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안되겠다, 보수궤멸, 자폭”…한동훈 ‘나경원 부탁’ 폭로에 요동치는 국힘 전대
나경원 “헌법질서 잡아달란 요청”
與 내부선 “이걸 어떻게 수습하나”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당 대표직에 도전하는 나경원·한동훈 후보 간 설전에서 등장한 폭로를 두고 “당 상황이 말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선의의 경쟁으로 치러져야 할 전당대회가 당 분열을 초래하는 ‘분당대회’로 전락하고 말았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나 후보가 한) 부탁의 취지는, 그건 패스트트랙 재판으로 고생하고 있는 당원들을 위한 게 아니었겠나”라며 “당 대표가 되겠다는 사람이 그걸 공식 석상에서 운운하면서 부정 청탁처럼 표현해서야 되겠느냐. 너무 놀랐다”고 탄식했다.
지난 17일 오전 CBS라디오 주최로 열린 제4차 국민의힘 당권주자 방송토론회가 전당대회 직전 막판 변수가 될 수 있단 전망이 당 안팎에서 힘을 받고 있다. 한 후보의 발언을 두고 야권에서는 ‘판도라의 상자’, 여권에서는 ‘아군 사격’이라는 평이 쏟아지고 있어서다.
논란은 한 후보가 나 후보의 공격을 맞받아치는 과정에서 “저에게 본인의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 취소해달라고 부탁하신 적 있으시죠? 저는 거기에 대해서 그럴 수 없다고 말씀드렸고요. 그런 식으로 저희가 구체적 사안에 개입할 수 없습니다. 법무부 장관은”이라고 한 데서 비롯했다.
나 후보는 국회법 위반과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자유한국당 의원 23명, 민주당 의원 5명과 함께 이듬해 1월 재판에 넘겨졌고, 재판은 현재까지 진행 중이다. 여권에서는 이를 나 후보 개인의 사건이 아니라, 당(당시 자유한국당) 전체의 사건으로 보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연일 불만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의원들 단톡방에서도 반발이 거셌던 것으로 전해지자 한 후보는 다음날 곧바로 공식 사과했다. 일각에서는 한 후보의 사과가 이례적인 만큼 후보 측에서도 심각성을 십분 인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국민의힘 현역 의원은 “(한 후보의 발언이 나온 당시에는 다른 업무로) 정신이 없어 제대로 못 봤다. 나중에 (단톡방 등을) 보니 의원들의 말이 꽤 셌다”며 “(한 후보) 옆에서 이제 ‘이건 안 되겠습니다. 사과하셔야죠’라고 이야기한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국민의힘 당권에 도전하는 다른 후보들도 이번 논란에 대해 쓴소리 했다. 원희룡 후보는 “나 후보에 대한 공세를 넘어 ‘보수궤멸’을 겨냥한 자폭 발언”이라고 일갈했고, 윤상현 후보 역시 “전당대회가 막장드라마·자해극 소리를 들어야 하겠느냐”고 비판했다.
한 후보의 사과문을 본 심경이 어땠는지 원 후보가 질문하자 나 후보는 “(원 후보가) 말씀하신 것처럼 (한 후보는) ‘우리’라는 인식이 없다고 생각한다. 한 후보가 당 대표가 된다면 누가 지금 의회 민주주의 폭거에 나가서 싸우겠나. 책임져 주지 않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전당대회가 목전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당 대표 선출 이후 분열된 당을 수습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당이 이 사달이 났는데 한 후보가 되든, 누가 되든 뒷수습을 어떻게 할 것이냐”고 토로했다.
국민의힘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뽑는 투표는 나흘에 걸쳐 진행된다. 모바일 투표가 19~20일, ARS 투표가 21~22일에 진행된다. 결과는 오는 23일 오후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공개된다. 과반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닷새 뒤인 28일 결선투표가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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