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부터 중국까지…韓日+α로 경제협력·공급망 강화 이어가

김훈남 기자 2024. 7. 2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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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日화이트리스트 복원 1주년…어제의 앙숙이 오늘의 협력자④
[편집자주]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간소화 대상국)에 복원한 지 1주년이다. 한때 기습수출규제와 그에 따른 WTO(세계무역기구) 제소 등으로 맞붙었던 두 나라가 더이상 갈등과 견제만으론 보호무역주의가 기세를 펴는 세계 경쟁무대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 나온 결론이다. 실제로 지난 1년간 양국 관계 개선이 반도체 등 첨단산업 공급망 안정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민간 투자까지 이어지며 경제 성장을 이끌고 있다. 첨단산업·공급망부터 CFE(무탄소에너지) 협력까지 양국의 협력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짚어본다.

윤석열 대통령(왼쪽부터)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해 11월 16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주간에 열린 한미일 정상 회동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뉴스1

화이트리스트 복원 등 일본과의 관계 개선 이후 정상급 교류는 물론 산업·통상분야 장관급 협의부터 실무자까지 다양한 수위의 협력 논의가 활발해졌다. 그뿐만 아니라 한국과 일본 두 국가를 중심으로 미국, 중국 등 세계 공급망을 좌우할 수 있는 핵심 국가와의 다자협의체로 진화시키면서 논의를 확대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등 세 정상은 지난해 8월 미국 캠프 데이비드의 한미일 정상회의를 개최한데 이어 연례로 3국 정상회의를 열기로 했다. 지난해 11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서는 다자간 협의 과정에서도 한미일 정상 간 회동이 열렸다.

한미일 정상이 경제와 안보 등 다방면의 협력에 합의하면서 곧바로 한미일 3개국의 분야별 장관급 협의로 이어졌다. 한미일 3국은 올해 4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IMF(세계통화기금)·WB(세계은행) 연차총회에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장관이 참석하는 한미일 재무장관회의를 열었다.

40여분 간 회의에서 한미일 3국 재무장관회의는 공동선언문을 채택하고 외환시장의 변동성 문제를 포함한 3국의 협력을 약속했다. 공동선언문에는 "우리는 기존 G20(주요 20개국)의 약속에 따라 외환시장 진전 상황에 대해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며 "최근 엔화와 원화의 급격한 평가절하에 대한 일본과 한국의 심각한 우려를 인지했다"는 문장을 넣었다.

산업장관 간 협의도 이어갔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사이토 겐 일본 경제산업대신과 한미일 산업장관회의를 열었다. 이들 장관은 공동선언문을 통해 "반도체와 배터리 등 핵심 분야에서 공급망 회복력 강화를 위한 협력을 최우선 과제로 한다"고 밝혔다.

선언문에는△공급망 협력 확대 △첨단기술 보호와 수출통제 공조 △AI(인공지능) 등 첨단산업 기술관련 공동연구 증진 △청정에너지 분야 협력 강화 △IPEF(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 협력 방안 등이 포함됐다. 첨단산업과 공급망 협력을 강조하면서 보호주의가 심화되는 글로벌 통상환경에서 우리가 관여할 공급망을 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5월에는 한국에서 한일중 정상회의가 열렸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이번 회의에서 "3국 국민들이 3국 협력의 실질적인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내용 등이 담긴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3국 정상은 한일중 FTA(자유무역협정) 재개를 통해 경제협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다소 주춤했다곤 하나 중국은 여전히 우리나라의 주요 교역 상대국이고 요소를 포함한 핵심광물 등 공급망을 고려할 때 놓쳐서는 안되는 시장이다. 실제로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달 발표한 '한일중 경제협력에 대한 기업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일중 기업인들이 만장일치로 '3국 간 경제협력이 필요하다', '기업 경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한일중 3국 경제 공조는 미국과 중국이 정치·경제 등 다방면의 패권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한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협상력을 키우고 중심을 잡아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김훈남 기자 hoo1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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