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막차 탄다…은행 가계대출 이달만 3조6000억원 늘어

저금리에 부동산 거래 증가

[더팩트│황원영 기자] 주요 은행 가계대출이 이달 들어 3조6000억원 넘게 불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당국이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시행을 오는 9월로 돌연 연기하면서 막차 수요가 몰린 영향으로 분석된다.

21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8일 기준 712조1841억원으로 6월 말(708조5723억원)보다 3조6118억원 증가했다.

5대 은행 가계대출은 6월 한 달 새 5조3415억원 급증하면서 2021년 7월 이후 2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가계대출 증가세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다. 주담대는 552조1526억원에서 555조9517억원으로 3조7991억원 불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가격이 오르고 매수심리가 되살아나고 있다. 특히 스트레스 DSR 시행을 앞두고 한도가 축소되기 전 막차를 타려는 수요도 몰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금리가 전반적으로 떨어지는 점도 대출 확대를 이끌고 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압박에 은행들이 줄줄이 가산금리를 올리고 있지만, 하반기 미국·한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미리 반영한 시장금리 내림세를 거스르기는 힘든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19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2.840∼5.294%다. 이달 5일(연 2.900∼5.370%)과 비교하면 상단이 0.076%포인트, 하단이 0.060%포인트 낮아졌다.

신용대출 금리(1등급·만기 1년)도 연 4.030∼6.030%에서 3.960∼5.960%로 상·하단이 0.070포인트씩 하락했다.

금융당국은 심상치 않은 가계대출 증가세를 관리하기 위해 지난 15일부터 5대 은행과 카카오뱅크를 대상으로 현장점검에 나섰다.

won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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