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봐 해봤어” 정주영 정신으로 612억 받아낸 현대 하노이 메트로 현장

신현우 기자 2024. 7. 2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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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봐, 해봤어?" 현대그룹 창업주인 고(故) 정주영 회장의 말이다.

불확실성을 뛰어넘는 도전·혁신 정신을 강조한 것으로, 현대건설 하노이 메트로 공사 현장에서 뜻을 잇고 있다.

지난 17일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 3호선 9번 역사 예정지에서 만난 현대건설 관계자는 "앞서 회사 역사상 처음으로 해외에서 공사를 중단했다"며 "계약서에 권한이 있지만 권한을 실행하기는 굉장히 힘든데, 과감하게 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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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역사상 처음으로 해외서 공사 중단”…“15개월간 지속”
“간접비 수금, 추가 선수금 지급 합의”…직접비 보상도 요구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 3호선 9번 역사 공사 현장 지하에 설치된 터널보링머신(TBM). /베트남 공동 취재단 제공

(하노이=뉴스1) 신현우 기자 = “이봐, 해봤어?” 현대그룹 창업주인 고(故) 정주영 회장의 말이다. 불확실성을 뛰어넘는 도전·혁신 정신을 강조한 것으로, 현대건설 하노이 메트로 공사 현장에서 뜻을 잇고 있다. 소위 클레임으로 발주처 눈 밖에 날 수 있다는 우려로 포기했던 권리를 찾기 위해 과감한 선택을 한 것이다.

현재 현대건설은 하노이 메트로 3호선 전체 12.5㎞ 중 지하 구간인 4㎞를 공사하고 있다. 지하 역사 4곳(9~12번 역사)도 포함된다. 특히 현지 최초로 터널보링머신(TBM)을 사용한 공사를 진행하며 수일 내 발진할 계획이다.

발주처는 하노이 도시철도 관리위원회(MRB)이며 공사 계약금은 2억 9645만 달러(4125억 원)다. 지분율은 현대건설 70%·겔라(Ghella) 30%이다.

지난 17일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 3호선 9번 역사 예정지에서 만난 현대건설 관계자는 “앞서 회사 역사상 처음으로 해외에서 공사를 중단했다”며 “계약서에 권한이 있지만 권한을 실행하기는 굉장히 힘든데, 과감하게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발주처가 부지를 주지 못해 일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공기 연장 등에 대한 보상이 바로바로 이뤄지지 않아 공사를 중단했다”며 “이후 공사 재개를 위한 협상을 15개월 동안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주요 부지 인도가 완료됐고, 분쟁조정위원회(DB) 상시운영 합의·추가 선수금 지급 합의 등을 이뤘다.

앞서 현대건설은 지난 2015년 10월 발주처와 해당 프로젝트 계약을 체결했으며 2017년 2월 착공했다. 그러나 발주처 부지 인도 지연 등으로 2021년 7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공사가 중단됐다.

이에 따라 공사 기간은 당초 2017년 2월부터 2021년 3월까지에서 2017년 2월부터 2027년 3월까지로 변경됐다. 당초보다 공사 기간이 72개월(49개월→121개월) 늘어난 것이다. 개통은 2027년 말 목표다.

베트남 롯데 센터 하노이 인근에 위치한 하노이 메트로 3호선 9번 역사 공사 현장. /베트남 공동 취재단 제공

현대건설은 발주처로부터 공기 연장에 따른 추가 비용을 받아 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공사 지연 사유가 발주처에 있는 상황에서 선수금을 추가 요구했고 공기 연장 승인 등을 받았다”며 “특히 베트남 최초로 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한 클레임 절차로, 공기 연장에 따라 늘어난 간접사업비 4400만 달러(612억 원)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사실 발주처도 돈을 안 주겠다는 입장이 아닌데, 법적·제도적 로직을 (발주처가) 요구해 전달했고 같이 문제를 풀어 나갔다”며 “보상액이 당초 목표를 상회하는데, 이겼다 졌다의 문제가 아닌 서로 윈윈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현대건설은 직접사업비에 대한 보상도 추가로 요구할 계획이다. 공기가 늘어나는 과정에서 원자잿값 등이 상승한 부분을 반영해 달라는 것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물가가 늘어난 만큼 계약금을 증액시켜 주게 돼 있는데, 현재 계약서상 반영하는 물가 지수는 현실성이 없다”며 “물가 지수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TBM 공사를 하는 건 지역 최초인데, 이 프로젝트에 기존 물가지수를 쓸 수 없다는 입장”이라며 “발주처와 지수 변경과 관련해 협의했는데, (변경을 위해) 중앙 정부 등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해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전했다.

hwsh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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