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반도체 생산공장 하나에 20조 원‥세제혜택만으론 역부족"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첨단 반도체 팹(생산공장) 하나를 건설하는 데 20조 원가량이 든다며 "세제 혜택 형태만으로는 지금 상황이 잘 감당이 안 되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최 회장은 지난 19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대한상의 제주포럼을 계기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반도체 설비투자에 관해 "아무리 돈을 벌어도 번 돈보다 더 투자해야 한다"면서 미국, 일본처럼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최 회장은 "시장에서 계속 업그레이드를 요구하니 설비투자를 해서 공장을 늘려서 지어야 한다"며 "최근 팹 하나를 지을 때 투입되는 비용이 저희가 대충 계산하는 게 20조 원"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고대역폭 메모리(HBM) 경우는 쌓아 올리는 구조를 만들어내야 하니까 더 많이 든다"며 "이러다 보니까 세제 혜택 형태만으로는 잘 감당이 안 되는 문제가 존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그는 "팹에 20조 원을 투자하면 그걸로 끝나는 게 아니라 반도체산업이 상당히 커서 공급망 안에서 일어나는 경제 임팩트가 엄청나게 크다"며 "지금 아무리 돈을 벌어도 번 돈보다 더 투자해야 하는 게 문제"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그래서 정부에서도 뭔가를 해 주셔야 하는데, `알아서 혼자 하라`라고 하는 게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 들어가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최근 재계에서 국회에 의견을 많이 내는 상속세 개편과 관련해서는 기업별 상황에 맞춘 섬세한 제도, 즉 `디테일`이 필요하다고 최 회장은 주문했습니다.

그는 "상속세율이 50%인데 할증이 붙으면 60%이고, 40%로 내린다고 하면 40%가 정답이고 50%는 아니라는 것인가? 그럴 리는 없다"며 "조금 더 디테일이 필요하고, 그 디테일은 어떤 기업이 어떤 프로그램을 갖고 `이렇게 하겠습니다`라고 하면 그걸 받아주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지금 우리나라 법은 그게 없다"며 "그냥 모든 사람은 다 동일하다고 생각해서 `당신이 받는 상속 금액의 몇 퍼센트를 당장 내세요`, 혹은 `5년간 잘라서 낼 수 있도록 합시다` 정도밖에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최 회장은 "고민을 좀 더 해서 가능한 한 기업을 좋게 잘 만들고 경제가 성장하는 방향으로 상속세가 진화할 필요성이 있다"며 "디테일의 연구가 더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소희 기자(so2@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2024/econo/article/6619372_3645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