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마일리지' 지난해만 1억9천만 점...취약계층에 기부
[앵커]
공무원이 출장 등 공적인 목적으로 쌓은 항공 마일리지를 '공적 항공 마일리지'라고 부르는데요, 사실상 세금으로 받는 혜택이다 보니 쓸 수 있는 곳은 극히 제한돼왔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제때 쓸 곳을 찾지 못해 마일리지를 버려야 하는 경우가 허다했는데, 이런 문제점들을 기부를 통해 해결해보기로 했습니다.
김대겸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전국 중앙부처와 지자체 공무원들이 출장 등 목적으로 쌓은 이른바 '공적 항공 마일리지'는 1억9천만 점에 달합니다.
매년 엄청난 양의 마일리지가 쌓이지만, 정작 쓸 곳을 찾지 못해 버리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국민 세금으로 적립한 마일리지 특성상 공적 용도로만 사용을 제한하다 보니, 제때 사용처를 찾지 못해 마일리지가 없어지거나 퇴직 공직자에게 귀속되는 겁니다.
사실상의 예산 누수인 셈입니다.
이 같은 문제점은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 과정에서도 지적됐습니다.
[한병도 / 더불어민주당 의원(지난해 10월) : 항공권을 구매할 때 공적 항공 마일리지를 사용한 적은 없으시잖아요? (….) 한 번도 없으시던데. (그런가요?)]
[한병도 / 더불어민주당 의원(지난해 10월) : 사용하지 않은 마일리지는 10년의 유효기간이 지나 소멸이 되거나, 또 퇴직 시 개인에게 귀속됩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넉 달간 실태조사를 통해 확인한 이 같은 누수 현상은 예상보다 심각했습니다.
최근 5년간 소멸하거나 퇴직자에 귀속된 공적 마일리지는 3억천만 점으로, 금액으로 환산하면 최대 60억 원에 달했습니다.
공무원 여비 규정상 출장 시 혜택 좌석 구매나 승급, 부가 서비스 이용 등 극히 제한된 용도로만 활용할 수 있다 보니 매년 엄청난 양의 마일리지가 제대로 쓰이지 못하고 버려진 겁니다.
권익위는 이 같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전국 290여 개 공공기관에 남은 항공 마일리지로 물품을 구매해 사회복지시설 등 취약계층에 지원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전국 공공기관 가운데 단 12곳만 시행하고 있던 제도를 의무화해 예산 누수를 막는 동시에 사회 공헌활동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입니다.
[김태규 /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 국민이 소중하게 마련해준 세금으로 누적된 마일리지인데, 그 마일리지들이 무단하게 없어지는 것들을 방지할 수 있는 그런 장점이 있을 것 같습니다.]
지난해 유효기간이 끝나 소멸하거나 퇴직 공무원이 가져가게 된 마일리지는 7천4백만 점.
금액으로 환산하면 최대 14억 원에 달합니다.
권익위는 모든 공공기관이 권고를 받아들일 경우 매년 최소 수억 원의 기부 효과가 생길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YTN 김대겸입니다.
영상편집 : 서영미
디자인 : 임샛별
화면제공 : 국민권익위원회
YTN 김대겸 (kimdk1028@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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