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역사상 최고의 외인 에이스가 떠나던 날, 하늘도, 켈리도, 팬들도, 동료들도 모두 울었다
남정훈 2024. 7. 21.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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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부터 LG에서 뛰며 6년간 팀 역사상 최고의 외국인 투수로 활약한 케이시 켈리가 눈물바다 속에 KBO리그를 떠났다.
켈리는 LG 구단 역사상 최장 외국인 투수로 2019년부터 올해까지 6시즌 163경기에 등판해 898.1이닝을 던져 73승46패 평균자책점 3.25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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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부터 LG에서 뛰며 6년간 팀 역사상 최고의 외국인 투수로 활약한 케이시 켈리가 눈물바다 속에 KBO리그를 떠났다.
켈리는 지난 20일 서울 잠실 두산전에 선발 등판했다. 이미 LG가 켈리를 대신할 새 외국인 투수로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29·베네수엘라)와의 계약을 마친 상황이었다. 염경엽 감독은 6년간 LG를 위해 헌신한 켈리에게 팬들과 마지막을 마운드에서 이별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로 하고, 이날 선발 등판 여부를 켈리에게 맡겼다. 이별이 결정된 상황에서도 켈리는 프로페셔널한 마인드로 ‘마지막 경기를 던지고 싶다’며 선발 등판을 자원했다.
이미 예정된 이별에도 마운드에 오른 켈리는 2.2이닝 2피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LG 타선도 1회 오스틴과 문보경의 백투백 홈런 등 경기 초반부터 폭발하며 6-0으로 앞서 나가며 켈리는 고별전에서 승리투수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하늘은 켈리에게 승리를 허용하지 않았다. 폭우로 인해 경기 시작 50분 만에 경기는 중단됐고, 1시간39분을 더 기다렸지만, 심판진은 비가 그치지 않자 노게임을 선언했다.
이후 잠실 내야 그라운드에는 LG 유니폼 상의를 본뜬 대형 현수막으로 뒤덮였다. 등번호는 3번, 켈리의 이름이 적힌 유니폼 현수막이었다. 이어진 고별식에서 켈리는 눈물을 쏟으며 100분 간의 경기 중단에도 경기장을 지켜준 팬들에게 큰 절을 올렸다. 동료들의 헹가래를 받은 켈리는 함께 울어준 팀 동료 한 명, 한 명과 진하게 포옹했다.
켈리는 LG 구단 역사상 최장 외국인 투수로 2019년부터 올해까지 6시즌 163경기에 등판해 898.1이닝을 던져 73승46패 평균자책점 3.25를 기록했다. LG 구단 역대 외국인 투수 최다승이자 KBO리그 전체를 통틀어도 최다승 공동 4위다. LG의 국내 투수를 다 합쳐도 통산 다승 4위일 정도로 LG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투수다. 특히, 지난해 한국시리즈 1,5차전 선발투수로 나서 1승 평균자책점 1.59로 맹활약하며 LG의 29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다만 6년차인 올 시즌 5승8패 평균자책점 4.51로 부진하자 한국시리즈 2연패를 노리는 LG는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켈리를 방출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켈리는 “한국에서 지낸 5년 반이라는 시간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마지막 경기에 궂은 날씨에도 팬 여러분이 남아주셔서 가슴 한 구석에 특별하게 남을 것”이라면서 “지난해 한국시리즈 5차전이 가장 특별한 경기다. 29년 만의 우승하는 경기의 승리투수가 될 수 있어 영광이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야구 선수이기 전에 인간 켈리로 기억해줬으면 좋겠다. 처음에는 한국의 팬심을 잘 이해하지 못하다가 이후 감명을 받았고 경기에 나갈 때마다 최선을 다했다. 팀을 위해 많이 희생한 최고의 팀 플레이어로 기억됐으면 좋겠다. 야구를 잘했던 선수로도 기억되고 싶다. LG는 마음 한쪽에 특별함으로 남아있는 존재다. 앞으로도 계속 응원하겠다”고 덧붙였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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