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 처리도, 충원도 못해" 진퇴양난 광주 지역 전공의 수련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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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지역 주요 병원들이 의대 증원 반발로 이탈한 전공의들의 사직서 수리를 잠정 연기하고 하반기 수련 전공의 모집 정원을 확정·제출했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현재 전남대병원은 진료 일선을 이탈한 전공의 231명의 사직서 수리를 보류한 채 수련평가위에 올 하반기 모집 정원으로 레지던트 28명만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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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귀 설득에 집중, 올 하반기 모집도 결원 위주 최소 신청
1년간 전공의 수련 '올스탑' 우려…"진퇴양난, 특단 대책을"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광주 지역 주요 병원들이 의대 증원 반발로 이탈한 전공의들의 사직서 수리를 잠정 연기하고 하반기 수련 전공의 모집 정원을 확정·제출했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21일 의료계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22일부터 각 수련 병원이 수련환경평가위원회(수련평가위)에 제출·신청한 올 하반기 전공의 정원에 따라 모집 절차에 나선다.
이달 말까지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하고 다음 달부터는 각 수련 병원 단위로 필기·실기 시험을 치를 예정이다. 최종 합격하면 하반기 수련 일정이 9월 1일부터 시작된다.
현재 전남대병원은 진료 일선을 이탈한 전공의 231명의 사직서 수리를 보류한 채 수련평가위에 올 하반기 모집 정원으로 레지던트 28명만 신청했다.
조선대병원 역시 임용을 포기한 인턴을 제외한 레지던트 100여 명의 사직서 처리를 잠정 보류키로 했다.
올 하반기 전공의 모집 정원은 인턴 36명·레지던트 4명으로 확정, 수련 평가위에 제출한 상태다.
2차 의료기관이지만 수련 제도를 운영 중인 광주기독병원도 사직서를 낸 전공의 19명 중 1명만 사직 처리했다. 수련평가위에는 하반기 모집 전공의 정원으로 4명을 신청했다.
이들 병원 모두 하반기 모집 정원은 이미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와는 무관하며 이미 정원 미달인 일부 진료과에 한해 수련 전공의를 충원한다고 설명했다.
이탈 전공의 대다수가 복귀도, 사직도 거부한 채 현원만 차지한 상황에서도 복귀 가능성을 열어놓은 셈이다.
의정 갈등 장기화 국면이 지속된다면 신규 충원도 여의치 않은 만큼, 이탈 전공의의 복귀 설득에 매진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이라는 판단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부가 하반기 모집에 권역별 지원 제한조차 해제하면서 현 소속 전공의들의 사직서를 수리하면 '빅5' 병원으로 대표되는 수도권으로의 의료 인재 유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만약 사직 처리를 하면 해당 전공의들은 다음 달까지 수련 재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올해 하반기 모집에는 특례가 적용돼 기존 연차·과목으로 응시가 가능한 데다, 정부 방침 변화로 수련 환경이 좋은 수도권 병원으로 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고육지책'으로 이탈 전공의 사직 처리는 그대로 둔 채, 정원이 겹치지 않는 선에서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하반기 전공의 모집 전망마저 밝지 만은 않다. 전공의 단체는 물론이고 의료계 전반에서 의대 증원 반발이 사그라들지 않은 상황에서 획기적인 계기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6개월째 일선을 떠난 전공의들이 돌아오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하반기 전공의 모집도 미달에 그칠 경우 올해 1년은 사실상 전공의 수련 체계가 '올스탑'되고 결국엔 지역 의료 인력 태부족만 심화될 수도 있다는 비관도 나온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지역 수련병원 입장에선 '진퇴양난'이다. 사직서를 수리하면 정부가 일종의 유인책으로 '권역별 모집 제한'을 두지 않은 탓에 소속 전공의들이 여건이 보다 좋은 병원으로 향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불확실한 복귀 가능성에 희망을 걸고 사직 처리 없이 하반기 모집까지 줄인 상황에서 충원이 안 된다면 병원 과부하는 악화될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전공의들의 반발 기류를 감안하면 사직서 수리 여부와 무관하게 어느 수련병원으로도 돌아오지 않을 가능성이 더 크다"면서 "이미 대학병원 단위에서 해결할 수 있는 선을 넘은 고착화된 의정 갈등인 만큼, 전공의 복귀를 유도할 특단의 대책이 없다면 후유증만 깊게 남을 것이다"고 우려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wisdom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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