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작별→현실 시작' 은퇴 안한다는 켈리, 한국 잔류 가능성 있을까?
[잠실=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눈물의 작별 이후 이제 다시 현실이다. 현역 연장 가능성을 시사한 케이시 켈리는 이제 어디로 갈까.
LG 트윈스가 켈리와 결별했다. LG는 20일 새 외국인 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 영입을 공식 발표하고, 켈리와의 결별을 발표했다. 2019시즌부터 약 6시즌 가까이 LG에서 활약해온 '효자 외국인 투수' 켈리는 이렇게 팀을 떠나게 됐다. 켈리는 20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이 우천 노게임 선언된 직후, LG 팀 동료들, 상대팀인 두산 선수들과 작별 인사를 나눴고 팬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간단한 고별식을 진행했다. 이제 LG 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은 '잠실 예수' 켈리의 모습은 더 볼 수 없다.
이제 다시 현실적 고민에 빠지게 됐다. 켈리의 다음 행선지는 어디일까. LG는 21일 KBO에 켈리에 대해 웨이버 공시를 신청하기로 했다. 켈리는 일주일간 웨이버 절차를 거치게 된다. 만약 KBO리그 내 타 팀이 켈리를 영입하고 싶다면 일주일 내에 영입 의사를 밝힐 수 있고, 복수의 팀이 희망하면 성적 역순으로 우선권이 주어진다. 웨이버를 거치고도 영입 의사를 밝히는 팀이 없다면 FA 자격을 얻는다.
일단 켈리는 은퇴를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989년생 올해 35세인 켈리는 투수로서 적은 나이는 아니지만, 여전히 투수로서 경쟁력은 가지고 있다. 확실한 에이스가 필요했던 LG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해서 켈리를 방출했을 뿐, 현재 켈리의 성적이 형편 없이 안 좋은 건 아니다. 그는 올 시즌 19경기에서 5승8패 평균자책점 4.51의 성적을 기록했고, 불과 한달 전인 지난 6월 25일에는 삼성을 상대로 9이닝 1피안타 완봉승을 거두기도 했다. 19경기 중 퀄리티스타트(선발 등판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가 11번에 달한다.
켈리는 고별식이 끝난 후 향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 "저는 아직 건강하고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이번주와 다음주까지 생각할 시간이 있을텐데 여러 옵션이 있을 것 같다. 미국으로 돌아갈지, 대만으로 갈지 아직 정해진 것은 없지만 여러 선택지들을 검토해볼 생각이다. 저는 아직 마운드에서 던지고 싶고, 야구를 하고 싶다. (LG를 떠나도)앞으로도 어딘가에서 야구를 하지 않을까 싶다"고 이야기 했다.
올 시즌 중 KBO리그 내 타팀이 당장 켈리를 영입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이미 7월 말. 타팀들이 외국인 선수 교체를 검토하기에는 망설여지는 시기다. 지금 이 시점에서 켈리를 영입할 정도라면, 당장 성적이 급한 LG의 라이벌팀 중 하나인데 그러기에는 위험 요소를 안고 있다. 켈리의 영입 가능성이 언급된 타 구단 중 A 구단 관계자는 "아직 우리는 켈리에 대해서 구체적인 논의를 해본 적이 없다"면서도 "최근 RPM(분당 회전수)이 떨어지고 있던 추세라 아주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조심스럽게 밝혔고, 또 다른 B 구단 관계자도 "LG에서 더 빨리 방출을 했다면 검토를 해볼 수도 있었겠지만, 지금 시점에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이야기 했다.
최근 켈리의 구위 저하나 나이를 감안했을 때 당장 올시즌 KBO리그 내 타팀 이적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또 다시 마이너리그에서 도전을 이어가기에는 환경적인 면에서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렇다면 대만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켈리도 인터뷰에서 언급한만큼 최근 대만에서는 KBO리그를 거친 외국인 선수들이 상당수 뛰고 있다. 최근에도 과거 SK 와이번스에서 활약했던 앙헬 산체스가 중신 브라더스에 입단했고, 다니엘 멩덴, 타일러 에플러, 마리오 산체스 등이 대만 무대에서 빼어난 성적을 기록 중이다.
또 켈리가 부상 없이 건강함을 유지하면서, 구위를 다시 끌어올린다면 올해가 아니더라도 추후 얼마든지 KBO리그 복귀 기회가 열릴 수 있다.
최근 두산 베어스에 입단 테스트를 치렀던 에릭 요키시의 사례처럼, 이미 한국 무대에서 검증이 끝났고 차고 넘치는 커리어를 갖춘 베테랑 투수가 필요한 시점은 언제든 올 수 있다. 단기 대체 외인제도도 있다. 다시 켈리를 KBO리그에서 볼 가능성은 충분하다.
잠실=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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