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대로 vs 법대로"...정작 법 어기는 '정치 실종' 국회

손효정 2024. 7. 21.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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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회에선 과반 의석으로 '입법 속도전'에 나선 야당과 법적 대응으로 역공에 나선 여당이 맞부딪치며 파열음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런 사이 개정이 꼭 필요한 법안은 뒷전으로 밀려나 입법 공백이 장기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손효정 기자입니다.

[기자]

[정청래 /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지난 21일) :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최민희 /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지난달 18일) :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신정훈 / 국회 행정안전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지난 18일) :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22대 국회가 문을 연 지 50일, 개혁과 정권 심판을 명분으로 연일 입법 속도전을 펼치고 있는 민주당.

위원장을 확보한 상임위를 중심으로 여당 반발을 뒤로하고, 당론 법안들을 빠르게 통과시키고 있습니다.

최우선 과제로 꼽히는 '채 상병 특검법'과 방송4법은 물론, 민생회복지원금법과 노란봉투법, 전세사기특별법 등의 처리 시한도 25일 본회의로 못 박았습니다.

야당은 입법 공세 외에도 동시다발적으로 입법·탄핵청원 청문회를 열고 있는데,

법사위와 과방위 두 상임위가 청문회에 채택한 증인 수만 100명이 넘습니다.

당 일각에서도 '속도 조절론'이 제기됐지만, 국회법대로 일하는 국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게 지도부의 일관된 입장입니다.

[박찬대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16일) : 몽니보다 법이 우선입니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권의 실정을 바로 잡고 민생을 살리라는 국민의 명령을 이행하기 위한 비장한 각오로 제22대 국회에 임하고 있습니다.]

전방위적인 야당 공세에 국민의힘은 국회 관례와 협치 정신에 반하는 입법 폭주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숫자에서 밀리는 탓에, 국회 절차 대신 법적 논리로 맞불 대응에 나섰습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를 두고 사실상 탄핵 절차를 우회하기 위한 꼼수라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습니다.

[추경호 / 국민의힘 원내대표(19일) : 대통령 탄핵 꼼수 청문회는 그 자체로 위헌이고 위법으로 원천 무효입니다.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강행 처리했습니다.]

여야가 각각 '법대로'를 외치는 사이, 정작 입법이 시급한 법안들은 사각지대로 밀려났습니다.

헌법재판소가 위헌이나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려 후속 입법이 필요한 법안만 41개.

대표적으로 낙태죄 등이 포함돼 있는데, 제대로 된 대체 입법 논의가 시작조차 안 된 겁니다.

여야는 상호 공세용으로 법을 명분 삼고 있지만, 꼭 필요한 입법은 사실상 외면한 탓에 '선택적인 준법'이자 '직무유기'라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YTN 손효정입니다.

촬영기자;이상은 이승창

영상편집;전주영

디자인;김효진

YTN 손효정 (sonhj071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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