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리주차 플랫폼 ‘SK 티맵’ 공정위로…다단계 ‘통행세 거래’ 했나

윤연정 기자 2024. 7. 21.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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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케이(SK)스퀘어의 자회사 티맵모빌리티가 발렛파킹(대리주차) 시장에 진출한 가운데, 하청업체에 손실을 떠넘기는 방식으로 수익을 내려 한다는 이유로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됐다.

17일 티맵의 하청 업체로 티맵 발렛파킹 용역을 수행하던 '안녕모빌리티'는 지난 2일 티맵과 티맵이 지분을 가진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 차란차주식회사를 부당지원행위 및 거래상지위남용 등 불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공정위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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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티맵모빌리티 대리주차 플랫폼 진출
서비스는 하청에…관계회사 중간에 끼워넣기
계약조건 반발한 하청 계약해지…공정위 신고
SK스퀘어 자회사 티맵모빌리티는 2021년 플랫폼에 기반한 대리주차 시장에 진출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에스케이(SK)스퀘어의 자회사 티맵모빌리티가 발렛파킹(대리주차) 시장에 진출한 가운데, 하청업체에 손실을 떠넘기는 방식으로 수익을 내려 한다는 이유로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됐다. 플랫폼에 기반한 티맵의 발렛파킹 서비스는 원청→하청→재하청으로 이어지는 다단계 구조로 운영되는데, 전문가들은 원·하청 관계에서 나타나는 고질적인 논란이 플랫폼 산업에서도 동일하게 반복되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17일 티맵의 하청 업체로 티맵 발렛파킹 용역을 수행하던 ‘안녕모빌리티’는 지난 2일 티맵과 티맵이 지분을 가진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 차란차주식회사를 부당지원행위 및 거래상지위남용 등 불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공정위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티맵은 지난 2021년 발렛파킹 시장에 진출했는데, 실제 발렛기사와 손님을 연결하고 기사를 관리하는 등의 서비스 관리 전반은 올 초부터 하청업체인 안녕모빌리티가 전담했다. 티맵은 관계회사 차란차에 해당 업무를 도급하고, 차란차가 안녕모빌리티에 일감을 맡기는 구조였다.

티맵모빌리티 발렛서비스 누리집 갈무리

업계가 이미 포화 상태라 수익 내기가 쉽지 않자 차란차와 안녕모빌리티 사이에 수익 배분을 두고 다툼이 벌어졌다. 차란차는 안녕모빌리티에 계약 변경을 요구했다. 애초 티맵이 사업을 제안할 당시에는 안녕모빌리티의 운영 비용을 모두 보전해준 뒤, 수익을 챙겨가는 조건이었다. 수정계약안은 티맵과 차란차가 고정 수익을 확보한 뒤, 남은 수익을 안녕모빌리티에 넘길테니 비용까지 알아서 해결하라는 내용이었다.

안녕모빌리티 쪽 법률대리인은 “최저임금과 각종 원가 상승으로 티맵 등의 고정이익을 보존해주고 나면 결국 안녕모빌리티는 손실만 남는다”며 “티맵은 계약 초기부터 깊숙이 관여해놓고 이제 와서 나 몰라라 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계약 변경을 거부한 안녕모빌리티는 지난달 계약해지를 당했다. 계약해지로 108억원의 손실을 입었다는 게 안녕모빌리티 쪽 주장이다.

반면 차란차 쪽은 “안녕모빌리티도 비용을 줄이고 인건비를 줄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라며 “기존 계약 내용대로면 티맵 매출이 감소하고 안녕모빌리티 매출이 늘어난다”고 반박했다.

위평량 경제사회연구소장은 “티맵이 대기업의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재하도급 형태를 만들고 불리한 계약 내용을 강요한 것이라면, 디지털 경제에서도 원하청 문제가 그대로 반복되고 있음을 드러내는 단면”이라고 짚었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플랫폼 사업은 새로운 비지니스모델을 만들어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며 “중간 마진을 더 챙기는 방향으로만 향하면 비슷한 원하청 갈등은 반복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연정 기자 yj2gaz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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