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주·정욱진이 선보이는 뭉클한 사랑…'어쩌면 해피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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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을 알면서도 서로에게 스미는 마음을 어쩌지 못해 기꺼이 발을 내딛는 것이 사랑일까.
지난달 18일 서울 대학로 예스24스테이지 1관에서 개막해 오는 9월 8일까지 선보이는 창작 뮤지컬 '어쩌다 해피엔딩'은 두 '고물 로봇'을 통해 사랑의 시작과 끝을 가슴 뭉클하게 전한다.
이 여행길에서 둘 마음속엔 '사랑'이라는 감정이 싹튼다.
같은 마음을 확인한 올리버와 클레어는 서로에게 깊이 물들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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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24스테이지 1관, 9월 8일까지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 끝을 알면서도 서로에게 스미는 마음을 어쩌지 못해 기꺼이 발을 내딛는 것이 사랑일까. 그 길이 꽃길만은 아닐지라도 말이다.
지난달 18일 서울 대학로 예스24스테이지 1관에서 개막해 오는 9월 8일까지 선보이는 창작 뮤지컬 '어쩌다 해피엔딩'은 두 '고물 로봇'을 통해 사랑의 시작과 끝을 가슴 뭉클하게 전한다.
이 작품의 시공간 배경은 21세기 후반 서울 메트로폴리탄. 인간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로봇인 '헬퍼봇' 올리버와 클레어는 주인에게 버림받은 헬퍼봇들만 모인 낡은 아파트에서 외롭게 살아간다.
올리버는 기능이 많지는 않지만 내구성이 좋은 헬퍼봇5인 반면, 클레어는 세련된 디자인에 기능은 다양하나 배터리가 금세 닳고 잔고장에 시달리는 헬퍼봇6다. 서로에 대한 첫인상은 '지질한 파이브' '예의 없는 식스'였다. 하지만 클레어가 올리버에게 같은 시간에 충전기를 빌리고 같은 시간에 돌려주기를 반복하면서 둘은 가까워지기 시작한다.
관계가 발전하는 계기는 제주도로 여행을 떠나면서다. 여행의 목적은 달랐다. 올리버는 옛 주인 제임스를 만나기 위해, 클레어는 반딧불이를 보기 위해서였다. 이 여행길에서 둘 마음속엔 '사랑'이라는 감정이 싹튼다. "사랑에 빠지지 않기로 약속"까지 한 두 로봇이었지만, 사랑이 어디 결심대로 되던가.
같은 마음을 확인한 올리버와 클레어는 서로에게 깊이 물들어 간다. 둘만의 추억도 차곡차곡 쌓인다. 그러던 어느 날, 클레어의 몸 이곳저곳이 눈에 띄게 삐걱거린다. 이 고장 신호는 곧 이별의 예고음이었다. 하지만 멀리 보면, 재회의 암시이기도 하다.
이 공연은 초반부엔 재치 있는 대사와 유머러스한 연기로 한바탕 웃음을 선사하다, 후반부로 들어서면 눈물샘을 자극한다. 올리버가 제임스를 회상하거나, 낡아가는 클레어를 보며 올리버가 뒤돌아서 어깨를 들썩이며 흐느낄 때, 서로로 가득 찼던 메모리를 지워 갈 때 객석 여기저기서 훌쩍이는 소리가 났다.
올리버 역의 정욱진, 클레어를 맡은 박진주는 객석의 공감을 십분 끌어낸다. "최고의 욱리버(정욱진+올리버)" "진주 배우는 디즈니 공주님 목소리 같다"와 같은 관람평에서 보듯, 두 배우의 연기와 노래는 흠 잡을 데가 없다. 호평이 주를 이루는 관람 후기 가운데 "반딧불이가 객석까지 꽉 차는 연출이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묻어난 평도 보인다. 인터파크 평점은 10점 만점에 9.9점.
2016년 국내 초연한 '어쩌면 해피엔딩'은 한국뮤지컬어워즈 6관왕, 예그린뮤지컬어워드 4관왕을 차지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오는 10월, 한국 창작 뮤지컬로는 처음으로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진출도 앞두고 있다.
j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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