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살기위해 가출했다”…가정 안도, 가정 밖도 위험한 10대들 [창+]

김도영 2024. 7. 2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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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기획창 '나쁜 헬퍼' 중에서]

19살인 연수는 집을 떠난 지 벌써 5년이 됐습니다.

<인터뷰> 연수/19살 (가명·음성변조)
저는 중학교 1학년 때 나왔고요.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성폭력이 있었고 그 성폭력을 견디지 못해서 나오게 된 케이스거든요.

보육원에서 나온 뒤 살 곳이 필요했지만 당시 17살이던 연수가 부동산 계약을 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연수/19살 (가명·음성변조)
서울에 있는 거의 모든 부동산에 전화를 해가지고 미성년자 계약되냐고 이거를 계속 다 물어봤었어요. 미성년자가 계약이 되는 곳을 하나를 알아냈고. 집 계약을 제 명의로 했었고. 그때 당시에 만 17세가 지났어서 전입신고도 가능한 상황이었거든요. 만 17세 이하이면 전입신고 자체도 아예 불가능하게 돼버리고

<인터뷰> 국현/ 시립 십대여성일시지원센터 '나무' 팀장
보호자가 자신의 어떤 폭력의 가해자이고 그리고 그 폭력을 예를 들면 법적으로 인정받기 어려운 경우도 많거든요.
보호자의 동의를 구하지 못하니까 일을 구할 수가 없고, 그러니까 보호자의 동의 없어도 할 수 있는 위험한 일들을 하게 되고/ 부동산 계약의 경우에는 맞아요. 아까 말씀하셨던 것처럼 대신 구해줄 수 있는 사람 / 헬퍼를 찾아나서기도 하고 그 헬퍼가 요구하는 조건들을 집을 구하기 위해서 들어줄 수밖에 없거나

올해 17살이 된 지민이는 가정폭력에 시달려왔습니다.

<인터뷰> 지민/ 17살 (가명·음성변조)
초등학교 이제 하교하고 동생 유치원에서 데려오고 집안일 부모님 퇴근 시간까지 다 끝내놓고 근데 그랬어야 되는 이유가 안 그러면 좀 맞았거든요. 쇠로 된 옷걸이 같은 걸로 때리시기도 했고 배를 좀 발로 차거나 머리를 잡아서 벽에 쾅쾅 두들기시거나.
음... 좀... 원래는 그냥 모든 집이 다 그랬구나 그렇겠지 하고 지냈는데 중학교 입학하고 나서 / 내 부모님이 약간 또래 애들의 부모님이랑은 많이 다르구나 /부모님이 사랑한다고 하면서 안아준다고 했을 때 정말 많이 충격이었거든요.

집을 나와 머문 곳은 청소년 쉼터,
하지만 부모님께 연락이 가면서 다시 도망치듯 나와야 했습니다.

<인터뷰> 지민/ 17살 (가명·음성변조)
무섭기도 하고 내가 여기서 조금만 잘못해도 당장 부모님한테 돌아갈 수 있다는 공포감. 그런 것 때문에 사실 쉼터를 꺼려하는 청소년들도 진짜 많아요.

지민이는 자신의 이름으로 원룸을 계약한 뒤 많은 것이 달라졌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지민/ 17살 (가명·음성변조)
쉼터에서는 규칙이 존재하잖아요. 그런데 내 집에서는 나만의 규칙, 내가 놓고 싶은거, 내 물건 어디든지 놓을 수 있고 청소하고 싶을 때 할 수 있고 이제..혼날 일도 없고 내 집이니까 쫓겨날 일도 없고, 불안감 속에 살지 않아도 된다는거.
(기자) 검정고시 준비하고 있어요?
(지민) 네, 검정고시 이번에 신청했거든요. 확실히 쉼터에서 있을 때보다 그때는 다급하고 이제 막.. 내 살길 꾸려나가기도 바쁜데 공부할 여력이 없잖아요 솔직히. 그런데 내 집에서는 공부하기도 쉽고 뭐 괜히 사치 부려가지고 시계 같은 것도 좀 사보고 타이머 비싼 거 이런 것도 사보고 필기구 같은 것도 사보고 좀... 나오고 나니까 못했던 것들이 너무 많구나 이렇게 되돌아보기도 하고. 쉼터가 아니라 스스로 일어서서 집다운 집에서 살고 일할 수 있는 그런 거에 대한 마련을 해주면 좋지 않을까.
(기자) 말 그대로 쉼터는 쉬어가는 곳이니까. (그렇죠) 그거 말고 그 다음이 필요하다는 거죠?
그렇죠.

<인터뷰> 국현/ 시립 십대여성일시지원센터 '나무' 팀장
사실은 이런 지원 체계가 청소년이 사실은 당장 필요한 걸 지원할 수 없어요. 그게 현실이기는 해요. 저희도 그게 한계거든요. 어떤 현금성 지원이라든지, 혹은 어떤 즉각적인 지원 이런 게 어렵고, 그리고 쉼터의 경우에는 24시간 운영하지만 시설 안에 있는 청소년만 지원하기 때문에 시설밖에 있는 경우에는 지원하기 어렵기도 해요. 헬퍼는 그 지원 제도의 공백을 사실 파고드는 거거든요.

관련방송 : 2024년 7월 16일 22시 1TV/유튜브 <시사기획 창 –나쁜 헬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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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영 기자 (peace1000@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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