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메시가 나서서 동료들 혼내지 않나" 아르헨티나 '인종차별 노래' 후폭풍은 계속

강필주 2024. 7. 21.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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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강필주 기자] 코파 아메리카 2024 정상에 선 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이지만 인종차별 노래 때문에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아르헨티나 주장 리오넬 메시(37, 인터 마이애미)에게도 질타가 가해졌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21일(한국시간) 전 프리미어리그 공격수 출신 칼튼 콜(41)이 아르헨티나 대표팀이 코파 우승 후 자축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인종차별 논란과 관련해 메시가 나서서 팀 동료를 비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15일 남미축구연맹(CONMEBOL) 코파 아메리카 2024 결승전에서 연장 후반 7분 터진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의 선제 결승골을 앞세워 콜롬비아를 1-0으로 눌렀다.

이로써 아르헨티나는 코파 아메리카 최다(16회) 우승국으로 올라섰다. 동시에 코파 아메리카 2021,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 이어 이번 대회까지 메이저 대회 3연속 우승이라는 대업까지 이뤘다.

아르헨티나는 승리의 기쁨을 경기장은 물론 숙소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도 마음껏 누렸다. 하지만 엔소 페르난데스(23, 첼시)가 SNS 라이브를 통해 아르헨티나 버스 안 선수들의 상황을 전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흥겨운 분위기 속에 부른 노래가 인종차별적인 가사로 채워져 있었던 것. "엄마는 나이지리아, 아빠는 카메룬 사람", "음바페는 트렌스젠더와 하는 걸 좋아해"라는 내용의 이 노래는 아프리카계 출신으로 구성된 프랑스 선수단을 조롱하는 가사가 주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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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노래는 아르헨티나가 프랑스를 꺾고 카타르 월드컵에서 우승할 당시 팬들이 불러 이미 한 차례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아르헨티나 팬들이 부른 이 노래가 생방송으로 방송을 타면서 세계적으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그러자 페르난데스의 첼시 동료들이 먼저 반응했다. 현재 첼시 1군에는 악셀 디사시, 브누아 바디아실, 레슬리 우고추쿠, 크리스토퍼 은쿤쿠, 말로 귀스토, 웨슬리 포파나 6명의 프랑스 국적 선수가 있다. 

이 중 아버지가 코트디부아르인인 포파나는 자신의 SNS에 논란이 된 영상을 공유하며 "2024년의 축구. 거리낌이 없는 인종차별"이라고 불쾌함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디다시와 귀스토는 페르난데스와 SNS 관계를 끊어버렸다.

첼시 구단 역시 성명을 통해 페르난데스와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인종차별 노래에 대해 "차별적인 행동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면서 자체 징계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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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축구협회(FFF)는 필립 디알로 회장이 직접 나서 아르헨티나 대표팀과 국제축구연맹(FIFA)에 직접 이의를 제기하고 법적 제소에 나설 것임을 결정했다. FIFA 역시 이 문제를 조사하겠다고 나선 상태다. 

페르난데스는 17일 SNS에 "내 SNS 채널에 올린 영상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이 노래에는 매우 모욕적인 표현이 포함돼 있으며 이러한 단어에 대해 변명의 여지가 전혀 없다"면서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

이어 "나는 모든 형태의 차별에 반대하며, 코파 아메리카 축제의 도취감에 사로잡힌 것에 대해 사과드린다. 그 영상, 그 순간, 그 단어는 나의 신념이나 성격을 반영하지 않았다. 정말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훌리오 가로 아르헨티나 체육부 차관 역시 "대표팀 주장(메시)도 이 사건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 협회 회장(클라우디오 타피아)도 마찬가지"라면서 "이 사건으로 우리는 수많은 영광을 누렸던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나쁜 위치에 놓이게 됐다"고 씁쓸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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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르헨티나 대통령실은 "어떤 정부도 세계 챔피언이자, 두 번의 코파 아메리카를 차지한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에게, 또 그 어떤 시민에게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지시할 수 없음을 알린다"면서 오히려 가로 차관을 경질했다.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이 이런 의중을 내비치자 통령 빅토리아 비야루엘 역시 자신의 SNS에 "어떤 식민주의 국가도 축구 노래나 인정하고 싶지 않은 진술을 말한다고 해서 우리를 협박하지 않을것"이라면서 "엔소, 난 당신이 편이다"라고 써 논란을 가중시켰다.

비야루엘은 아르헨티나 부통령에 당선되기 전인 지난 2020년 자신의 SNS에 "방탄소년단(BTS)은 성병 이름 같다"고 썼다. 또 이후에도 "나는 분홍색 머리를 한 한국인을 싫어한다"라는 내용의 글을 써 전 세계 BTS 팬덤의 심기를 건드린 바 있다. 

아르헨티나 호드리고 데 파울(30,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은 현지 언론에 "페르난데스의 노래가 기분이 나빴고 불만이 있고, 페르난데스를 개인적으로 알고 있다면 그에게 전화를 걸어야 한다"면서 "첼시 선수들의 SNS에는 악의가 있다"고 오히려 첼시 선수들을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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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와 웨스트햄에서 뛰었던 콜은 영국 '토크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아르헨티나에는 아름다운 경길ㄹ 빛낸 최고의 축구 선수로 유명한 메시가 있다"면서 "메시가 책임을 갖고 동료들의 행동을 비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콜은 "우리는 메시를 보고 있고, 알다시피 메시가 나서야 한다. 우리는 당시의 말을 들어야 한다. 그래야 한다. 이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것은 엔소보다 더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메시는 아르헨티나의 얼굴이고 주장이다. 메시가 나서서 이런 행동에 대해 말해야 한다"고 밝혀 메시가 직접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잘못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르헨티나 대표팀은 결승전을 마친 후 부에노스아이레스로 돌아갔다. 하지만 주장 리오넬 메시는 소속팀에 합류하기 위해 그대로 미국 마이애미에 남았다. 논란이 된 버스에 메시는 탑승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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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은 "그렇지 않으면 메시는 이 문제에 관심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는 내가 어떻게 느끼는지, 과거에 함께했던 흑인 팀 동료들이 어떻게 느끼는지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이 된다"고 경고했다. 

더불어 "그것은 메시가 이기적이라는 것을 보여줄 뿐이다. 메시는 나와서 뭔가 말해야 한다"면서 "나는 메시를 비난한다. 간단하다. 메시를 비난한다"고 주장했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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