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필 대법관 후보자 “성소수자도 원하는 방식으로 행복 추구할 수 있어야”
노경필 대법관 후보자(60·사법연수원 23기)가 “성소수자도 성적 정체성 또는 지향성과 무관하게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결정하고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행복을 추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노 후보자는 21일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 낸 서면 답변에서 “성에 대한 개인의 정체성과 무관하게 모든 인간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고 있는 인권의 주체로서, 그 인권은 존중되고 보호받아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노 후보자는 지난 18일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동성 배우자의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한 판결을 언급하면서 “사회보장 영역에서 피부양자 제도의 취지를 고려해 판결한 것으로 생각한다”며 “법률·제도적으로 어디까지 성소수자의 권리를 보장할 것인가에 관한 문제는 현행 헌법과 법률 내용, 결혼과 가족제도에 관한 국민 의식, 성소수자의 행복추구권 보장을 요구하는 시대적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국회에서 입법 정책적으로 결정할 문제”라고 했다.
노 후보자는 이 밖에도 사형제 존폐와 촉법소년 연령 하향 조정을 포함해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사법농단, ‘대통령을 포함한 고위공직자 배우자의 명품가방 수수’ 문제 등 사안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노 후보자는 사형제 존폐를 두고 “사형제도의 존치 및 실제 집행 여부는 인간의 절대적 가치인 생명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며 “인간의 존엄과 가치, 생명권 등 헌법 규정의 면밀한 해석과 더불어 사형의 일반예방적 효과, 국민의 법 감정, 해외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입법 정책적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촉법소년 연령 하향 및 처벌 강화 주장에 대해선 “어린 나이의 소년들을 형사처벌해 얻을 수 있는 이익과 그에 따른 부작용을 면밀하게 검토해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노 후보자는 ‘대통령을 포함한 고위공직자의 배우자가 인사청탁을 이유로 명품백을 받는 것’에 대한 견해를 묻는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대해선 “상호 간의 관계, 친분 등을 포함한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인사청탁을 위해 물품 등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국민권익위원회가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수수와 관련해 위반사항이 없다며 사건을 종결한 데 대한 결정이 맞는지’를 묻는 허영 민주당 의원의 질의엔 “정치적으로 많은 논쟁이 있는 사안”이라며 말을 아꼈다.
노 후보자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판사 사찰 및 블랙리스트 작성, 재판거래’ 등 이른바 사법농단 사건과 관련해 “현재 항소심이 계속 중이어서 구체적인 평가를 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사법행정은 재판의 지원이라는 본연의 목적에 충실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같은 일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끊임없이 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법원 구성원 모두 지속해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또 재판 지연과 관련해선 “법관 증원이 꼭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조희대 대법원장 체제에서 추진하는 법관 임용 시 최소 법조경력 축소 방침과 관련해선 “5년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법관임용절차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제고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 후보자는 판사로 재직하면서 줄곧 재판 업무만 담당해 왔다. 노 후보자는 2016년 광주고법 부장판사로 재직할 때 ‘약촌오거리 살인사건’ 재심에서 10년간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최모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노 후보자는 이 사건을 본인의 업적으로 꼽았다.
노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오는 22일 진행된다. 이후 국회 동의(본회의 인준 표결)를 거쳐 최종 임명된다. 박영재·이숙연 대법관 후보자도 오는 24일과 25일 차례대로 인사청문회가 진행된다.
유선희 기자 y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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