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전쟁 포화 속 파리 올림픽 꿈 키우는 팔레스타인 선수 8명…“우리도 인간 메시지, 전 세계에 알리겠다”
가자지구 전쟁 포화 속에도 팔레스타인 선수들의 올림픽 도전 의지는 꺾이지 않는다.
오는 26일 개막하는 2024 파리 올림픽에 팔레스타인 선수 8명이 참가를 확정됐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이후 팔레스타인의 8번째 올림픽 출전이다. 지난 도쿄 올림픽 5명 참가보다 3명 늘었다.
팔레스타인 대표팀 선수단 면면을 보면 태권도, 육상, 수영, 권투, 유도, 사격 등 다양한 종목에 걸쳐 구성됐다. 이 중 태권도 선수 오마르 이스마일은 유일하게 정규 예선을 통과해 올림픽 티켓을 따냈다. 이스마일은 중국 타이안에서 열린 아시아 예선에서 58kg급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다.
나머지 7명 선수들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특별 초청으로 참가 기회를 얻어 올림픽 무대를 밟는다. 800m 육상 선수 라일라 알마스리와 모하메드 드웨다르, 수영의 발레리 타라지(200m 혼영)와 야잔 알바와브(100m 배영), 63kg급 권투의 와심 아부 살, 81kg급 유도의 파레스 바다위, 스키트 사격의 호르헤 안토니오 살헤 등이다.
팔레스타인 올림픽위원회 지브릴 라조우브 위원장은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400여 명 팔레스타인 스포츠 관계자들이 전쟁으로 목숨을 잃거나 다쳤다”고 밝혔다. 2023년 11월 가자지구 자발리아 난민캠프 폭격으로 국가대표 배구선수 이브라힘 쿠사야와 하산 주아이터가 사망한 사실도 전했다.
이런 참혹한 상황 속에서 올림픽 참가는 그 자체로 의미가 크다. 팔레스타인 당국 외교 담당 바르센 아가베키안 장관은 “파리 올림픽에 팔레스타인을 대표해 참가하는 것 자체가 승리”라며 선수들을 격려했다.
수영 선수 야잔 알바와브는 “우리도 인간이라는 것을 세계에 보여주는 소중한 기회”라며 올림픽 참가 의미를 강조했다. 그의 동료 발레리 타라지는 “우리는 개인이 아닌 팔레스타인 전체를 대표한다”고 말하며 책임감을 드러냈다.
다만 IOC의 정치 중립성 규정으로 선수들의 정치적 메시지 전달에는 제한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IOC 헌장 50조에 따르면 “어떤 종류의 시위나 정치적, 종교적, 인종적 선전도 올림픽 장소에서 허용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팔레스타인 올림픽위원회 기술이사 나데르 자유시는 “우리는 동정이 아닌 인정이 필요하다”며 이번 대회에서의 메달 획득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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