히 친윤계(친 윤석열계)를 등에 업은 원 후보는 '집토끼'인 조직표에 기대를 걸고 있다. 강원 지역 역시 전통적으로 여권이 강세를 보여온 지역이다.
실제 각 후보는 이날 한 후보의 '패스트트랙 공소 취소 폭로'를 언급하며 지지층 결집을 시도했다. 원 후보는 이날 오전 울산 북구 당원협의회 간담회 직후 취재진과 만나 "어렵게 투쟁했던 기억을 갖고 있는 당원들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분노하고 있다"며 "'한동훈 후보로는 안 된다'는 의견들이 아주 빠른 속도로 퍼져나가고 있다"고 했다.
나 후보도 김진태 지사와의 오찬 후 취재진과 만나 "야당의 저항을 막기 위한 부당한 기소를 바로 잡지 않는 것은, 보수의 눈물을 닦아주지 않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韓도 연이틀 영남 찾아 지지 호소…약화된 조직표 빈틈 공략?
한동훈 후보 역시 전날 대구·경북에 이어 이날 양산·김해·창원 마산합포·창원 의창 당원협의회를 찾는 등 연이틀 영남 행보에 나서고 있다. 이날 PK 지역 방문은 전당대회 출마 후 처음이다.
단결력이 강한 영남권 지지자들은 이미 19일부터 20일까지 모바일 투표를 마쳤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정치권에선 한 후보가 수도권을 집중 공략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그럼에도 한 후보는 전당대회 전 사실상 마지막 지방 일정을 영남으로 택했다. 한 후보 측 캠프 관계자는 "전당대회 출마 후 아직 경남 지역을 방문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저조한 투표율을 오히려 "조직표의 힘이 떨어졌다"고 보고, 막판 표심 공략에 나섰다는 해석도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한 후보는 1차 투표에서 마무리 짓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날 정오까지 집계된 누적 투표율은 43.11%로 지난해 3차 전당대회 50.49% 대비 7.38%포인트(p) 낮다. 지난해의 경우 친윤계가 당원들에 '오더(지시)'를 내리는 등 조직표를 총동원했지만, 이번 선거의 경우 낮아진 대통령의 지지율 등으로 '오더'가 안 먹히고 있다는 것이다.
여권 관계자는 "투표율이 저조한 건 영남권에 집중된 당원들이 지난번보다 투표를 안 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이번 선거에선 계파를 갖고 있는 이들이 당원들에게 '특정 후보를 지지하라'는 오더를 잘 내리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장성철 정치평론가는 "어느 선거든 마지막에는 '표밭'으로 가서 막판 지지층 다지기에 나선다"며 "한 번이라도 더 인사를 하고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전당대회 투표는 22일까지 진행된다. 23일에는 4차 전당대회를 열고 차기 지도부를 선출한다. 1위 후보가 과반 이상의 표를 획득하지 못하면 28일 결선 투표를 진행한다.
hy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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