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쳐야" vs "공정성 부족" 축구인들까지 의견 분분 [축구협회 홍명보 선임 논란②]
축구인 사이에서도 OB·YB 생각 나뉘어
[서울=뉴시스] 김진엽 기자 =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전 감독 후임으로 홍명보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축구 팬들뿐 아니라 축구인들까지 의견이 나뉘고 있다.
지난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이후 10년 만에 대표팀 사령탑으로 복귀한 홍명보 감독은 21일 현재 외국인 코치를 찾고 유럽파 면담 등을 위해 유럽 출장 중이다.
오는 9월부터 시작되는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대비에 한창이지만, 온전한 지지를 받고 있지 못하다.
대한축구협회가 지난 2월 경질한 클린스만 전 감독의 후임을 뽑는 데만 무려 5개월을 소요했으나, 차기 사령탑을 뽑는다고 밝힌 시점부터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홍 감독을 선임한 것에 대해 팬들은 비판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아울러 이임생 축구협회 기술이사의 홍 감독 선임 관련 브리핑을 통해 밝혀진 '감독 선임 프로세스 무시 논란'도 잡음이 끊이질 않는다.
이 기술이사가 유럽까지 직접 찾아가 면담하는 등 감독 선임 절차를 거친 외국인 후보들과 달리, 홍 감독은 제대로 된 프로세스 없이 선임됐다는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
또 '하나은행 K리그1 2024' 시즌이 한창인 가운데, '팬들은 걱정하지 마라'던 홍 감독이 자신의 발언과 달리 대표팀 감독 제안을 수락한 부분도 팬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그래도 선임됐으니 힘을 실어줘야 하지 않냐'는 의견과 '채용 비리인 홍 감독은 물론 축구협회까지 제대로 평가받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뉘고 있다. 팬들뿐 아니라 축구인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최근 이회택 OB축구회장은 한 인터뷰를 통해 "지금은 축구인들이 서로 싸우거나 헐뜯지 말고 축구계 안정을 위해 힘을 합할 때"라고 주장했다.
뉴시스가 취재한 내용에 따르면 이 회장뿐 아니라 다른 축구계 원로들도 홍 감독을 향한 지지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뜻을 모았다.
홍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이 매끄럽지는 않았지만, 어려운 선택을 한 만큼 새로 출범하는 홍명보호가 순항할 수 있게 하나로 뭉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것이 골자다.
반면 박주호, 박지성 등 젊은 축구인들은 지금의 한국 축구는 정상이 아니라며 쇄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클린스만 전 감독 후임을 뽑는 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의 위원으로 활동했던 박주호는 지난 8일 자신의 동영상 플랫폼 채널을 통해 "홍 감독의 선임은 절차 안에서 이뤄진 게 아니다. 내부에서 활동한 실무자인데도 몰랐다"며 "(전력강화위원으로 활동했던) 지난 5개월이 허무하다"고 말했다.
18일 소신 발언 이후 첫 공식 석상에 섰을 때도 "(선임 과정에) 체계적인 시스템뿐만 아니라 공정성, 투명성이 함께 가야 하는데, 이런 것들이 부족해 여러 가지로 복잡한 상황이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축구협회의 문제를 지적했다.
박주호뿐 아니라 박지성, 이영표, 이동국, 조원희 등 젊은 축구인들도 목소리를 냈다.
특히 국가대표 출신 미드필더인 구자철(제주유나이티드) 현역 선수 중 유일하게 "무조건 축구협회의 행정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렇게 가면 (한국 축구에) 미래는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축구계 이야기를 다루는 사람들은 축구인끼리 싸우기보다는 '진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할 때라고 외치고 있다.
은퇴 후 유투버로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천수는 최근 "축구가 장난이냐"고 소리쳤다.
이어 "자기가 능력 안 되면 그만둬야 하는데 그걸 못하고 있는, 또 그 사람을 선임하는, 그게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후배가 한마디 하려고 하면 무시하는 게 이어지고 있다"며 하나되지 못하는 축구인들을 일갈했다.
유투버로서 직언을 아끼지 않는 박문성 해설위원은 이날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이회택 선생님 이야기는 선배로서 이 사태를 바라보는 안타까움 정도로만 받아들이면 된다. 지금 문제의 본질은 결국 축구협회지, 축구인들끼리 싸우는 게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축구 원로가 안타까움이 있구나' 정도다. 언제든 선후배끼리는 싸우지 않아야 한다. 이 문제(축구협회 관련)를 푸는 데는 전혀 관련 없다"며 "'축구협회가 투명하게 잘하고 있느냐'가 핵심이기 때문에 다른 것들은 크게 눈여겨볼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당사자인 홍 감독은 유럽 출장 출국 전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 축구를 위해서 누구든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게 나쁘지 않다"며 "대표팀을 이끌어가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 의견들을 잘 받아 팀에 반영해 나가도록 하겠다"는 반응을 보인 바 있다.
홍 감독은 귀국 후 코치진 구성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후 9월 A매치에 나설 선수단을 꾸린 뒤, 오는 9월5일 오후 8시 홈에서 진행하는 팔레스타인과의 월드컵 3차 예선 1차전을 통해 10년 만의 대표팀 복귀전이자 홍명보호 2기 데뷔전을 치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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