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해 봐야 일 없지, 원하는 일자리도 아니”.. 그럴 바엔 쉰다, 벌써 400만 “훌쩍”, 4명 중 1명 ‘대졸 이상’
일, 구직도 않아.. “양질의 일자리 부족” 이유
연령대별 20대 증가세.. 고학력 미스매치 ‘뚜렷’
단기 일자리 비중 30%↑.. 고용지표 불안·악화
고학력자, 구직 활동 단념↑.. 기업, 경력 채용↑
일도, 구직 활동도 하지 않는 대학 졸업자가 올들어 상반기 400만 명을 넘어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4명 중 1명은 대학졸업이상 학력을 보유했습니다.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게, 이처럼 청년·고학력자 중심의 비경제활동인구 증가세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일자리 현황도 불안하긴 마찬가지였습니다. 첫 일자리가 계약 기간 1년 이하인 청년(15~29살) 비중이 처음 30%를 넘겼습니다. 그만큼 불안한 청년 일자리 여건에 악화된 고용지표가 고스란히 노출된 결과로 풀이됩니다.
2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월평균 대졸 이상(전문대 포함) 학력을 보유한 비경제활동인구가 405만 8,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만 2000명 늘었다. 1999년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이후로 상반기 기준 가장 많았습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만 15살 이상 인구 가운데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이들을 뜻합니다. 일을 할 능력이 아예 없거나, 일을 할 수 있어도 의지가 없어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여기엔 취업을 포기한 구직 단념자나 고용 조사에서 ‘그냥 쉰다’고 답한 이들도 비제활동인구로 포함됩니다. 원하는 근무조건과 선택할 수 있는 일자리가 맞지 않는 눈높이 차(미스매칭)가 확산될 경우엔 이같은 비경제활동인구가 늘어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최근 전체 ‘비경제활동인구’는 줄어드는 추세인데 반해 대졸 이상의 경우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전체 비경활 인구는 상반기 기준 2022년 이후 3년째 감소세인 상황입니다.
반면 대졸 이상에선 코로나 팬데믹 당시인 2021년 상반기(404만 8,000명) 처음 400만 명을 넘어선 이후 이듬해 큰 폭(-13만 6,000명)으로 줄었다가 다시 2년째 증가하는 양상입니다.
또 전체 비경제활동인구에서 대졸자 비중은 올해 상반기 25.1%로, 처음 25%를 넘었습니다. 일도, 구직에 나서지 않는 4명 중 1명 이상이 대졸 이상 학력자란 뜻입니다.
특히 이같은 대졸 이상 학력의 비경제활동인구 증가세는 연령별로 보면 20대에서 두드러졌습니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월평균 대졸 이상 청년층(15∼29살) 비경제활동인구가 59만 1,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00명 늘었습니다.
특히 악화된 일자리 여건으로 인해 청년들이 비경제활동인구로 수렴되는 경향도 두드러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학교를 졸업하거나 도중에 그만둔 뒤 취업한 경험이 있는 청년은 376만 5,000명으로, 이 가운데 첫 일자리가 계약기간 1년 이하의 임금근로 일자리였던 청년은 118만 1,000명으로 31.4%를 차지했습니다. 지난해보다 2.4%포인트(p) 늘었습니다.
더구나 불안한 일자리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청년 비중은 2008년 이후 역대 최고치로, 10년 전인 2014년 5월(19.5%)와 비교하면 그 비중이 11.9% 상승했을 정도입니다. 인턴 등 임시·일용직을 첫 일자리로 선택한 경우가 늘었다는 뜻입니다.
청년층 대졸 비경제활동인구는 최근 1년 이내 일을 하거나 구직활동을 한 경험이 있는 ‘단기 비경제활동’ 비중이 컸습니다. 주로 구직시장을 떠나기 직전 도소매·사업시설 관리 등 업종에서 일을 한 경우가 많았는데 직업군·종사상지위 기준으로는 사무직·단순노무직·임시직 비중이 컸습니다.
전문가나 기술이 있는 고학력자는 일자리를 잃어도 비경제활동인구로 빠지지 않고 구직시장에서 실업자가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아예 구직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더불어 경력 중심의 채용이 확대되는 것 역시 고용지표 부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대다수 기업들이 공채 대신 신입보다 경력직을 선호하면서, 상대적으로 사회에 첫 진출하는 청년들이 경력쌓기 차원에서 단기·일시적인 일자리를 선택하는 경우가 늘어났다는 얘기입니다.
결국 양질의 일자리 부족 등이 청년·고학력자 중심의 비경제활동인구 증가세를 부추겼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관련해 전문가들은 “고학력자 중심의 비경제활동인구 증가세는, 저학력자에 비해 고학력자의 일자리 미스매치가 심하고 그들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걸 뜻한다”라고 해석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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