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햇빛 닿는 화장대·차량 보관 최악 …땀냄새 안 섞이려면 이렇게 하세요” [취저, 향수의 세계]
“시향지로 맡는 것과 실제 향 많이 달라
단계별 향 느끼는데 최소 1~2시간 필요
여름에는 레이어링과 ‘오 드 뚜왈렛’ 추천”
[헤럴드경제=김희량·전새날 기자] “땀이나 체취가 강하게 느껴지는 여름에는 향수와 땀 냄새가 섞이는 비극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피부와 가까이 뿌리기보다 머리 위 공중에서 3~4번 분사한 뒤 빙그르르 돌면서 몸 전체적으로 향을 입혀주는 것을 추천합니다. 농도가 진한 ‘오 드 퍼퓸(8시간 지속력의 향 첨가율 8~15%의 향수 종류)’보다 더 가벼운 ‘오 드 코롱(1~2시간 지속력)’을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 (신혜연 신세계인터내셔날 딥티크팁 MD(상품기획자))
향수도 계절을 탄다. 장마와 더위가 이어지는 여름에는 유달리 향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신경을 조금만 더 쓰면 습기 속 찡그림 대신 싱그러움을 만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향수의 매력이다. 헤럴드경제는 18일 서울 성수동에 있는 프랑스 럭셔리 아티스틱 향수 브랜드 딥티크(Diptyque) 팝업 스토어를 찾았다. 딥티크는 향을 녹인 아이스크림과 만나는 독특한 콘셉트의 향수 매장을 8월 말까지 운영한다. 현장에서 만난 신 MD는 올여름, 취향 저격 향수를 발견하고 사용하는 ‘꿀팁’을 공유했다.
사람들은 여름 향수로 상쾌하고 가벼운 느낌의 시트러스 계열을 주로 찾는다. 신 MD는 향수를 레이어링(layering)해 입체적인 향을 창조하는 방식을 권했다. 그는 “옷을 겹쳐 입듯 향수를 겹쳐 뿌리면 나만의 새로운 향을 만들 수 있는데 무거운 우디 향을 베이스로 손목에 뿌린 뒤 부드러운 플로럴 향을 귀 뒤에 뿌리면 우아하면서도 여름에 가볍게 즐기기 좋은 향이 완성된다”고 소개했다. 이어 “딥티크의 오데썽→플로럴(오렌지 블라썸)→필로시코스→우디(무화과나무)를 각각 다른 부위에 뿌려주는 조합을 특히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신 MD는 향수 사용만큼이나 보관에 더 신경을 써야 하는 계절이 여름이라고 말했다. 강한 직사광선과 고온다습한 기후가 향수를 변질시킬 수 있어서다. 차량 내 수납공간인 글로브박스에 두면 폭발하는 사고까지 발생할 수 있다. 신 MD는 “차량 내부나 햇빛이 잘 드는 화장대, 선반 위에 보관하는 것이 최악의 보관법”이라며 “여름에는 특히 서늘하고 어두운 공간에 향수를 두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또 “향수를 뿌린 부위가 직접적으로 직사광선에 닿으면 피부염이나 색소 침착 등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면서 “여름에는 향수를 머리카락에 뿌리는 분들도 많은데 기본적으로 알코올 함량이 높기 때문에 머리카락에는 헤어용으로 나온 헤어퍼퓸을 쓰시는 걸 권한다”고 했다.
사실 향수 입문자들이 제일 먼저 준비해야 할 것은 비용보다 ‘시간’이다. 신 MD는 좋아하는 향을 찾기까지는 최소 1~2시간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시간대별 잔향(노트 note)과 피부와의 조화, 발향 상태를 체크하기 위해서다.
보통 향수는 뿌린 직후부터 15분 사이(톱 노트), 30분~1시간 사이(미들 노트), 두 시간 뒤(베이스 노트) 크게 3가지 향의 단계를 느낄 수 있다. 그는 “시향지에 뿌려 맡는 향과 내가 직접 몸에 입어보는 향은 많은 차이가 있다”면서 “같은 향수라도 사람의 고유 체취나 피부의 인지질(燐脂質)에 따라 향 아로마가 다르게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화장품으로 분류되지만 ‘향을 입혀’ 패션에 가까운 향수의 세계는 사실 한국인들에게 멀고도 가깝다. 한국의 향수 시장은 성장 중이지만 여전히 세계 시장의 1~2% 수준에 그친다. 신 MD는 “향수 종주국인 프랑스 백화점의 화장품 중 향수 비중이 20% 정도라면 한국은 5~7%에 불과하다”면서 “유럽권은 이미 홈 프래그런스, 목욕·바디케어 나아가 바닥 세정제까지 향의 카테고리가 세분화됐다”고 짚었다.
한국에서는 향수 시장이 특색 있는 향을 앞세운 니치 브랜드를 중심으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 신 MD는 “해외여행과 고급 호텔 투숙 등 과거에 비해 다양한 경험을 한 젊은 층의 후각에 대한 취향이 고급스러워지면서 향수가 이전보다 더 가치를 인정받기 시작했다”고 했다. 사계절이 뚜렷해, 패션 산업이 발달한 한국에서 개성 표현의 아이템이자 나 또는 소중한 한 사람을 위한 ‘스몰 럭셔리(작은 사치)’ 선물로도 향수의 정체성이 짙어지고 있다.
다만 대중 향수보다 개성이 뚜렷한 소수를 위한 니치향수가 늘어나면서 업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극소수를 위한 프리미엄 향수는 브랜드의 성장 측면에서 한계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딥티크가 향을 넘어 감성을 전달하기 위해 시각·청각 등 다양한 감각으로 체험하는 브랜드 경험을 추구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지난해 가을, 딥티크 가로수길 전문점에서 라이브 재즈행사를 진행하거나 올해 여름, 백년초 등 원료의 향을 입힌 아이스크림을 선보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신 MD는 “단순히 향기가 좋다 나쁘다는 것으로 구매하는 시대는 끝났다”면서 “디퓨저 같은 방향제와 캔들 등을 통해 라이프 스타일 속에서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차별화된 감성을 전달하는 게 1세대 니치향수 브랜드들의 숙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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