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4법 중재안’ 결국 파기?···언론계 “진영 유불리 떠나 논의해야”
국민의힘 “이사진 선임 중단 받아들일 수 없다”
언론계 “진영 내려놓고 ‘방송독립’ 본질 다뤄야”
우원식 국회의장이 ‘방송 4법 냉각기를 갖자’며 제안한 중재안을 국민의힘이 거부하고 더불어민주당도 입법을 진행하기로 하면서 공영방송 이사 선임 등을 둘러싼 여야 갈등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언론계에서는 “각자의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공영방송 독립을 제대로 논의해야 한다”는 반응이 나온다.
민주당은 오는 25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방송4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방송통신위원회설치법)과 재난지원금,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 등의 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예정인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우 의장은 지난 17일 더불어민주당에 ‘방송 4법 개정안’ 입법 강행 중단과 원점 재검토,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소추 논의 중단 등을 제안했다. 정부와 국민의힘에는 공영방송 이사진 선임 일정을 중단하고 방통위 운영을 정상화해달라고 했다. 이를 위해 정당과 시민사회·언론계·학계가 참여하는 논의기구를 구성해 2달가량 토론하자고도 했다.
언론계에서는 대체로 중재안을 환영했다. 언론개혁시민연대는 성명을 내 “방송법 대결도, 방통위 파행도 더 이상 이대로 가서는 안 된다. 지금처럼 상대를 부정하고 불신을 조장하는 정치로는 공영방송을 결코 정상화할 수 없다”며 “학계·언론인·시민단체가 서로 머리를 맞대고 힘을 모아 양극단의 세력들이 공영방송과 방송제도를 더 이상 망가뜨리지 못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중재안 수용 의사를 밝혔지만 국민의힘은 논의 끝에 거부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19일 “문재인 정부에서도 현행법에 따라 임명돼 온 공영방송 이사진 선임 일정 중단을 요구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공영방송 이사진 교체와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임명을 강행해오던 정부·여당 입장에서는 ‘공영방송 이사진 선임 일정 중단’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다.
여야 합의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은 야당에서도 제기돼 왔다. 민주당 한 의원실 관계자는 지난 18일 기자와 통화하면서 “극한 대치를 해소하려면 윤석열 대통령이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고 방통위를 5인 체제로 정상화시키며 입법 결과에 따라 임원 선임을 하겠다고 해야 한다”며 “그래야 비로소 협상의 문이 생기고 국민의힘도 역할이 생기는데 지금은 그러지 못하기 때문에 (합의가)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고민이 있다”고 했다.
전문가와 언론현업단체들은 양당이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정치 후견주의’라는 본질적인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영방송 이사 A씨는 기자와 통화하면서 “정권의 정치적 후견을 벗어나고자 하는 방안에 정파적 유불리를 따져서는 안 된다고 본다”며 “방송 4법이 말하는 거버넌스 문제는 국민의힘이 야당 시절에 했던 주장들인데, 지금 협상에 응하지 않는다면 그때의 (방송 독립) 주장에 진정성이 있었는지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서중 성공회대 미디어콘텐츠융합학부 교수는 “정치 후견주의가 공영방송이 공영방송으로 기능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했다. 사회 전체로 놓고보면 공영방송의 중요성은 큰데 신뢰도 등은 약화하고 있다”며 “더 좋은 방안을 찾고자 하는 방법을 각자의 위치에서 유리한 방식으로만 해석하지 않고, 정치 후견주의라는 본질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조해람 기자 lennon@kyunghyang.com, 박채연 기자 applau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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