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라이벌 만나 2이닝 6실점 난타, 그나마 비가 살렸네…‘20승 효자’ 대체 外人 구속이 전부 아니다

김근한 MK스포츠 기자(forevertoss@maekyung.com) 2024. 7. 21.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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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새 외국인 투수 조던 발라조빅이 KBO리그 데뷔 뒤 두 번째 등판을 소화했다. 잠실 라이벌 LG 트윈스를 만난 두 번째 등판에서 발라조빅은 2이닝 6실점으로 난타당하면서 무너졌다. 그나마 거세진 비로 우천 노게임이 선언되면서 아쉬운 투구 내용을 보여준 발라조빅을 살렸다.

발라조빅은 7월 20일 잠실 LG전에서 선발 등판해 2이닝 6실점으로 부진했다.

‘20승 효자’ 라울 알칸타라 대체자로 팀에 합류한 발라조빅은 14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데뷔전을 치러 4.2이닝 1피안타 6탈삼진 4볼넷 1실점을 기록했다. 예상했던 투구수 80구보다 훨씬 많은 공을 던지면서 승리 투수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이날 발라조빅은 총 93구를 던진 가운데 스트라이크 56개를 기록했다. 발라조빅은 최고 구속 156km/h 속구(41개)를 중심으로 슬라이더(27개), 커브(14개), 스플리터(11개)를 활용했다.

사진=두산 베어스
사진=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은 발라조빅 데뷔전에 대해 “80구를 넘어갔을 때 교체를 했어야 했는데 4회까지 투구 내용이 좋았고 5회 아웃 카운트가 하나 남았다 보니까 승리 투수 욕심이 있었던 듯싶다. 5회 구위가 확 떨어진 느낌이 있어 좋은 기분 속에 마무리하게 해주려고 했는데 선수 본인이 기가 들어가 있다면서 한 번 해보겠다고 하더라. 5회를 다 못 끝냈지만, 굉장히 인상적인 첫 투구였다”라고 높게 평가했다.

발라조빅은 196cm 장신 높이에서 나오는 역동적인 오버핸드 투구 자세로 상대 타자들을 압도하기도 했다. 발라조빅을 상대한 삼성 베테랑 타자 강민호는 “처음 만나서 힘들었다기보다는 구위 자체가 뛰어났다. 인간이 아니라 피칭 머신에서 공이 날아오는 느낌이었다”라며 혀를 내둘렀다.

이 감독은 “속구뿐만 아니라 변화구까지 구속이 높은 편이더라. 외국인 투수 치고 제구도 굉장히 좋았다. 또 얌전한 투구 폼보다는 타자들이 봤을 때 생소할 수밖에 없는 투구 폼이었다. 타이밍을 맞추기 까다로운 느낌”이라며 고갤 끄덕였다.

첫 등판부터 예정됐던 투구 수인 80구를 넘어 93구까지 던진 발라조빅은 20일 등판에선 90구 이상을 충분히 던질 계획이었다.

이 감독은 “올 시즌 60구 이상 던진 적이 없어서 몸 상태를 조금 지켜봐야 할 듯싶다. 그래도 90구를 넘겼기에 다음 등판 투구 수에는 문제가 없지 않을까. 선수 본인도 크게 체력이 떨어진 느낌은 없다고 말한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발라조빅은 두 번째 등판에서 한계 투구수 고민이 무색해질 정도로 초반부터 무너지기 시작했다. 발라조빅은 20일 등판에서 1회 말 오스틴 딘에게 선제 2점 홈런을 맞은 뒤 후속타자 문보경에게도 백투백 홈런을 내줬다. 각각 속구와 커브를 공략당했다.

2회 말에도 발라조빅은 박해민에게 안타, 신민재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위기를 자초했다. 이어 2루수 강승호가 후속타자 홍창기의 타구를 포구 실책으로 범해 만루 위기가 계속 됐다. 결국, 발라조빅은 오지환과 오스틴에게 적시타를 맞으면서 실점을 ‘6점’으로 늘렸다.

그나마 발라조빅은 3회 초부터 내린 비로 우천 노게임이 선언되면서 이날 2이닝 6실점 기록을 지울 수 있었다. 하지만, 경기 초반부터 상대 타자들을 압도하지 못한 발라조빅의 투구 내용은 두산 벤치에게 또 다른 고민을 안길 수밖에 없다. ‘20승 효자’ 알칸타라 대체자다운 투구는 곧 ‘1선발’다운 위압감을 뜻한다. 그래야 발라조빅에 달린 물음표를 뗄 수 있다.

150km/h 중반대 구속이 전부는 아니다. 숫자가 높아도 치기 좋은 속구라면 최근 전반적인 타격 기술이 향상된 KBO리그에 통하지 않는 게 현실이다. 발라조빅에게 조금 더 정교한 커맨드와 더불어 볼 배합에 대한 고민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제 두산 구단과 벤치도 KBO리그 적응을 기다릴 여유가 없다. 과연 발라조빅이 세 번째 등판에선 알칸타라 대체자다운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두산 베어스
[김근한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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