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GOAT' 아내도 끝내 폭풍 오열하다 "우리는 완전 충격 받았고 너무 슬퍼" 마지막 인사
LG 켈리가 20일 잠실구장에서 성대한 고별식을 끝으로 한국 무대를 떠났다. 켈리는 20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 등판했으나, 경기는 비로 인해 3회 우천 노게임이 선언됐다.
경기가 취소된 이후 그라운드 한가운데, 켈리의 등번호 3번이 적힌 대형 현수막이 펼쳐졌다. LG 구단이 떠나는 켈리를 예우하기 위해 마련한 고별식이었다. 두산 선수들도 켈리한테 다가와 이별 인사를 건넸다. 이후 LG 팬들은 그때까지 경기장을 떠나지 않은 채 켈리와 뜨거운 석별의 정을 나눴다. 켈리는 펑펑 눈물을 쏟았다. 동료들도 마찬가지였다. LG 팬들도 울었다. 그런 관중들을 향해 켈리는 큰절을 했다. LG 선수들은 켈리를 헹가래 치며 떠나는 길을 배웅했다.
켈리가 등판하는 날마다 잠실구장을 찾으며 응원했던 아내도 고별식에 함께했다. 켈리의 아내는 20일 오후 7시께 잠실구장 현장에서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남편을 향한 애틋한 글을 남기기도 했다. 그는 "정말 믿을 수 없도록 멋진 내 남편에게"라면서 "나는 지금 이 순간 어떤 말을 써야 할지 모르겠다. 우리는 완전 큰 충격을 받았고, 너무나 슬프다"고 입을 열었다.
사실 켈리의 아내는 언급한 대로 방출 소식을 들은 뒤 이미 충격에 빠진 상황이었다. 그래도 켈리는 선발 등판을 자청하며 고별전을 치렀다. 물론 혼자 행동한 건 아니었다. 아내와 함께 이야기를 나눈 뒤 내린 결정이었다. 경기 전 사령탑인 염경엽 LG 감독은 "사실 켈리를 이날 선발로 안 쓰려고 했다. 그래도 우리 팀에서 5년 이상 던져준 투수고, 어떻게 마지막에 잘해주는 게 좋을까에 관해 곰곰이 생각했다. 그래서 켈리한테 이날 선발 등판 여부에 대한 결정권을 줬다. 켈리가 가족들과 상의한다고 한 뒤, 직접 선발로 나서겠다고 이야기해서 던지게 됐다"고 말했다.
켈리의 아내는 "당신이 LG 트윈스에서 마지막으로 공을 던진다는 게 얼마나 많은 감정을 불러일으킬지 잘 안다. 하지만 지난밤에 당신은 그라운드에서 동료들과 마지막으로 함께 경기를 하고 싶다고 그랬지. 당신은 정말로 팀원들을 너무나 사랑한다. 그리고 팬들을 위해서라도 (한 번 더 마운드에 오르는 걸) 더욱 중요하게 생각했다는 걸 알아. 나는 당신을 정말 많이 사랑해"라며 글을 맺었다.
이어 켈리는 구단이 고별 행사를 마련해준 것에 관해 "굉장히 놀라웠다. 그동안 KBO 리그를 뛰면서 이렇게 고별식을 여는 것을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5년 반이라는 시간은 제게 굉장히 특별한 순간이었다. 이런 세리머니는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다. 눈물을 잘 참았는데 고별식이 시작되니까 계속해서 눈물이 그치지를 않았다. 또 날씨도 안 좋았는데, 팬 분들께서 끝까지 기다려주시고 남아주셔서 특별히 가슴 속에 남을 것 같다. 또 이런 행사를 준비해준 프런트와 팀 동료들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인사했다.
켈리는 올해로 KBO 리그 6년 차를 맞이한 LG 구단 최장수 외인이다. 2019년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으며 KBO 리그 무대에 입성한 뒤 올 시즌까지 KBO 리그 통산 163경기에 등판해 73승 46패 평균자책점 3.25로 활약했다. 총 989⅓이닝을 던지는 동안 942피안타(68피홈런) 240볼넷 52몸에 맞는 볼 753탈삼진 403실점(357자책)의 성적을 남겼다. 올 시즌 전까지 특별한 부상 없이 매 시즌 160이닝 이상 투구하며 1선발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2022시즌에는 16승을 올리며 2001년 신윤호 이후 21년 만에 LG 출신 다승왕에 올랐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는 1차전과 5차전에 선발 등판해 1승 무패 평균자책점 1.59로 맹활약,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그렇게 LG 트윈스 역대 최고 외국인 선수(GOAT, Greatest Of All Time)로 활약했던 켈리가 LG 팬들과 작별을 고했다.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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