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터리] ‘나는 절로’ 아십니까?

노우리 기자 2024. 7. 21.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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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으로 우동 먹으러 갔다 올래?"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서 이러한 주인공의 대사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러나 지금은 오히려 우리 주변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해외여행이 보편화됐다.

코로나19로 주춤했던 해외관광 수요가 느는 상황에서 '역대급 엔저'로 미뤄왔던 일본 여행을 해볼까 하는 한국인들이 늘었다는 뜻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뚜렷한 사계절과 삼면의 바다, 첩첩 산지 등의 지형적 특색으로 다양한 식재료와 조리법이 발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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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준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박일준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서울경제]

“일본으로 우동 먹으러 갔다 올래?”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서 이러한 주인공의 대사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부자들의 스케일이 남다르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지금은 오히려 우리 주변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해외여행이 보편화됐다. 지난해 한국에서 해외로 떠난 관광객 수만 2270만 명에 달했다. 같은 기간 한국으로 들어온 관광객 수(1100만 명)의 2배를 넘어선다.

글로벌 예약 플랫폼들이 올해 휴가 계획을 조사한 결과 최근 해외여행지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곳은 일본이었다. 베트남·태국 등의 나라가 뒤를 이었다. 코로나19로 주춤했던 해외관광 수요가 느는 상황에서 ‘역대급 엔저’로 미뤄왔던 일본 여행을 해볼까 하는 한국인들이 늘었다는 뜻으로 보인다. 이렇다 보니 국내 여행수지 적자도 계속 늘고 있다. 2000년부터 24년간 쌓인 여행수지 적자 규모는 290조 원에 달한다. 대한민국 예산의 44%에 이르는 규모다.

올해는 구석구석 대한민국으로 발길을 돌려 내수 경제에 조그마한 보탬이 돼보는 것은 어떨까. 우리나라는 뚜렷한 사계절과 삼면의 바다, 첩첩 산지 등의 지형적 특색으로 다양한 식재료와 조리법이 발달했다. 그만큼 특정 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들이 많다는 뜻이다.

한 지인은 태안에 갈 때마다 게국지 정식을 먹는단다. 비릴 것 같지만 비리지 않은 간장게장에 참기름을 살짝 얹어 밥만 비벼도 꿀맛인데 이 국물에 묵은지까지 넣어 자작자작하게 만든다. 서산과 태안 일대의 통실한 게살과 비벼 먹으면 짭조름한 감칠맛이 몇 달은 생각나는 맛이다. 게국지를 먹으며 바라보는 만리포의 얕은 바다는 아이들의 천국이고 천리포의 시원한 수목원 바람은 청량한 아이디어가 돼줄 듯하다. ‘그 마을에 가야 제대로 먹었다’ 할 음식이 이뿐 아니다. 포항 물회, 통영 빼떼기죽, 정선 콧등치기국수 등 이름만 들어도 호기심이 드는 음식들이다.

최근 MZ세대를 위한 재미난 핫플도 여러 곳 생겼다. ‘나는 절로’를 아시는가. 커플 탄생 예능 프로그램 ‘나는 솔로’에서 이름을 따온 사찰 소개팅이다. 천년 고찰 낙산사에서 견우와 직녀가 만나듯 현대판 오작교가 펼쳐진다. 템플스테이가 청년 세대에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는 셈이다. 조계사 프로그램은 대통령 표창까지 받아 후대들의 신뢰를 받는 체험기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고 한다.

대전으로의 ‘빵지순례’는 어떤가. 빵 좀 먹는다 하는 한국인과 외국인들이 유명 베이커리를 순례한다며 이름 붙은 이색 여행이다. 빵집에서 명란바게트·튀김소보로 하나씩 사서 들고 국내 최대 도심 수목원인 한밭수목원을 가는 여행 코스가 때아닌 청년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한다.

‘로코노미’라는 말이 있다. 지역을 뜻하는 로컬(local)과 경제를 의미하는 이코노미(economy)의 합성어로 지역의 상품에 그 지역만이 가진 희소성과 특색을 담아내는 것을 의미한다. 여름에는 로코노미의 일원으로 지방 구석구석에 들러 인스타 인증샷을 하나 올려보자. 우리가 그렇게 올린 사진 한 장이 훗날 K컬처의 성지샷이 될지 누가 알겠는가.

노우리 기자 we122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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