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김여사 檢 비공개 조사에 “탄핵 청문회 불출석 의도” 주장

지난 19일 1차 청문회, ‘결정적 한 방’ 없이 난장판 벌어져

야당은 김건희 여사가 제3의 장소에서 검찰 비공개 대면 조사를 받은 것에 대해 “청문회에 불출석하려는 의도”라며 공개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김승원 의원은 21일 페이스북에서 “검찰이 20일 정부 보안청사에서 김건희 여사를 명품백 수수와 주가 조작으로 조사했다고 언론에 발표했다”며 “26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에 불출석하려는 의도로 보이나 안 통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대통령실 제공

그러면서 “(국회 청원 청문회에) 출석해서 최재영 목사, 이종호 블랙펄 대표와 공개적으로 대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 목사는 김 여사 부친과의 인연을 내세워 접근해 300만원 상당의 명품 가방 등을 전달하는 과정을 ‘함정 몰카’로 촬영한 인물이다. 이종호 전 블랙펄 인베스트먼트 대표는 김 여사의 연루 의혹이 제기된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됐다.

조국혁신당 이규원 대변인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정부 보안청사서 비공개 대면조사’는 무엇인가”라며 “그냥 주말에 쪽 안 팔리도록 검찰청 아닌 데서 조사 시늉 편의 봐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법에는 성역도 예외도 없다고 얼마 전에 (이원석 검찰)총장이 중얼거리지 않았나. 추궁이나 제대로 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최재훈 부장검사)와 형사1부(김승호 부장검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명품 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해 김 여사를 서울중앙지검 관할 내의 정부 보안청사로 소환해 대면조사 했다고 이날 밝혔다. 조사는 지난 20일 오후 1시30분쯤부터 이날 오전 1시20분쯤까지 약 12시간에 걸쳐 이뤄졌다. 

지난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원 1차 청문회에 참석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왼쪽)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뉴시스

검찰은 김 여사에 대한 출석을 요구했고, 경호와 안전상의 이유 등으로 김 여사를 정부 보안청사로 소환해 비공개 대면 조사했다고 설명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오는 26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즉각 발의 요청에 관한 청원’ 2차 청문회를 열고 김 여사 관련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및 명품가방 수수 의혹을 조사할 예정이다. 청문회에는 김 여사와 모친 최은순 씨, 이원석 검찰총장 등 23명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이번 청문회는 한 청원인의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요청 국회 청원을 토대로 야당이 강행 추진하는 것으로 지난 19일에는 채 상병 순직 사건 관련 대통령실 외압 의혹에 대한 1차 청문회가 열렸다. 해당 청문회에선 회의 시작 전부터 여야 의원들이 뒤엉켜 몸싸움을 벌였고, 오전 10시부터 밤 11시 넘어까지 고성과 막말을 반복한 가운데 종료됐다.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 연합뉴스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은 “청원 사유 5가지 모두 현재 진행 중인 수사나 재판과 관련돼 있고, 국가 기관(대통령)을 모독하는 내용이다. 아예 청원 대상이 아닌 데다 그동안 청원과 관련한 청문회는 이뤄진 적도 없다”며 청문회 적법성을 따져물었고, 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불법 청문회라면 여당 의원들은 왜 여기에 와 있느냐. 누차 말했듯 이 국민 청원은 자동으로 법사위에 회부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19일 청문회는 채상병 순직 사건의 수사외압 의혹을 뒷받침하는 새로운 증거 없이 기존 공방을 재탕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