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23.63 이 숫자 실화? 고우석, 메이저리그 도전 희망 사라져간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one.2@maekyung.com) 2024. 7. 21.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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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A 23.63.

한국을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였던 고우석이 메이저리그도 트리플A도 아닌 더블A에서 기록하고 있는 평균자책 기록이다. 좀처럼 믿기 힘들 정도의 부진 속에 메이저리그 도전 희망도 사라져가고 있다.

고우석은 21일(한국시간) 마이애미 말린스 산하 더블A팀 펜사콜라 블루 와후스 소속으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산하 더블A팀 미시시피 브레이브스와의 홈경기서 0-2로 뒤진 9회 초 등판해 0.2이닝 4피안타 1탈삼진 3실점을 하고 강판됐다.

1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서 내려온 고우석의 평균자책은 무려 23.63까지 치솟았다. 더블 A로 내려온 이후 3경기서 2.2이닝 8피안타(1홈런) 3볼넷 4탈삼진 8실점(7자책)으로 거의 매 경기 난타를 당하고 있다.

고우석이 더블A에서도 난타를 당하고 있다. 사진= MK스포츠 DB
이날 역시 고우석은 상대 4번 타자에게 우전 안타를 맞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상대 주자의 2루 도루 성공으로 주자를 무사 2루에 보낸 이후 후속 타자에게 다시 우전 안타를 내줬다.

무사 1,3루의 계속된 위기서 다시 주자 도루를 허용해 2,3루에 몰린 고우석은 후속 타자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한숨을 돌리는 듯 했다. 하지만 7번 타자 세바스티안 리베로에게 적시타를 맞고 2실점을 했다.

1사 2루 계속된 위기서도 깔끔하게 마무리를 하지 못한 고우석이었다. 8번 타자를 땅볼로 처리한 이후 2사 3루서 다시 우측 방면의 1타점 적시 2루타를 맞았다. 후속 타석에서 2루수의 추가 실책 마저 나오면서 고우석은 2사 1,3루 상황에서 마운드서 내려와야 했다.

고우석이 더블A로 강등 당한 이후 여러모로 적응이 쉽지 않아 보이는 모습이다. 이날 경기 내용적인 면에서도 위기서 타자를 이겨내지 못하는 등, KBO리그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을 보였다.

더블A로 이동한 이후 3경기서 보여준 모습만 놓고보면 사실상 여러모로 많이 지친듯한 양상도 보인다.

고우석의 미국 도전이 쉽지않다. 사진= MK스포츠 DB
2022년 61경기서 4승 2패 42세이브 평균자책 1.48을 기록하며 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거듭난 고우석은 지난해 부상 등에 시달리며 3승 8패 15세이브 평균자책 3.68로 다소 부진했다. 하지만 이후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 2년 450만 달러, 추가로 1년 옵션까지 최대 3년 940만 달러까지 늘어날 수 있는 계약을 맺으면서 마무리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스프링캠프와 연습경기, 한국에서 치른 서울시리즈 등에서 부진한 끝에 개막전 로스터에 포함되지 못했다.

그리고 고우석은 현재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단 1구도 던져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샌디에이고 더블A에서 시즌을 시작한 이후에는 다소 기복은 있었다. 10경기서 평균자책 4.38로 인상적인 성적과 내용을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지난 5월 초 마이애미 말린스로 트레이드 됐다.

충격적인 결과였지만 마이애미가 당시 메이저리그 최악의 팀 가운데 하나로 꼽힐 정도로 전력이 약했기에 이른 콜업이 예상됐다. 마이애미도 트리플A에서 고우석을 기용하면서 즉시 전력으로 활용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고우석은 이후에도 계속해서 부진했다. 결국 지난 5월 30일 마이애미에서 양도지명(DFA) 처리된 뒤, 마이너리그로 이관됐고 40인 로스터에서도 빠지게 됐다. 양도지명이 된 이후 3일이 지나서도 고우석을 데려가려는 팀은 없었고 자유계약선수(FA)가 되는 대신에 마이애미 마이너리그에서 도전을 이어가는 길을 택했다.

사진=천정환 기자
하지만 고우석은 2022년 최고 구속 98마일(157km)에 이르렀던 구위를 회복하지 못했고, 오히려 평균 구속이 90마일대 초반, 최고구속이 93~4마일(149.6km~151.3km) 내외에 그치며 좀처럼 반등의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결국 고우석은 마이애미 트리플A에서도 평균자책 4.29로 부진한 성적에 그친 끝에 지난 11일 더블A로 강등됐다. 더블A로 강등된 이후에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메이저리그로 승격하기 위한 도전을 이어가겠다는 포부를 전하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3경기 난타를 당하면서 무너지는 듯한 모습이다.

7월 중순을 넘어 후반기가 시작된 메이저리그에서 현재 고우석의 성적이나 보여준 구위로 빅리그 콜업을 노리긴 매우 쉽지 않은 상황이다.

KBO리그에서 찬란하게 빛났던 재능과 능력이 현재의 모습과 너무나 다르기에 그를 지켜보는 팬들의 마음도 안타까움이 더 커져가는 상황이다.

현실적으로 메이저리그 꿈이 점점 사라져가고 있는 고우석이 향후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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