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心 따르는 김병환 "산은 부산이전 집중"

금산분리 원칙 견지…빅테크·금융업은 동일 규제

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지난 5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산업은행 부산 이전에 집중할 시기라며 국정과제 이행 의지를 강조했다.

21일 금융위원회가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요구자료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이번 국정과제인 산은 부산 이전에 집중할 시기"라고 밝혔다. 산은 부산 이전으로 정부 재정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정부 재정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관리하겠다"면서 "산은 부산 이전으로 지역 제조업이 한단계 도약할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산업은행·국책은행 지방 이전에 대해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을 위해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고 지역균형발전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지역주력산업의 재도약을 지원하기 위해 산은 부산 이전을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자는 금융중심지로서 우리나라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서울·부산시와의 협력을 강조했다. 그는 "금융정책뿐만 아니라 고용규제, 교육, 의료 등 여러 분야의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금융위원장 임명 시 관계부처와 서울시, 부산시와도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부산의 지역별 특성에 맞춘 금융중심지 정책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금산분리(금융과 산업자본의 분리) 원칙을 강조했다. 혁신에 대해 다소 보수적인 입장을 내비친 것이다. 그는 빅테크와 금융업에 동일한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자는 "금산분리 원칙은 금융산업의 안정성 확보, 경제력 집중 억제 측면에서 여전히 중요하다"면서 "산업자본의 금융산업 지배는 현재 기업지배구조를 감안할 때 금산분리 원칙을 견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디지털 전환 등 환경변화 따라 금융권이 영위하는 업무에 관해서는 "금융소비자 편익을 검토해 관련 규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제4인터넷은행 설립에 대해서도 금융소비자 편익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신규 플레이어 진입으로 금리·서비스 측면에서 체감할 수 있는 경쟁을 촉진하고자 인터넷은행 신규인가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인터넷 은행은 소비자 편익 증진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터넷은행 3사의 재무건전성에 대해 자산건전성·수익성·자본적정성·유동성을 모니터링하고, 재무건전성이 충분하게 유지되도록 관리·감독하겠다고도 밝혔다. 실제로 금융위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3사 연체율은 중·저신용자 대출의 큰 비중(30% 이상) 등으로 2022년 말 0.62%, 지난해 말 0.75%, 올해 3월 0.74%로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밖에도 은행대리업(비은행이 은행 업무 일부를 대리하는 제도)에 대해서는 "은행 점포 감축에 대응해 금융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면서 "금융사고 등에 따른 리스크 관리 문제로 합리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지역 공공은행 추가설립에 대해서는 "현행 지방은행의 영업환경. 해당 지역 내 금융경쟁도, 안정적 수익 창출 등 금융안정성 측면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며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