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신는 레인부츠, 여자가 입는 축구 유니폼…여름철 뜨는 젠더리스 패션

정서영 기자 2024. 7. 21.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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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직에 종사하는 남성 직장인 김모 씨(31)는 지난달 검은 레인부츠를 구매해 업무용 신발로 사용하고 있다.

몇 년 전부터 이어진 젠더리스 패션 유행에 더해 여름 날씨에 지친 남녀 모두 같은 시즌 아이템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축구계 여풍(女風)으로 기능성과 디자인을 모두 갖춘 축구 유니폼이 여름철 패션 아이템으로 각광받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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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 홈페이지 캡처
영업직에 종사하는 남성 직장인 김모 씨(31)는 지난달 검은 레인부츠를 구매해 업무용 신발로 사용하고 있다. 업무 특성 상 항상 정장을 입고 외근을 다니는데 최근 장마가 이어지며 구두 대용으로 레인부츠를 구매했다. 김 씨는 “레인부츠와 구두와 느낌이 비슷해 기능과 심미 모두 만족한다”고 말했다.

여름철 장마와 더위가 번갈아 이어지며 성별을 넘나드는 혹서기 패션 아이템이 인기를 끌고 있다. 몇 년 전부터 이어진 젠더리스 패션 유행에 더해 여름 날씨에 지친 남녀 모두 같은 시즌 아이템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과거 남성들이 주로 입던 스포츠 의류도 축구를 중심으로 여성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여성들의 전유물로 꼽히던 레인부츠와 양산은 여름철 젠더리스의 대표 아이템으로 꼽힌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빈폴액세서리는 최근 2030층을 주 타깃으로 삼아 레인부츠와 양산으로 구성된 ‘애니웨어’ 시리즈를 발매했다. 블랙, 카키, 베이지 등 어느 성별이나 무난하게 착용할 수 있는 컬러로 배치했다.

삼성물산에 따르면 레인부츠와 양산 모두 남성의 구매비율은 누적 매출의 20%를 넘겼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출시 이후 월 매출에서 남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늘고 있다”며 “‘여름철 날씨엔 남녀없다’는 인식이 구매에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포츠웨어도 성별을 넘어선 패션 아이템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남녀 전반 운동 문화가 발전하고 기능성과 디자인을 모두 갖춘 스포츠웨어의 장점이 주목받았기 때문이다.

실제 스포츠웨어 브랜드들은 일찌감치 다양한 브랜드들과 협업하는 방식으로 젠더리스 스포츠웨어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휠라는 올해 스트리트웨어 브랜드 ‘에리즈’와 협업해 젠더리스 디자인을 강조한 테니스 웨어 느낌의 컬렉션 ‘휠라X에리즈’를 선보였다. 리복도 지난해 하반기(7~12월) 테니스 코트화와 스니커즈를 테마로 한 운동화 ‘클럽C 85’를 발매한 바 있다.

이에 더해 여성 풋살 열풍이 불며 축구 유니폼도 인기를 끌고 있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협회에 등록된 동호인축구 여성 선수는 3855명으로 2019년 12월 3190명 대비 20.9% 늘었다. 축구에 대한 여성들의 전반적인 관심사가 늘며 유니폼도 함께 수혜를 받고 있다.

무신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축구 유니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4% 늘었으며, 이 중 인기 상품인 대구FC 유니폼의 여성 소비자 비중은 40%에 달했다. 무신사 관계자는 “축구계 여풍(女風)으로 기능성과 디자인을 모두 갖춘 축구 유니폼이 여름철 패션 아이템으로 각광받고 있다”고 했다.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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