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해병대 자존심···수송력·펀치력 겸비 수직이착륙기 ‘MV-22 오스프리’ [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이현호 기자 2024. 7. 2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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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헬기 보다 속도는 2배 이상 빨라져
공대지·정밀유도탄 등 장착 공격력 증강
파생형 ‘V-280’ 美 차세대 기동헬기 선정
사진 제공=미 해병대
[서울경제]

미국 해군과 미 해병대의 요구에 따라 수송 헬리콥터의 느린 속도와 수송기의 착륙 제한성 등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개발한 것이 수직이착륙기 ‘MV-22’다. 물수리(Osprey)에서 따온 애칭인 ‘오스프리’로 부른다. 원조 ‘V-22’의 미 해병대 모델 명칭이다. 최우선적으로 병력 수송과 군수 지원, 탐색 구조(인명 구출) 등의 용도로 쓰인다.

MV-22 오스프리는 프로펠러 엔진의 방향을 바꿔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비행체라는 뜻인 ‘틸트로터’(Tilt Rotor)로도 불린다. 헬리콥터와 고정익 항공기의 장점만 가져다 제작했다. 외형만 놓고 보면 보통 프로펠러 수송기와 다를 바가 없다.

그러나 MV-22 오스프리의 진가는 바로 날개에 있다. 엔진은 90도로 수직 기동이 가능하고 엔진을 들어올리면 헬리콥터처럼 곧바로 뜨고 내리는 게 가능하다. 이륙한 후에는 엔진을 내려 보통 수송기처럼 비행하고 목표 지점에 도착하면 다시 엔진을 들어올려 헬리콥터처럼 착륙할 수 있다.

1989년 첫 비행 이후 해병대에는 2007년 실전 배치된 MV-22 오스프리는 병력 수송용과 특수 작전용 등으로 4명의 승무원과 24~32명의 무장 병력을 태울 수 있다. 기체 내부에 최대 9.07t의 화물 적재도 가능하다.

길이 17.5m, 높이 6.73m, 로터 직경은 11.6m에 이른다. 순항 속도는 시속 446㎞에 최대 속도가 시속 563㎞에 달한다. 덕분에 기존 헬기에 비해 속도는 2배 빠르고 항속거리는 2.5배 이상 길어졌다.

전투 행동 반경은 722㎞, 최대 항속거리는 3590㎞로 공중 급유를 받으면 대륙 간 비행까지도 가능하다. 한미 연합 상륙훈련 때 미 상륙모함에 실려 한반도에도 종종 모습을 드러낸다. 일본 자위대도 해외 국가로는 처음으로 MV-22 오프리스 도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사시 센카쿠 열도 등에서 중국과의 분쟁에 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미 해병대 외에 미 공군도 운용한다. 명칭은 ‘CV-22’로 불린다. CV-22는 특수부대의 장거리 침투와 보병 수송 등을 전담하는 특수작전에 활용된다. 상대적으로 무장이 취약하다는 평가에 수직이착륙기 MV-22 오스프리는 최근 공격 헬기 못지않은 화력을 갖춘 기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MV-22 오스프리를 운용하는 미 해병대는 지상의 목표물을 저격하는 ‘AGM-114 헬파이어와 ‘AGM-176 그리핀’ 등의 공대지 미사일과 GBU-44/B 바이퍼 스트라이커 소형 정밀유도폭탄 등의 장착을 추진했다. 이와 관련 2017년 당시 존 데이비스 미 해병 부사령관(중장)은 “UH-1Y 비놈과 AH-1 코브라 헬기처럼 오스프리에서도 다양한 무기를 발사할 수 있도록 시험을 해왔다”고 확인한 바 있다.

미국 육군의 차세대 기동헬기 V-280 벨러(Valor). 사진 제공=미국 벨社

지난 2022년 미 육군은 다목적 헬기 블랙호크와 대형 공격헬기 아파치를 대체할 차세대 기동 헬리콥터로 미국 헬기 명가 벨사(社)의 ‘V-280 밸러(Valor)’를 낙점했다. 미군의 차세대 장거리 공격항공기(FLRAA)로 선정한 것이다. 주목할 점은 V-280 밸러는 V-22 오스프리에서 파생된 모델이라는 것이다. 수직으로 이륙한 뒤 프로펠러의 방향을 바꿔 수평으로 비행하는 방식의 틸트로터 비행기다. 역시 헬리콥터와 고정익기의 장점을 합친 기체다.

V-280 밸러는 제너럴일렉트릭제 엔진 두 개가 뿜어내는 강한 추진력에 힘입어 최고 시속 300노트(시속 560km)의 속도로 비행이 가능하다. 아파치 공격헬기의 최고속도(시속 293km) 보다 거의 2배 빨라져 병력과 물자를 신속하게 수송할 수 있다. DMZ(비무장지대)서 평양까지 20분이면 날아갈 수 있는 속도다.

특히 무장력 증대를 통해 생존성이 더 높아질 것으로 알려졌다. 전투반경은 930~1480㎞, 항속거리는 3900㎞m에 이른다. 길이 약 15.4m, 날개 너비 24.93m, 높이 7m에 달해 승무원 4명과 병력 14명을 태우는 게 가능하다. 자체 중량 8.2t에 최대 이륙중량은 14t, 프로펠러 지름은 10.7m에 달한다.

V-280 밸러가 획기적인 것은 V-22 오스프리의 단점을 보완해 진화한 틸트로터 방식을 적용한 대목이다. V-22는 엔진과 로터 축 전체가 회전하는 방식이다. 반면에 V-280은 엔진은 그대로 장착했지만 로터 축만 90도로 움직이는 방식으로 개선됐다. 움직이는 부분을 최소화해 이착륙시 기체 안전성 등을 높였다.

또 V-280은 동체와 날개 중앙에 구동축을 연결해 엔진 하나가 피격돼 멈춘다고 해도 반대쪽 엔진을 이용해 모든 로터를 돌릴 수 있도록 개량됐다.

이현호 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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