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한화, 힘내는 김태연…데뷔 첫 10홈런, 커리어하이 예약
김태연(27·한화)은 지난해 타격에서 대체 불가 선수로 평가받았다. 91경기 타율 0.261, 4홈런, 25타점, OPS 0.700을 기록했다. 사실 리그 전체로 봤을 때 크게 주목받을 성적은 아니다. 하지만 공격력이 약점인 한화에선 노시환, 채은성 다음가는 타자였다. 9월22일 대전 키움전에서 손가락을 다쳐 시즌을 완주하진 못했다.
2016 KBO 신인드래프트 2차 6라운드 전체 59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김태연은 입단 초부터 타격에 소질을 보였다. 1군에서 처음 존재감을 드러낸 건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2021시즌이다. 당시 그는 53경기 타율 0.301, OPS 0.838의 성적을 거뒀다.
아쉽게도 터질 듯 터지지 않았다. 복귀 시즌을 성공적으로 치른 그는 이듬해 119경기 타율 0.240으로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 시즌도 한화라는 팀에서 상대적으로 돋보인 것에 가깝다. 김태연은 이 악물고 새 시즌을 준비했다. 지난해 12월 새신랑이 된 그는 신혼여행도 포기한 채 포수 최재훈과 훈련에 매진했다.
백업으로 시즌을 시작했고 얼마 뒤 주전 자리를 꿰찼다. 올해도 타격에서 대체 불가다. 20일까지 78경기 타율 0.308, 11홈런, 46타점, OPS 0.890을 기록 중이다. 요나단 페라자, 노시환, 채은성, 안치홍 등 팀 내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들 가운데 가장 타율이 높다. OPS도 페라자에 이어 2등이다.
이번엔 리그 전체로 봐도 인상적이다. 규정 타석을 채운 56명 중 타율은 15위, OPS는 17위다. 내·외야 멀티가 가능해서 수비적으로도 팀에 적지 않은 보탬이 된다. 1루수와 2루수, 우익수를 오가던 김태연은 김경문 감독 체제에서 우익수로 정착했다.
김태연은 후반기 침체에 빠진 한화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한화는 지난 19일 대전 KIA전에서 3-7로 패했다. 3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김태연은 3타수 1안타(1홈런) 1볼넷 2타점을 기록했다. 20일엔 KIA를 상대로 이틀 연속 홈런포를 가동하는 등 5타수 3안타(1홈런) 3타점으로 고군분투했으나 팀은 4-8로 졌다.
한화가 이틀간 낸 7점 중 김태연이 5점을 책임졌다. 후반기 팀 타선을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는 김태연의 커리어하이 시즌이 될 전망이다. 데뷔 첫 두 자릿수를 찍은 홈런뿐 아니라 모든 공격 지표 한 시즌 최고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보인다.
92경기를 치른 현재(20일) 한화는 38승2무52패(0.422)로 리그 9위다. 5위 SSG와 격차는 7.5경기까지 벌어졌다. 올해도 포스트시즌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이런 와중에도 희망적인 요소는 있다. 김태연이 한 계단 올라선 것은 당장 이번 시즌 팀에 도움이 되는 것뿐 아니라 팀의 미래에도 긍정적인 신호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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