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치금 이자 받고, 과세는 미뤄지고…국내 코인 투자자 '봄날' 맞나

코인 거래소들, 이용료율 출혈 경쟁으로 원화 예치금에 최대 2.5% 이자 지급
가상자산 과세 유예에도 무게 실려…코인 투자자 거래 환경 개선 전망

암호화폐인 비트코인 ⓒ AFP=뉴스1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이하 이용자보호법)'이 지난 19일부터 시행되면서 국내 코인 투자자들은 거래소로부터 '이자' 성격의 예치금 이용료를 받게 됐다. 이에 더해 내년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과세까지 '유예' 쪽으로 무게가 실리면서 국내 가상자산 투자 환경이 보다 나아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1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국내 거래소를 이용하는 가상자산 투자자들은 지난 19일부터 거래소 내 보유 중인 원화 예치금에 대한 이용료(이자)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코빗을 제외한 거래소들이 분기마다 이용료를 지급하므로 대부분 투자자들은 오는 10월 첫 이용료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단, 그 전에 거래소를 탈퇴할 경우 탈퇴 전날까지의 이용료를 받을 수 있다.

거래소들 간 이용료율 경쟁으로 지급받는 이용료 금액도 예상보다 클 전망이다. 지난 19일 밤부터 20일 새벽까지 업비트, 빗썸, 코빗 등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경쟁사에 맞춰 이용료율을 실시간으로 상향 조정하며 경쟁했다. 그 결과 업비트 2.1%, 빗썸 2.2%, 코빗 2.5% 등 당초 예상보다 비교적 높은 이용료율을 공지했다.

이는 거래소들이 마진을 일부 포기하면서까지 내세운 이용료율이다. 예를 들어 코빗은 고객의 원화 예치금을 환매조건부채권(RP)으로 구성된 수시입출식특정금전신탁(MMT)으로 운용한다고 밝혔는데, 코빗의 제휴 은행인 신한은행의 RP 수익률은 통상 3%대다. 여기서 2.5%를 고객에게 돌려주고 나면 사실상 코빗이 가지는 금액은 매우 적을 전망이다. 대신 투자자들은 그만큼 혜택을 누리게 된다.

이처럼 투자자들이 이용료를 받게 된 데 더해, 내년부터 시행 예정이었던 가상자산 과세가 유예될 것이란 전망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국내 가상자산 투자 환경이 개선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인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4일 가상자산 소득에 대한 과세를 3년 유예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가상자산 소득 과세 시행일을 내년 1월에서 2028년 1월로 3년 늦추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현재 소득세법에 따르면 내년 1월 1일부터 가상자산 투자로 수익을 낼 경우, 기본 공제 금액 250만 원을 제외한 나머지 소득에 20%의 세율이 부과된다. 이 역시 당초 2022년 1월 시행 예정이었던 과세가 2023년, 2025년 시행으로 두 차례나 유예된 결과였다.

정부가 이 같은 유예안에 공감할 경우, 이달 말 발표될 세법개정안에 관련 내용이 실릴 전망이다. 이번에 한 번 더 유예된다면 가상자산 투자자들은 그만큼 수익을 온전히 가져갈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된다.

국내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거래소 이용료율의 경우 CMA에 비해선 수익률이 낮지만, 토스 등 몇몇 은행의 파킹통장에 비해선 수익률이 높은 수준"이라며 "여기에 가상자산 과세까지 미뤄질 경우 코인 투자자들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이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hyun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