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사퇴할라"…조심하는 트럼프 캠프 '해리스 겨냥' 광고 준비
미국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대선 캠프가 조 바이든 대통령(민주당)의 후보 사퇴에 대비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초점을 맞춘 광고를 준비하고 있다. 민주당 대선 후보 자리를 대신할 인사로 해리스를 가장 유력하게 보고 선거 전략 재편에 나선 것. 한편 바이든 대통령이 완주 의지를 다시 드러낸 가운데, 민주당 내 사퇴 목소리도 늘고 대안 마련 방식 논의도 이뤄지고 있다.
21일 뉴욕타임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선거 캠프가 해리스를 공격하기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고 전했다. 부통령이 되기 전 캘리포니아주 민주당 상원의원 시절을 포함해 해리스의 경력에서 꼬투리 잡을 부분을 찾아 관련 광고도 별도로 준비한다.
트럼프 캠프는 이미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조사 자료를 준비했고 바이든이 후보에서 물러날 경우 후보가 될 수 있는 다른 민주당원들에 대한 비슷한 문서도 만들었다. 그러나 현재로선 조사는 해리스 부통령에게 집중돼 있다. 최근엔 해리스의 취약점을 묻는 자체 여론조사까지 실시했다고 한다.
트럼프로서는 상대 후보가 바뀌지 않는 게 지금의 여세를 몰아가는 데 수월하다. 첫 대선 후보 TV 토론부터 시작해 유세장 피격 사건은 트럼프를 대선 가도에서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고 있다. 바이든 비난 광고를 쏟아붓던 공화당은 최근 바이든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고 '후보 바이든'이 자리를 지킬 수 있게 가급적 잡음을 내지 않고 있다.
바이든이 사퇴하면 공화당 입장에서도 대선 판도 자체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바뀐다. 다만 만약 민주당이 해리스가 아닌 다른 후보를 택할 경우 민주당 내 분열이 심화되고 흑인 유권자 기반이 소외될 수 있어 공화당은 민주당이 후보를 바꾼다면 결국 해리스를 쓸 수밖에 없다고 가정한다.
해리스가 후보가 되면 '최초의 흑인 여성 대통령' 타이틀을 놓고 싸울 수 있어 모양새도 갖춰진다. 한 마디로 새로운 역사다. 트럼프 캠프는 이에 따라 해리스의 잠재적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여겨지는 민주당 주지사들의 기록도 조사하고 있다. 트럼프 캠프가 경합주 중 가장 집중하고 있는 펜실베이니아주 주지사 조쉬 샤피로에 특히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해리스는 트럼프가 유색인종 표를 얻는 데 있어 바이든보다는 확실히 난이도가 높은 상대다. 전직 전국 공화당 상원의원 위원회 보좌관 리엄 도노반은 "역사를 만든(해리스는 이미 최초 흑인 여성 부통령이다) 또다른 후보와 맞서는 것은 흑인 유권자들 사이에서 역사적인 이득을 거두기를 바라는 캠페인에 새로운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검사였던 해리스의 경력도 트럼프로서는 상대하기 까다로운 면이 된다. 트럼프는 지난 1일 연방대법원이 전직 대통령의 재임 중 행위에 대한 형사 면책 특권을 넓게 인정하는 결정을 내려 최대 고민이던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해리스 부통령의 캠페인 대변인인 브라이언 팰런은 "전 지방검사이자 법무장관으로서 그녀는 경력 내내 트럼프와 같은 사기꾼과 범죄자에 맞섰다"며 "트럼프의 거짓말이 해리스가 이 경쟁에서 가장 큰 문제에 대해 그를 상대로 소송을 계속하는 걸 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낙태권 등 특정 이슈에서도 해리스의 메시지 전달력이 바이든보다 강할 수 있다. 공화당은 국경 문제 등 민심을 잃은 바이든 정부 정책에 대한 모든 비난을 부통령인 그녀에게 쏟아붓겠다는 계획이다. 공화당 전국위원회는 민주당 후보 지명에 대한 변화 여부를 예의주시하면서 바이든 캠페인 자금의 이전 및 사용과 관련된 소송 등 법적인 문제 제기 가능성까지 이미 열어두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 사퇴론이 확대되는 가운데 대안 후보 지명 방식을 놓고 승계가 아닌 경선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바이든이 해리스를 지목하는 방식으로는 불리해진 선거 판세를 뒤집기 어렵다는 것이다. 민주당 원로인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은 캘리포니아 하원의원들에게 국민 참여식 예비선거(프라이머리)를 실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당원뿐 아니라 일반 유권자들에게 투표권을 줘 백지 상태에서 후보를 다시 선출하자는 아이디어다. 대선까지 3개월 반가량밖에 남지 않았고 전당대회도 다음 달 19일부터 시작이어서 시간이 많지 않다.
당 소속 의원들의 '바이든 사퇴' 요구도 늘고 있다. NBC는 미국 기준 20일 낮 기준으로 36명의 민주당 의원들(하원 32명, 상원 4명)이 후보직 사퇴를 공식 요구했다고 전했다. 다만 이날 현지 언론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2016년 대선후보) 부부는 사적으로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토요일인 19일 코로나19로 인한 자가격리 중에 새로운 주에 선거 유세에 복귀하겠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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