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이 언니가 됐다···‘함께 성전환’ 베트남 형제에 무슨 사연이

SCMP 캡처

[서울경제]

베트남의 한 가정에서 형제가 함께 성전환 수술을 받고 자매로 살아가는 사연이 알려졌다. 처음에는 격렬히 반대했던 아버지도 결국 자녀들의 선택을 받아들이고 지원해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1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형제로 태어났지만 지금은 자매가 된 응우옌 반 은가(36), 응우옌 반 차우(33)의 사연을 소개했다.

호찌민시에 사는 은가와 차우 자매는 원래 형제였다. 큰 딸 은가는 어릴 때부터 드레스를 입고 인형을 갖고 노는 것을 좋아했다고 한다.

은가는 나이가 들면서 자신의 심리적 성별이 남성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가족에게 여성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버지가 격렬히 반대했다.

아버지는 은가를 집 안에 가두고 머리카락을 잘랐으며, 외출을 막기 위해 다리를 묶고 여러 차례 구타도 했다. 그는 “처음에는 이렇게 때려서라도 아들이 성전환 생각을 포기하길 바랐다”고 털어놨다. 반면 어머니는 아들의 선택을 받아들이고 남편을 설득하려 노력했다.

결국 아들을 잃을까 두려워진 아버지는 아들의 성전환을 받아들였다. 동생 차우도 형을 따라 성 전환을 원한다고 말했고, 부모는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두 형제는 태국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았고, 비용은 부모가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버지는 “두 아들의 이름을 지을 때 ‘번영하는 삶’을 살기를 바랐는데, 이제 두 딸이 되어 내 '보물 같은 보석'이 됐다”며 “사람들이 내 두 딸의 아름다움을 칭찬할 때마다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현재 자매는 노래를 부르고 온라인으로 물건을 팔며 생계를 꾸리고 있으며 차우가 2살 연하의 남성과 결혼해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이들의 이야기는 소셜미디어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한 누리꾼은 페이스북에 “이 자매는 힘이 되어주는 부모를 둔 행운아들이다. 모든 게 잘되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최성규 기자 loopang75@sedaily.com