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미국 보조금 줄면 우리도 투자 다시 생각하겠다"

이현주 기자 2024. 7. 2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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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겸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장은 인공지능(AI) 시대에 각광받는 고대역폭메모리(HBM) 투자에 대해 "쉽지 않은 이야기"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하이닉스가 지금 상황이 좋은 점도 있지만 HBM을 우리가 많이 만든다고 하는데 HBM 투자가 어찌 보면 비싼 투자"라며 "솔직히 이걸 계속 더 투자하는 게 쉽지 않은 얘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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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포럼 기자간담회서 솔직한 발언
"HBM, 돈 많이 들어…정부 지원 필요"
"美 반도체 보조금 줄면 우리도 다시 생각"
[제주=뉴시스]최태원 SK그룹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9일 제주에서 열린 제47회 대한상의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대한상의) 2024.07.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제주=뉴시스]이현주 기자 = 최태원 SK그룹 겸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장은 인공지능(AI) 시대에 각광받는 고대역폭메모리(HBM) 투자에 대해 "쉽지 않은 이야기"라고 말했다. HBM도 전기차 캐즘(대중화 이전 일시적 수요 급감)처럼 수요가 언제라도 감소할 수 있다는 입장도 내놓았다.

최 회장은 19일 오후 제주에서 열린 제47회 대한상의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아무리 돈을 벌어도 번 돈보다 더 투자를 해야 되는 게 우리의 문제"라며 이같이 밝혔다.

현재 SK하이닉스는 글로벌 시장에서 HBM 점유율 1위를 달성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특히 AI칩 시장을 독식하고 있는 엔비디아에 관련 제품을 가장 많이 납품하는 등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최 회장은 "과거에는 효율적인 칩을 만드는, 반도체 집적도를 높이는 걸 연구개발(R&D)을 통해 해결할 수 있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집적도를 올리는 데 한계에 부딪힌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장에서는 계속 업그레이드를 요구해 우리는 설비투자를 더해서 공장을 늘려 지어야 한다"며 "그런데 공장 하나 짓는데 대충 계산해도 20조원을 투자해야 한다. HBM의 경우 돈이 더 많이 들어간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일본, 미국 등 주요 국가들이 반도체 설비 투자를 지원하는 상황을 언급하며, "그래야 자기네 나라에 와서 공장을 만들지 않나. 우리나라도 이걸 따라갈 수밖에 없다"소 밝혔다. 그는 "정부가 뭘 해줘야 한다. 그걸 안 하고 '알아서 혼자 해라' 하면 상당히 어려운 지경에 들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기차 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캐즘 현상이 HBM에서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았다.

최 회장은 "하이닉스가 지금 상황이 좋은 점도 있지만 HBM을 우리가 많이 만든다고 하는데 HBM 투자가 어찌 보면 비싼 투자"라며 "솔직히 이걸 계속 더 투자하는 게 쉽지 않은 얘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잘 팔려서 좋고, 행복한 고민일 수도 있겠지만 솔직히 투자가 너무 과격하고 많이 들어간다"며 "이러다 캐즘이 일어나면, 배터리에서 일어났던 일과 똑같은 상황이 안 일어난다는 법이 없는데, 이걸 잘 넘어갈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제주=뉴시스]최태원 SK그룹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9일 제주에서 열린 제47회 대한상의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대한상의) 2024.07.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 대선 관련 질문에는 "누가 대통령에 되든지 중국에 대한 정책은 별로 바뀌지 않을 것 같다"며 "반면 환경 측면에서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최 회장은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미국 경제를 부스트하는 데는 더 좋을 수 있다"며 "반면 경제에서는 불확실성 보다는 안정성이 더 좋다고 하는데, 트럼프가 들어오면 불확실성이 증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트럼프 당선 시 미 정부 반도체 보조금이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서는 "AI에 관계된 시장은 미국이 제일 크고 앞으로도 주도해 나갈 것"이라며 "그건 트럼프가 당선된다고 해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대적으로 우리는 미국 반도체에 대한 투자는 그렇게 크지 않아 큰 리스크가 있다고 볼 수 없다"며 "아직 완전히 다 결정된 것도 아니고, 보조금을 안 준다면 우리도 다시 생각해 볼 문제"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lovelypsych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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