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켈리와 끝까지 가기로 했는데..." 급박하게 바뀐 상황, 염갈량이 밝힌 교체 배경 뒷이야기 [MD잠실]
[마이데일리 = 잠실 심혜진 기자]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이 최고 외국인 투수로 케이시 켈리를 꼽았다.
LG는 2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두산 베어스와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를 한다.
잠실 라이벌전이다. 지난 19일 경기서 16-7로 크게 이기면서 올 시즌 상대전적에서 5승 4패로 우위를 점했다.
전날(20일) 경기는 켈리의 고별전이었다. LG가 새 외국인 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와 계약을 했기 때문이다.
켈리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두며 에이스로 군림했다. '잠실 예수'라는 별명 속에 LG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조금씩 하락세를 보였고, 올해도 초반부터 아쉬운 투구 내용을 보였다. LG도 대비는 해야 했다. 5월말 경 차명석 단장이 한 차례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염경엽 감독 역시 교체에 대한 이야기를 숨기지 않았다.
사령탑의 말 때문이었을까. 켈리는 다시 상승세를 보였고, 6월 2승 1패 평균자책점 2.91로 반등을 이뤘다. 좋은 흐름은 짧았다. 후반기가 시작되면서 다시 그래프는 꺾이기 시작했다. 때마침 LG가 원하던 선수가 시장에 나왔고, 차명석 단장이 그를 보기 위해 급하게 다시 미국으로 향했다. 결국 교체였다. 에르난데스와의 계약이 성사됐다.
LG는 19일 켈리에게 이 소식을 알렸고, 20일 경기 등판에 대해 켈리 의사를 존중하기로 했다. 켈리는 가족과 상의 끝에 선발 마운드에 오르는 것으로 결정했다. LG 홈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기 위해서다.
그렇게 열린 고별전. 날씨가 도와주지 않았다. 3회 쏟아지는 비로 인해 결국 우천 노게임이 됐다. 한 시간 넘게 경기 개시를 기다렸으나 다시 비가 쏟아지면서 경기가 취소됐다.
그렇게 아쉬움 속에 켈리는 선수들의 작별 인사를 받았고, 눈물을 펑펑 흘렸다. 선수들도 눈물을 참지 못했다. 팬들에게는 큰절을 하며 감사인사를 전했다.
하루가 지나고 21일 경기를 앞두고 염경엽 감독은 "1991년부터 33년간 야구를 하면서 본 외국인 선수 중 켈리가 1위다. 나와는 1년 반 밖에 하지 않았지만 야구에 대한 생각, 팀에 대한 충성심, 동료에 대한 마음 등을 봤을 땐 켈리가 최고다. 2등은 앤디 밴헤켄(히어로즈에서 염경엽 감독과 2013년부터 2016년까지 함께 했다)이었는데 생각이 바뀌었다"고 켈리에 대해 찬사를 보냈다.
사실 켈리와는 올해도 쭉 동행을 하려고 했다. 전반기 끝나고 염경엽 감독과 차명석 단장이 이야기를 나누고 합의한 부분이다.
염 감독은 "실력은 조금 부족하지만 그동안 켈리가 보여줬던 모습, 한국에 대해 갖고 있는 정, 오래했던 부분 등을 생각했다"며 "작년에도 좋아졌고, 마무리를 잘 했다. 그래서 지난 5월에 바꿀 수 있었는데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이틀 새에 상황이 바뀌었다. 염 감독은 "후반기 접어들면서 전반기보다 켈리의 회전력이 떨어졌고, 그런 찰나에 우리가 봤던, 레벨이 높은 선수가 나왔고 급하게 미국에 들어갔다. 모든 것이 급격하게 진행됐다. 이틀간 구단은 최대한 준비를 해 예우를 해서 보냈다. 정말 짧은 시간이 많은 일이 있었다"고 급박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한편 위닝시리즈 확보에 나서는 LG는 홍창기(우익수)-오지환(유격수)-오스틴(1루수)-문보경(3루수)-김현수(지명타자)-박동원(포수)-신민재(2루수)-박해민(중견수)-안익훈(좌익수) 순으로 나선다. 선발 투수는 손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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