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병 아닌가?' 긴장은 핑계다, 몸값 2배나 올려주고 두산도 당황…"적응했다 생각했는데"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시간이 조금 걸리는 것 같다. SSG에서 적응을 했다고 생각하는데."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20일 잠실 LG 트윈스전에 앞서 부진한 대체 외국인 시라카와 케이쇼(23)를 이야기했다. 두산은 지난 10일 시라카와에게 총액 400만엔(약 3400만원)을 제안해 대체 외국인 계약을 마쳤다. 기존 외국인 투수 브랜든 와델이 왼어깨 견갑하근 부분 손상 진단을 받고 6주 이상 진단을 받으면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두산이 시라카와를 선택한 이유는 KBO리그 경험이 있고, 곧장 실전 투입이 가능해서였다. 시라카와는 지난 5월 SSG 랜더스와 KBO리그 최초로 대체 외국인 계약을 해 눈길을 끌었다. SSG에서 받은 금액은 총액 180만엔(약 1500만원)이었다.
SSG는 일본 독립리그 에이스 출신 유망주인 시라카와를 영입하는 모험을 했는데, 최소 비용으로 최고의 성과를 얻었다. 시라카와는 SSG 소속으로 5경기에 선발 등판해 2승2패, 23이닝, 평균자책점 5.09를 기록했다. 지난달 7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1⅓이닝 8실점(7자책점)으로 한 차례 크게 무너져 평균자책점이 5점대로 높긴 하나 나머지 경기는 모두 5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로 막았다. SSG는 결국 부상에서 회복한 로에니스 엘리아스와 동행하기로 하면서 시라카와를 웨이버 공시했지만, 시라카와는 마지막 순간까지 SSG에 큰 고민을 안겼을 정도로 꽤 높은 평가를 받았다. 두산이 계약 총액을 2배 이상 올려준 것도 SSG에서 공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산에 와서는 전혀 SSG에서 보여줬던 기량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시라카와는 두산에서 뛴 2경기에서 승패 없이 6⅔이닝, 평균자책점 9.45에 그쳤다. 지난 13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데뷔할 때는 수비 실책이 겹치는 불운이 있긴 했으나 4사구가 너무도 많았다. 3⅔이닝 3피안타 6볼넷 3탈삼진 4실점(2자책점)에 그쳤다. 19일 잠실 LG전에서는 3이닝 4피안타(1피홈런) 4사사구 1탈삼진 5실점에 그쳤다. 직전 경기보다 4사구는 줄였지만, 선발투수로서 최소 5이닝을 끌고 갈 수 있는 투구를 전혀 펼치지 못했다.
시라카와가 두산에 와서 고전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긴장감이 꼽힌다. 시라카와는 일본 독립리그 출신으로 한국에 와서야 처음 프로 무대를 경험했다. 두산이 홈으로 쓰는 잠실야구장은 가득 차면 관중 2만3750명이 들어온다. 시라카와는 두산 소속으로 등판한 2경기 모두 잠실에서 치렀고, 모두 만원 관중을 기록했다. 시라카와는 첫 등판 뒤 "다리가 떨렸다"고 했을 정도로 꽤 긴장했다는 것을 인정했다.
이 감독은 "제구력이 문제인데, 아무래도 구위적인 것보다도 멘탈이 문제가 아닐까 싶다. 아무래도 시라카와가 (프로 무대를) 지금 경험하고 있는 상태인데, 독립리그에서 뛰다 어떻게 보면 이제 프로가 되기 위한 과정이다. KBO리그에서 워낙 많은 관중들 앞에서 던지다 보니까 사실 이런 경험을 해보지 않았다 보니까 적응하는 데 시간이 조금 걸리는 것 같다. SSG에서 적응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괜찮은 것 같다 한번씩 그런다"고 이야기했다.
시라카와가 한국에서 첫 팀이 두산이라면 지금과 같은 긴장감을 납득할 수 있다. 하지만 시라카와는 이미 SSG에서 5경기를 뛰다 온 선수다. 한국에서 이미 7경기를 뛰었는데도 여전히 '긴장감'을 이야기한다면 스스로 자격이 부족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두산은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프로에 데뷔하자마자 마무리투수를 꿰찬 19살 신인 김택연이 뛰는 팀이다. 어린 나이와 경험이 무조건 방패가 될 수는 없다는 뜻이다.
시라카와의 팀 내 입지를 봐도 지금 부진은 심각하다. 시라카와는 6주짜리 단기 계약 선수이지만, 엄연히 외국인 투수다. 외국인 투수라면 선발진에서 최소 2선발은 맡을 수 있는 능력과 멘탈을 갖춰야 한다. 하지만 시라카와의 지금 성적은 냉정히 현재 두산 국내 대체 선발투수들과 별반 차이가 없다. 오히려 최근 5선발 자리에 들어간 최준호(20)가 훨씬 안정적이다. 최준호는 지난 17일 울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6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바꿔 말하면 결국 시라카와도 국내 유망주 투수들과 별반 차이가 없는데, SSG 시절 고평가가 됐다고 볼 수 있다.
두산이 시라카와를 영입한 건 확실한 일본프로야구(NPB) 진출이라는 확실한 꿈이 있어서였다. 시라카와는 두산 유니폼으로 갈아입으면서 "내가 NPB 구단에 입단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독립리그로 돌아가서 잘하는 방법도 있지만, 그것보다 KBO리그에서 조금 더 결과를 낸다면 어필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처럼 KBO리그 마운드에서도 벌벌 떨면 NPB는 오히려 멀어질 수밖에 없다. 냉정히 NPB 투수들의 평균 수준은 KBO리그 투수들을 뛰어넘는다. NPB 입단 진입 장벽이 훨씬 높다고 볼 수 있다. 더는 시라카와에게 긴장감이 부진의 이유가 돼선 안 된다. 프로 무대에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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