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아들과 어깨동무 사진 화제 된 최태원 "기사화돼 놀랐다. 책임감 느껴"
"美 대선 누가 되든 대중국 정책은 비슷"
두 에너지 회사가 힘을 합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에너지 문제를 풀 수 있는 회사가 되면 상당히 (AI산업에서 주도권을 가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서였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의 회장
최태원 SK그룹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을 결정한 이유를 직접 밝혔다. SK이노의 자회사 SK온의 자금난 해결보다 AI 인프라 산업을 남들보다 먼저 준비하기 위한 측면이 크다는 말이다.
최 회장은 19일 제주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기자간담회에서 SK 사업 재편의 배경과 방향성을 묻는 질문에 "현실(SK온의 자금난)을 인정 안 하는 건 아니지만 거기(두 회사 합병)에 대한 생각이 (대중이 생각하는 것과) 조금 다르다"고 말을 꺼냈다. 그는 "두 회사가 돈도 벌고 일자리도 만들고 사회적 가치를 만드는 일을 계속하겠지만 또 하나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AI쪽"이라며 "엄청난 에너지가 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날 오전 최수연 네이버 대표와 가진 토크쇼에서 "4년 후 AI데이터센터가 필요한 전력은 지금의 여덟 배"라며 "이후 매년 두 배씩 올라간다"고 말했다.
그는 간담회에서 "(그 전력량을 감당하려면) 뭔가 설루션을 만들어야 된다"며 "한쪽(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사업)를 갖고 있어 에너지저장시스템(ESS)으로 접근할 수 있고 다른 한쪽(SK E&S)은 수소나 발전의 전력에 관련 사업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에 AI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전력을 설루션화한다면 상당한 사업이 될 거라고 생각해서 그런 일(합병)이 일어났다"고 덧붙였다.
"美 반도체 보조금 삭감하면 투자 재검토"
최 회장은 "예전에 금과옥조다라고 알고 있었던 일들이 더 이상 작동을 안 할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며 "새 균형 감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AI 인프라 산업에서 뒤처지면 빅테크나 AI강대국이 우리나라를 택하지 않고 공동화될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특히 그는 "엔지니어가 아니라도 AI를 이해하고 그걸로 사업하거나 월급 받겠다는 'AI 워리어'들이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인프라 산업을 (한국이) 깔아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11월 열릴 미국 대선 이후 변화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최 회장은 "(누가 대통령이 되든) 중국에 대한 이야기는 별로 바뀔 리가 없는 것 같다"며 "환경 관련된 산업이나 정책은 많은 변화가 있을 걸로 보지만 그 변화가 어느 정도일지는 지금 저도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가 대만의 반도체 보조금 수혜를 비판한 것과 관련해 우리 기업이 받을 영향에 대해서는 "진짜 행동으로 들어가면 대안을 충분히 제시할 것"이라며 "AI 시장은 미국이 주도하고 있고 당분간 그럴 것이기 때문에 현재로서 큰 리스크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솔직히 저희(SK 계열사)는 미국 반도체 투자 규모가 크지 않다"며 "지금 완전히 결정된 것도 아니고 보조금을 안 준다면 다시 생각해 봐야 될 문제"라고 덧붙였다.
"상속세 개편 논의...기업 특성 맞춰 선택지 줘야"
최근 정부가 검토 중인 상속세 개편안에 대한 개인 생각도 내놨다. 가업 승계가 필요한지, 어떤 방식의 가업 승계일지는 기업마다 다른데 상속세율에만 집중하는 상속세 논의는 "디테일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최 회장은 "기업을 좋게 만들고 경제가 성장하는 방향으로 상속세도 진화를 할 필요성이 있다"며 "(상속 방식에 대한) 여러 선택지를 만들어 줄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국내 주요 그룹의 가업 승계가 필요하냐는 질문에는 "(각 기업의) 선택이라고 본다"며 "최고경영자 아버지가 아니라 그걸 물려받는 후계자의 선택을 받아주고 가업 승계 방식을 커스터마이즈(개인에 맞춰 수정)하는 게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혼 항소심 판결 후 개인적 소회도 꺼냈다. 최 회장은 최근 아들 인근씨와 한밤에 어깨동무하며 활짝 웃는 사진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공개됐는데 이에 대해 "6월 초 TSMC 출장 가기 전날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버지가 아들 만났다는 게 뉴스가 된 데 상당히 놀랐다"며 "(가정사가 기사화되는) 이런 데까지 왔다는 데 저도 책임을 상당히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 첫째 딸, 사위하고 밥 먹는 데 사진 찍힐까 봐 신경 쓰이더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7월 초) 미국 가서는 둘째 딸 집에 가서 같이 밥 먹고 이야기도 나눴다"며 "너무 당연한 일인데 마음이 아프다"고 덧붙였다.
제주= 이윤주 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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